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의 책임 있는 구성원으로서의 역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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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의 책임 있는 구성원으로서의 역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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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9.30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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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영 교수<실천신대>

우리 사회는 절차상의 민주주의를 이룩한 이후에 실질적인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 시민 사회와 관련된 의제들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한국 교회 역시 시민 사회에 관한 의제들을 제기하는 노력에 참여해왔으나 이러한 한국 교회의 활동은 교회 안에 있는 일반 교인들의 활동이라기보다는 주로 목회자를 비롯한 교회 지도자들과 명망가들을 중심으로 한 활동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목회자 중심이 아니라 평신도 중심의기독교 운동이 전개될 필요가 있다. 특히 시민 사회는 시민의 참여를 바탕으로 하는 사회이고, 풀뿌리로부터의 실제적인 참여가 있어야만 진정한 의미에서 시민들이 주인이 되고 주체가 되는 사회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 교회가 교회라는 울타리안에 머물지 않고, 울타리 밖의 사회와 의사소통하며 참다운 시민 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최근 시민 사회에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지역 공동체 운동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새로운’ 지역 공동체는 교회와 시민사회가 만나는 지점을 제공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볼 때, 교회 역시 시민 사회에 속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많은 인적, 물적, 제도적 자원을 가지고 있으므로 교회가 한 축을 감당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교회는 일차로 예배 공동체의 성격을 지니고 있지만 그와 동시에 사회 속에 존재하는 시민 공동체이기도 하다. 하나의 의례행위로서 예배에 참여하는 것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실천 윤리의 행위 지향성이 삶의 무대인 사회생활에서 표출되어 나타나야 한다.

특히 한국 교회는 개교회 내부 결속력은 강하지만 다른 교회와의 협력이나 지역사회에서의 연계 활동은 부족하므로 이에 대한 노력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교회가 지니고 있는 물질과 제도 자원이 지역사회를 위해 효과 있게 활용될 뿐만 아니라 교회 구성원들이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그리고 뜻을 같이 하는 다른 교회나 시민 단체들과 협력해야 한다. 그렇게 될 때, 시민 공동체가 활성화되고 지역사회가 기독교의 가치를 지향하게 될 뿐만 아니라 교회의 공신력도 회복하게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최근 시민사회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마을 만들기’에 주목한다. 마을 만들기 운동은 일종의 주민자치운동으로 여기서 ‘마을’이란 시민 전체가 공유하는 것임을 자각할 수 있고 공동으로 이용하며 활용할 수 있는 장을 총칭한다.

그리고 ‘마을 만들기’란 그 공동의 장을 시민이 공동으로 만들어내는 작업을 말한다. 이러한 마을 만들기는 ‘눈에 보이는 마을 만들기’와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을 만들기’의 두 가지 측면이 있는데, 전자는 말 그대로 물질로 구성되어 눈으로 관찰할 수 있는 마을을 뜻하는 것이며, 후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활동으로 형성되는 마을을 뜻하는 것이다.

따라서 ‘마을 만들기’는 ‘사람 만들기’를 포함하는데, 곧 시민의식을 가지고 참여하는 사람이 되도록 의식을 개혁하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다. 이러한 마을 만들기 운동에 교회가 참여하는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 시민의식은 기독교 정신과도 통하는 것이며, 특히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의식을 형성하는데 기독교의 가치를 지향할 수 있도록 협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이 예수님이 우리에게 주신 가장 큰 사명이라고 한다면 지역에 있는 이웃을 위한 사역이 교회의 본질 사역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나님에 대한 사랑이 자연스럽게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지고, 신앙 공동체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지역 공동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와 같이 다양한 방법을 통해 교회가 지역 공동체 운동에 참여한다면 교회가 지역 사회의 책임 있는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게 되고, 우리 사회에서 공신력도 회복하게 될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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