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가 동북아 문화공동체 형성에 앞장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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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가 동북아 문화공동체 형성에 앞장서야”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0.09.14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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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신대 기독교사상과문화연구원, ‘제14회 한중학술대회’ 및 ‘제11회 국제학술대회’ 개최

한일강제병합 100주년을 맞아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의 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난 역사를 되짚어보고 21세기 동북아 평화를 위해 각 국이 기여할 수 있는 일을 모색했다.

장신대 기독교사상과문화연구원(원장:임성빈 교수)는 지난 13일부터 14일까지 장신대 세계교회협력센터에서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기독교의 역할’을 주제로 ‘제14회 한중학술대회’ 및 ‘제11회 국제학술대회’를 동시에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왕위민 박사(중국 복단대학), 이치만 박사(장신대), 박태균 박사(서울대), 사토루 미야모토 박사(일본 세이가쿠인대학), 안드레이 란코프 박사(러시아 국민대) 등이 발제자로 나서 △기독교와 동북아지역의 문화 동질감 △백년전 한국기독교의 수난과 오늘날 일본기독교의 사죄 △20세기 한미관계, 그리고 21세기의 전망 △동북아 평화를 위한 기독교의 역할 △동아시아 공동체 형성의 전망 등을 주제로 발표했다.

▲ 왕위민 박사(중국 복단대학)
중국과 일본, 한국을 중심으로 한 ‘기독교와 동북아지역의 문화 동질감’에 대해 발표한 왕위민 박사는 “중ㆍ일ㆍ한 삼국의 기독교 부흥은 동북아지역의 공동체 구축에 동력을 제공해야 하지만 오히려 정치의 제한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종교와 정치는 서로 관련되어 기독교도 서방대외정치와 동북아국제정치중에 깊이 연관되어 있다. 하지만 기독교를 포함한 종교는 결코 정치와 같지 않다. 이런 의미에서 기독교가 자신의 진정한 모습으로 돌아오고 종교에 돌아오고, 종교의 진정을 체험한다면 정치와 역사를 초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기독교는 종교의 순결성과 초연성과 신성성을 유지하고 기독교 성도의 신앙의 견고한 기초와 동요하지 않는 뿌리를 유지할 수 있다”며 “비록 기독교를 통해 동북아의 연합을 위한 문화공동체의 기초를 세우는 일이 큰 과제이며 갈 길이 멀지만 기독교는 반드시 적극적인 추진력이 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왕 박사는 “필경 유가가 주장하는 ‘천하위공’(天下爲公)의 ‘대동사회’(大同社會)와 기독교가 생각하는 ‘이웃을 자기 몸처럼 사랑하는 것’의 ‘하나님의 나라’는 거의 통하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논찬자로 참여한 서원모 교수(장신대)는 “동북아 3국의 문화공동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편합한 국가주의와 민족주의를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종교가 정치에 말려들지 않고, 편협한 국가주의와 민족주의를 넘어서서 종교의 초월적 가치와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구현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것이 동북아 3국의 문화공동체를 이루는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고 논평했다.

▲ 이치만 박사(장신대)
‘백년전 한국기독교의 수난과 오늘날 일본기독교의 사죄’를 주제로 발표한 이치만 박사는 “100년 전 한일합방과 이후 일제의 36년간 한반도 식민지 지배는 한일관계에 큰 불행을 초래했다”며 “현재 한일관계를 바라보는 양국 일각에서는 불행한 과거사를 시급히 극복하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만드는 것은 단순히 양국 간의 과거사 문제의 해결을 넘어서 동북아 평화정착을 위한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한일양국은 명실 공히 동북아 평화정착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주요 세력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동북아의 평화를 가장 위협하는 요소는 남북한의 분단상황”이라며 “한국기독교는 뿌리 깊은 ‘반공’적 인식을 극복하고 화해자로서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감당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동북아 평화정착을 위한 일본기독교의 주목할 만한 태도는 이른바 ‘전책고백’이 일본의 기독교인에게 끼친 영향이었다고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즉, 일본사회의 어떤 조직, 정당, 단체보다 먼저 일본기독교는 일본의 한국지배와 이 시기에 일어난 불행한 역사를 스스로 고백하고, 그에 합당한 회개의 열매를 맺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박사는 “해방 이후 한일기독교 관계사에서 보여준 일본기독교의 평화를 위한 노력은 동북아 평화를 위한 기독교의 역할을 생각하는 오늘 우리에게 참고하기에 충분한 역사적 사례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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