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살리는 여성들의 역할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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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살리는 여성들의 역할은 무엇인가?”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0.10.05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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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신대원, ‘생명을 살리는 여성들’ 공개강좌

성서에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만 정작 적극적으로 생명을 살리는 역할을 한 여성들의 이야기는 드문것이 사실이다. 희생자로서의 여성들 이야기는 꽤 나오지만 적극적이고 주체적으로 여성이 행동한 이야기는 그리 많지 않다.

▲ 박경미 교수는 “생명을 살리는 여성의 행동이란 연약한 생명의 숨소리를 듣고, 파괴되는 것들의 편에 서는 것, 곧 진리의 편에 서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와 관련해 이화여대 신학대학원(원장:박경미 교수)이 지난 4일 오후 2시 대학교회 소예배실에서 ‘생명을 살리는 여성들’이란 주제로 공개강좌를 개최했다.

‘생명을 살린 여인들’을 주제로 강의한 박경미 교수는 “성서에는 수동적이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서 기적적인 치유를 받은 여성들의 이야기, 민족이나 국가의 위기에 직면해 신앙을 지키기 위해 싸워서 이기거나 순교한 여성들의 리더십 이야기, 예수를 따르고 초대교회의 증인이 된 여성들, 국가나 권력, 그릇된 이데올로기에 의해 희생된 여성들의 이야기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날 박 교수는 생명을 살린다는 것의 근원적인 의미와 관련 마태복음 2장의 베들레헴 유아학살 이야기를 통해 생명을 살리는 여성들의 삶을 조명했다.

박 교수는 “마태의 예수탄생 이야기에는 피비린내가 난다. 인류에게 생명을 가져다 줄 아기 예수의 탄생을 알리는 행복한 크리스마스 이야기는 숨넘어가는 아기 울음소리와 날카로운 여인의 비명소리로 얼룩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기 예수는 자식을 잃은 어머니들의 울음소리와 함께 태어난다. 그리고 모세의 누이 미리암과 히브라 산파들이 죽음의 상황에서 생명을 살려나고, 해방의 씨앗을 길러냈듯이 마리아도 예수의 생명을 지켜냈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예나 지금이나 추상적인 명분과 주의 때문에 혹은 정권욕 때문에 생명을 죽이는 상황에서 여성들은 생명을 지키는 역할을 해왔다”며 “이 과정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절망적인 괴로움과 기다림은 여성들의 몫이었다”고 피력했다.

이어 “라헬의 통곡은 인류 역사의 깊은 고통과 절망 가운데서 새 것을 기다리며 우는 소리이며, 여인들의 비명소리는 생명을 죽이는 상황을 고발하는 외침이었고, 새 나라가 동트기를 갈구하는 간절한 열망의 소리였다”고 조명했다.

특히 박 교수는 현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4대강 사업’을 생명을 살린 여성들의 시각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성장과 발전, 눈에 보이는 수치에 매몰되어 맹목적으로 앞을 향해 달려나가기만 할 때는 생명의 파괴와 희생이 결코 눈에 보이지 않는다”며 “4대강 사업으로 인해 몇 푼 안되는 보상금을 손에 쥔 채 수십년 농사지은 땅을 빼앗기도 쫓겨나는 팔당 유기농 지역 농민들, 그리고 그로 인해 사라져가는 동물과 식물들, 모두 중장비와 포크레인의 쇳소리에 희생당하는 연한 생명의 꺼져가는 숨소리이며, 신음소리”라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마태의 이야기는 타이타닉 현실주의(타고 있는 배는 눈 앞의 빙신을 향해 시시각각 다가가고 있는데 배 안에서 각자의 일에 몰두에 있는 현상)에 빠져 있는 우리에게 연약한 숨소리와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이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생명을 살리는 여성의 행동이란 연약한 생명의 숨소리를 듣고, 파괴되는 것들의 편에 서는 것, 곧 진리의 편에 서는 것”이라고 정의내렸다.

한편, 이화여대 신학대학원은 오는 11일과 18일 오후 2시 동일 장소에서 △생명이 숨쉬는 가정(함인희 교수) △밥에 대한 성서적 신학적 이해(장윤재 교수) 등을 주제로 공개강좌를 계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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