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교도소 개소, 한국 교회 뒷심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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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교도소 개소, 한국 교회 뒷심에 달려있다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0.09.13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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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공사비 288억 원 중 50%인 144억 부족한 상황

▲ 아가페 소망교도소 조감도
한 교회가 1구좌 3천만원 도와준다면 11월 완공 가능 … 한국 교회 도움 절실

올 10월 개소를 목표로 건축이 진행되어 온 아시아 및 국내 최초의 민영교도소인 ‘아가페 소망교도소’가 지난 8월 초 자금부족의 문제로 모든 공사가 중단됐다.

‘아가페 소망교도소’는 성경적 교육 프로그램을 통한 재소자들의 재범률 감소와 한국 교회의 부정적 이미지 제고 등을 목표로 교정선교의 새 역사를 쓴다는 점에서 한국 교회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던 터라 92%의 공정률에서 재정적인 문제로 공사가 중단돼 안타까움이 배가되고 있다.

아가페 소망교도소 이사장인 김삼환 목사는 최근 교계 인사 및 언론사 대표를 초청해 이와 같은 사실을 알리며 한국 교회를 향해 적극적인 도움을 요청했다.

총 예산 288억 원 규모로 공사가 진행되어 온 소망교도소는 그동안 한국 교회 및 개인들이 144억 원 가량을 후원했지만 나머지 절반인 144억 원이 부족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후원을 약정했지만 미입금된 44억원과 다시 새롭게 모금해야 할 100억 원 가량이 포함돼 있다.

그동안 여의도순복음교회(35억), 명성교회(31억), 광림교회(10억), 사랑의교회(10억), 금란교회(5억) 등 100여 개 교회 및 단체, 개인들이 후원해 144억 가량이 모금됐지만 50%의 기금을 더 확보해야 한다는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소망교도소는 (주)서희건설이 공사를 맡아 진행해 왔다. 서희건설의 전체 공사비용은 180억 원 가량이지만 현재까지 서희건설 측에 114억이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희건설은 그동안 공사를 진행해오면서 매 2개월에 한번씩 기성금을 받아오고 있었다. 하지만 올 초부터 (재)아가페의 자금사정으로 인해 공사비용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소망교도소 건축을 담당하고 있는 박태환 소장은 “아가페로부터 2개월마다 받는 공사비용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은 상태에서도 우리는 공사를 맡은 하도급 업체들에게 정상적으로 모든 비용을 지불했다. 이것이 몇 달간 지속되다 보니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 결국 공사를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박 소장은 “현재까지 교도소 공사에 들어간 비용 32억이 남아 있는 상태다. 아가페는 22억 가량을 미지급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공사 중 설계가 변경되면서 10억 원의 비용이 추가적으로 발생했다. 양 측의 주장에 의해 차이가 나는 10억 문제는 아가페와 협의를 해야하는 상황이지만, 현재 문서로 32억 원을 요구한 상태다”라고 말했다.

▲ 거의 완성 단계에 있는 소망교도소 청사동 전경

특히 “이런 상황 속에서 교도소 준공 후 6개월 후에 받을 30억 원 이상의 금액에 대해서도 어떻게 지급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로서는 요구하고 있는 공사비용이 제대로 들어와야 공사를 재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아가페 소망교도소 강석홍 사무총장은 “11월에 준공하고, 12월 중에 소망교도소가 개소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며 “한국 교회가 교도소 방1칸을 짓는데 필요한 1구좌 3천만원을 약정해준다면 지금의 어려움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추석연휴가 있어서 이번달 안에 일정 부분의 자금이 확보될 수 있을지 걱정이다. 건축 기금이 확보되지 않으면 공사의 안정적인 추진과 개소 일정에도 많은 차질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교회의 적극적인 동참과 중보를 호소했다.

김삼환 목사도 지난 10일 한기총 대표회장 이광선 목사, NCCK 대표회장 전병호 목사 등과 함께 CTS의 특별대담프로그램에 참석해 아가페 소망교도소의 건축현황과 기독교 교정사역에 있어 한국 교회의 역할을 짚어보고, 앞으로의 운영 계획 등을 밝혔다. 

특히 김 목사는 아가페 소망교도소의 관계법률 통과와 부지매입, 건축허가, 해당 지역주민과의 갈등 등 그간의 고충과 과정을 설명하며 한국 교회를 향해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하나님의 사랑으로 사람을 변화시킨다-아가페소망교도소 편'은 오는 18일 오후 7시30분, 20일 오전 1시30분, 21일 오후 3시40분 세차례 걸쳐 방송될 예정이다.

한편, 아가페 소망교도소는 지난 1995년 10월 ‘기독교교도소 설립추진위원회’가 발족하면서 시작되게 됐다. 이후 이사회를 구성하고 기독교교도소 법제화 추진을 위해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의 노력으로 1999년 12월 세계 최초로 ‘민영교도소 등의 설치ㆍ운영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해 기독교 교도소의 설립근거를 마련했다.

2001년 6월에는 재단법인 아가페를 창립했으며,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가 초대이사장으로 취임했다. 2003년 1월에는 경기도 여주군 북내면 외룡리 일대 약 6만 5천 평의 설립부지를 매입했으며, 기독교 교도소 시범운영을 실시하면서 본격적인 건설 준비에 들어갔다.

2007년에는 교도소 운영을 위한 후원금 모금 방안을 계획 협의하면서 모금 활동을 해왔으며, 2008년 2월 여주군으로부터 민영교도소 건축을 허가 받고, 같은 해 7월 (주)서희건설을 건축업체로 선정한 이후 10월 기공감사예배를 드리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 지금의 상황에 이르렀다.

아가페 소망교도소의 수용 규모은 300~500여 명이다. 전국 각 교도소에 수용중인 2범 이하의 수용자 가운데 잔형기 1년 이상 7년 이하의 성인 남성 300~500여 명을 수용하는 것으로 목적으로 진행되어 왔다. 부지 및 교도소 건축 비용은 전액 한국 교회가 부담하는 것으로 했으며, 운영비용은 연간 약 50억원(300명 수용기준)으로 국가가 지원하기로 했다.

그동안 아가페 소망교도소는 건축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지속적인 시범운영을 진행해오며, 참여 수용자 복음화 및 솔선수범자의 증가와 자살자의 감소를 가져왔으며 자원봉사자 교육 과정 등을 통해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아가페 소망교도소의 개소는 이제 한국 교회의 뒷심에 달려있다. 그동안 중대형 교회 및 개인들의 후원으로 공사를 92%까지 진행해 올 수 있었다. 물론 또 다시 144억 원이라는 큰 금액을 모금해야 한다는 어려움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수용자와 가족, 그리고 지역사회의 복음화, 4% 이하의 재범률 달성, 기존 교정제도의 대안제시 등 ‘화해를 위한 기독교교정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교회의 새로운 모습을 사회에 보여주며 한국 교회 위상을 새롭게 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한국 교회 전체가 동참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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