지금 ‘복종의 순수함’을 측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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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복종의 순수함’을 측정하라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1.03.22 1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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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순절, 고난의 의미를 되돌아보다(상)

악과의 투쟁은 고난을 필요하게 한다
스스로 훈련하고 주 앞에 철저 복종

지난 3월 9일, 사순절이 시작됐다. 주일을 뺀 40일을 지나면 4월 24일, 예수께서 죽음의 권세를 이기시고 부활하신 부활주일이 된다. 사순절, 이 40일의 기간이 우리에겐 무슨 의미를 주는 것일까. 그리고 예수께서 당하신 고난, 우리는 어떻게 적용해야 할까. 본지는 2회에 걸쳐 고난의 의미를 되짚어 보고, 현재적 의미와 성도들의 신앙 속에 살아나는 고난과 사순절을 되살려본다. <편집자 주>

40일, 주일까지 포함하면 50여 일 정도 되는 기간은 예수를 주로 고백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많은 도전을 주는 시기다. 어떤 이들은 금식을 하며, 어떤 이들은 새벽 예배를 다니며, 또 어떤 이들은 자신만의 계획을 세워 예수의 고난을 묵상하고 그 아픔에 동참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사순절(四旬節)’은 대개 우리에게 ‘금식’으로 인식된다. 현재적 의미에서 예수의 고난에 함께 동참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식은 바로 금식. 이 금식 또한 모세와 엘리야, 예수께서 행하셨던 40일 금식기도를 이어받은 것이다. 특히 예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시기 전 광야에서 행했던 40일 금식기도가 중요한 모토가 됐다고 이해할 수 있다.

이런 금식기도는 동방교회나 서방교회의 전통을 들여다보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동방교회의 경우 7주, 서방교회의 경우 6주 동안 금식하면서 예수의 고난에 동참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동방교회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이 제외돼 실제 금식일은 36일 정도, 서방교회 또한 일요일이 제외되면서 36일 정도로 동서방교회가 거의 비슷한 기간 동안 금식하며 사순절을 보내기도 한다.

# 예수의 고난에 동참

동서방교회는 물론 현재의 우리 성도들 또한 지켜오고 있는 금식은 결국 예수의 고난에 동참하겠다는 의지의 한 표현. 이를 통해 볼 때 사순절의 핵심은 예수께서 당하신 ‘고난’에 대한 되새김과 마지막 한 주간인 ‘수난주간’이다.

기독교대백과사전은 고난이 심판으로 오는 고난, 동정에서 오는 고난, 대속적 고난, 증거로서의 고난, 예방적 고난, 교육적 고난 등 6가지 범주가 있다고 말하는데, 사순절의 고난은 철저하게 ‘대속적 고난’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주님은 단순히 죄를 허용하고자 오시지 않았다. 그는 죄와 싸우기 위해서 세상에 오셨다. 그는 결정적으로 사단을 패배시키시기 위해 자신을 희생물로 드리셨고 그 결과로 고난의 가장 깊은 원인이 제거됐다”고 말한다. 또한 “악과의 투쟁은 고난을 필요하게 한다”고도 덧붙인다.

예수의 고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바울도 마찬가지. 바울은 히브리서에서 모든 사람을 위해서 죽음을 당하시는 그리스도의 고뇌의 희생적인 성격을 강조했고(히 2:9), “자기 피로써 백성을 거룩하게 하려고 성문 밖에서 고난을 받으셨다”(히 13:12)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리고 ‘고난’ 하면 떠오르는 건 고난의 길. 이스라엘에 있는 이 길은 일명 ‘슬픔의 길’ 또는 ‘비아 돌로로사(Via Dolrorosa)’라고 불린다. 이 길이 왜 유명할까. 예수께서 빌라도에게 사형선고를 받은 후 십자가에 달리신 골고다 언덕까지 걸어가셨다는 길이기 때문이다.

성지순례를 떠나는 모든 성도들이라면 이 슬픔의 길을 걸으며 예수께서 당하신 고통을 다시 절감한다. 한걸음 한걸음 옮기시며 흘렸던 눈물과 피를 생각하고, 넘어지신 곳에서 다시 묵상하면서 예수의 고난에 동참한다.

이 비아 돌로로사의 길을 걷는 중에는 여러 장면들을 재연하는 14개의 장소들을 만날 수 있다. 예수께서 사형선고를 받으신 곳, 십자가를 지신 곳, 처음으로 쓰러진 곳, 예수께서 괴로워하는 어머니를 만난 곳, 구레네 시몬이 예수를 도와 십자가를 진 곳, 베로니카가 예수의 얼굴을 닦아준 곳, 예수께서 두 번째 넘어진 곳, 예루살렘의 딸들에게 말씀하신 곳, 예수께서 세 번째로 넘어진 곳, 예수의 옷을 벗긴 곳,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힌 곳,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곳, 예수의 몸이 십자가에서 내려진 곳, 예수께서 무덤에 누여지신 곳 등이다.

# 사순절의 핵심 ‘수난주간’

부활절 전 1주일, 수난주간은 사순절 기간의 핵심. ‘대주간(great week)’, ‘종려주일’로 불리는 이 수난주간은 예수께서 나귀를 타시고 예루살렘으로 들어가신 것을 기념하는 날이며, 교회 또한 매일의 사건들을 기념하고 성도들도 한주간 동안 자신을 돌아보며 거룩하게 지킨다.

예루살렘 입성 장면은 4복음서 모두에 기록되고 있으며, 마 21:·1~17, 막 11:1~11, 눅 19:28~44, 요 12:12~19 등에서 생생하게 전해지고 있다. 주석학자들은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사건이 메시야직에 대한 공식 선언이며, 다윗의 자손이며 겸손하신 왕이요, 평강의 왕이심에 대한 선언이라고 해석한다.

또한 이를 통해 영원한 희생사역을 성취하고 부활의 첫 열매가 되시고 죽음을 가져오는 사단을 치며, 영광과 승리의 왕이 되심에 대한 증거라고 표현한다. 더 나아가 승천 후에 우리의 중보자가 되시며 재림 때 심판주의 자격을 가지신 것에 대한 확증이라고 말한다.

이 기간 동안 예수께서는 열매가 없는 무화과나무를 보고 저주하셨고, 예루살렘 성전을 청소하셨다(마 21:18~19, 막 11:15~18, 눅 19:45~46). 성전은 곧 예수님의 육체였고, 아버지의 집이었고,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었다. 이런 성전이 더럽혀진 것을 보시고 진노하시고 직접 청소하셨다는 것은 우리 성도들이 추악하고 더러운 죄의 짐을 벗고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는 것에 대한 강한 경고의 메시지다.

예수께서는 또 성전에서 대제사장과 장로 등 유대 지도자들과의 논쟁을 통해 그들의 잘못된 인식을 꾸짖고 예수의 권위를 스스로 증언하기도 하셨다.

넷째 날 행해진 마리아의 헌신은 우리 성도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3백 데나리온에 이르는 향유를 예수의 발에 붓고 머리털로 닦아 낸 마리아였다. 이런 신앙의 헌신이 현대의 우리에게 요구되는 자세요 고백이라 할 수 있다.

이어진 최후의 만찬과 제자들의 발을 손수 씻기신 겸손은 우리가 어떤 자세로 세상을 섬겨야 하는지에 대한 표본이다. 하지만 예수를 모른다는 베드로의 부인은 주님의 마음을 찢었고, 다락방에서 전해진 말씀과 중보기도, 겟세마네의 기도는 죽음을 앞에 두고도 인류를 품으신 예수의 사랑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현재 독일의 개혁교회 지역들에서는 성 목요일이 반휴일(半休日)로 간주되고, 성 금요일은 전휴일로 지켜지기도 한다. 그리고 성공회의 경우 전주일(全主日)이 특별한 교회 예배들로 인해 다른 날들과 구별되고 있는데, 하지만 이런 사례들은 현재 독일 복음주의교회 지역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특징도 갖고 있다.

사순절을 지나는 성도들에게 목회자들은 “하나님은 불경건한 자들을 심판할 수밖에 없는 피치 못할 상황을 기뻐하시지 않는다”고 말하는데, “하나님은 그들의 구원을 너무나도 바라셨기 때문에 자기의 독생자를 주어 갈보리에서 그들의 죄를 지고 고난을 당하게 하셨다”면서 고난 중에 우리의 복종의 순수함을 측정해 볼 것과 우리 스스로를 훈련시키고 하나님이 주시는 훈련을 언제나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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