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잃은 통일은 모래성에 불과할 것”
상태바
“사람 잃은 통일은 모래성에 불과할 것”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0.11.29 21: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신대 인문학 강좌 막 내려...윤영관 전 장관 강연

서울신학대학교 개교 100주년을 기념해 개설된 제1기 인문학 강좌가 지난 11월 26일 오전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강연을 끝으로 10강에 이르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날 ‘21세기 동북아정세와 한반도 평화통일’을 주제로 강연한 윤영관 교수(서울대, 한반도평화연구원 원장)는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의 변화, 중국의 상승세와 동아시아 및 한반도에 미치는 파장 등을 설명하며 한국과 기독교의 역할에 대한 논의를 전개했다.

윤 교수는 “우리의 동맹국 미국은 경제적으로 힘들어하는 어려운 상황이고, 통일을 원하지 않고 분단이라는 현상유지를 원하는 중국의 힘은 갈수록 상승하고 있다”며 “이런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서 한국은 내부적으로 단합하고 대외적으로는 지혜로운 외교를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반도의 통일을 이루기 위해 그는 “통일한국의 미래 비전을 주변국들에게 제시해 한반도 통일이 어떻게 그들에게 이득이 될 것인지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통일한국은 유럽의 네덜란드와 같은 물류 중심의 통상국가가 될 때 주변국들이 이를 통해 더욱 득을 보게 될 것”이라며 “한류 열풍 등 문화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동아시아 문화교류의 중심국가가 된다는 목표도 함께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비전을 이루기 위한 외교 방향으로 윤 장관은 미국과의 동맹 강화를 바탕으로 주변국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반도 통일에 가장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국가라는 것이다. 또 일본은 통일 이후 북한지역 개발에 막대한 재원을 투자할 수 있는 국가로 일본을 지목했다.

이와 함께 “중국과 한국이 이념이나 정치체제를 뛰어넘는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러시아는 시베리아 개발이나 철도연결 등과 관련한 협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윤 교수는 이 같은 외교적 노력과 성과보다 중요한 것은 북한 사람들의 마음을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래 통일 비전을 제시하고 외교를 잘해 정치, 제도적 통일을 이뤘다고 할지라도 남북한 사람과 사람 간의 통합이 없다면 모래 위에 쌓은 성과 같다”며 “사람들이 실질적으로 하나 되는 통합이 이뤄지지 않으면 사회적 심리적 갈등이 폭발해 내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2만 명에 달하는 탈북자들을 언급하며 “이들 중 상당수가 한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이들을 진정으로 품어주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통일은 영혼을 사랑하는 과정이다. 결국 북한 주민들을 이해하고 품어주는 소통은 기독교 정신이 필요하고 여기에 한국 교회의 사명이 있다”고 조언했다.

‘영과 지성, 덕성의 조화, 신앙과 인문학의 만남의 장’을 주제로 열린 이번 강좌는 지난 9월 10일부터 각계각층 저명인사들이 강사로 참여해 학생들은 물론, 지역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지금까지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 김동길 전 연세대 부총장, 한완상 전 교육부총리, 백종현 서울대 교수, 김영길 한동대 총장 등이 강사로 나섰다. 특히 이번 강좌를 위해 신학과 81학번 동기회가 1억 원을 기부해 그 의미를 더했다.

한편, 서울신대 유석성 총장은 이날 제1기 인문학 강좌를 마무리하면서 전교생들에게 떡을 선물했다. 강좌를 마치면서 유 총장은 “학문과 인성교육의 기초인 인문학 강좌를 통해 학생들의 깊이와 넓이, 크기가 향상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