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인 구제역 확산으로 인해 가축 130만여 마리가 살처분 되는 등 자연 재앙에 가까운 환경 파괴가 일어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교계에서도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한 기도회 등을 개최하며 환경 문제에 대한 기독교인의 각성을 촉구했다.
이날 설교를 맡은 이정익 목사(신촌성결교회)는 ‘지금은 기도할 때’라는 제목의 설교를 통해 “이번 구제역 사태는 사회타락에 대해 교회가 제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고, 사회적 아픔에 대한 예언자적 사명을 잃어버린 것에 대한 경고”라며 “한국 교회가 뜨거운 열정과 기도하는 영성을 회복하여 영적 잠에서 깨어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 말했다.
이에 앞서 개회사를 전한 김삼환 목사(명성교회)는 “이번 구제역 확산 사태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치시기 전 가축을 먼저 치시는 하나님의 경고”라며 “한국 교회와 대한민국 모두가 스스로의 잘못과 죄악을 인정하고 회개하면, 이번 기도회가 분기점이 되어 회복의 역사가 일어날 것”이라 말했다.
격려사를 맡은 이광선 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는 “전염병은 국가적 역량을 기울여 반드시 막아야 하지만 그 전에 확신에 찬 믿음으로 기도하며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며 “전염병이 유행할 때 스스로를 겸비하고 회개하면 그 죄를 사하시고 그 땅의 치료를 약속하신 하나님께 기도하자”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도회에는 정부 방역 관계자와 국회의원 등도 함께 참여했다. 이번 구제역 파동과 관련해 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정치인들이 하나님 앞에, 역사 앞에, 국민 앞에 바로서진 못한 결과”라며 “농가부채와 농촌 교육여건의 미비 그리고 문화와 의료복지의 소외 등 열악한 농촌의 현실과 농민의 아픔을 한국교회가 기억하며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박만희 사령관(구세군)은 ‘구제역이 속히 진정되어 더이상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김삼봉 목사(예장합동 총회장)는 ‘교회가 소외된 이웃과 약자의 희망이 되도록’, 노문길 목사(예장백석 총회장)는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각각 기도했다.
이후 참석자들은 구제역 피해 축산농민의 아픔과 방역종사자의 수고를 위로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예배를 마쳤다. 한교봉은 이날 기도회 이후 방역당국과 협력해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한 한국 교회의 역할을 찾아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