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막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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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막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사명”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0.09.13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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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협, ‘전쟁과 평화’ 주제로 월례발표회 개최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김명혁 목사)가 지난 10일 오전 7시 강변교회(허태성 목사)에서 ‘전쟁과 평화’를 주제로 월례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허문영 박사(평화한국 상임대표), 손봉호 교수(고신대 석좌)가 발제자로 나서 전쟁과 평화의 관계를 복음주의적 측면에서 조명했다.

▲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첫 번째로 발표한 박종화 목사는 “지난 기독교 역사에서 전쟁과 평화에 관한 담론은 크게 3가지 관점에서 진척되어 왔다”며 양 극단의 평화론인 ‘평화지상주의’와 ‘성전론적 평화’와 더불어 제3의 평화론으로 기독교가 전통적으로 견지해 온 ‘정의로운 전쟁론’이라는 평화론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정의로운 평화에 대해 박 목사는 “정의로운 전쟁의 경우 누가 정의로움을 판단하고 집행하느냐의 문제가 있다”며 “실제로 정의로움은 거의 항상 ‘강자’가 규정하고 내세우는 정의가 모두의 정의임을 내세웠다는 점에서 커다란 논란을 낳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목사는 “평화는 전쟁의 부재라는 소극적인 차원을 뛰어 넘는다. 오히려 정의가 깃든 평화가 참 평화라는 적극적 차원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사회경제적인 차원의 정의, 군사 안보차원의 평화, 환경과 생명의 보전을 포함한 평화가 우리의 평화론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기에 개인차원 평화의 핵심인 사랑을 보태면 진정한 정의로운 평화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사회 및 국가의 민주화 △경제적인 협력과 연대 △국제기구에의 공동 참여 △인도주의 실현 △환경생명의 원리 등이 진정으로 삶의 평화를 이룰 수 있는 실천방안이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전쟁과 평화 그리고 통일’을 주제로 발표한 허문영 박사는 기독교 평화관인 ‘샬롬’에 대해 설명하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은 복음적 평화통일 추진과정에서 반드시 먼저 이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허문영 박사(평화한국 상임대표)
허 박사는 “우리 민족의 분단이 3중적(1945년 국토분단, 1948년 체제분단, 1953년 심정분단)으로 이뤄진 것임을 다시 한번 반성해야 한다”며 “바벨론 포로생활 70년의 해방이라는 상징성을 부여해 분단 70년을 넘기지 않도록 통일 대전략을 수립, 실천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허 박사는 이를 위한 과제로 ‘무지개’ 관용과 ‘십자가’ 균형을 강조했다. 관용으로 평화를 이뤄가며 살자는 것이다. 국민의견의 다양화를 존중하고, 소통의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균형으로 입체, 초월적 관점을 확립해 시대적 사명을 감당하도록 노력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단기적인 추진과제도 남아 있다. 허 박사는 복음적 평화통일 세대를 일으켜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7년 평양대부흥 100주년 기념 대회, 2008년 ‘신사참배 70년 참회’를 주제로 한 세이레 평화기도회, 2009년 한국 교회의 보수, 진보 진영이 ‘하나님의 평화, 샬롬’을 주제로 선언문 발표, 2010년 8.15 대성회 등 최근 한국 교회는 민족의 역사적 전환기를 맞으며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허 박사는 “2011년 ‘평화와 통일을 위한 기독인연대 통일대회’, 2012년 ‘선교한국대회’, 2013년 ‘WCC 부산 대회’, 2014년 ‘WEA 세계대회’, 2015년 ‘복음통일 대성회’ 등 평화 및 통일대회가 준비되어 있다”며 “한국 교회는 평화시대를 기대하며 중대한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 민족의 복음적 통일은 우리 민족만의 것이 아니다. 동아시아와 열방을 위한 것도 되어야 한다”며 “통일한국이 피스메이커가 되어 패권과 정복의 시대를 넘어 평화와 섬김의 시대를 열어나갈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 손봉호 교수(고신대 석좌)
‘그리스도인과 전쟁’을 주제로 발표한 손봉호 교수는 “이 세상에서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큰 만행은 전쟁”이라며 “원칙적으로 전쟁은 일어나지 말아야 하며, 특히 기독교인은 모든 힘을 다 기울여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전쟁을 논의할 때 반드시 그리고 우선적으로 전제해야 할 기본명제다”라고 강조했다.

손 교수는 “역사적으로 ‘의로운 전쟁’이라는 이론 속에 전쟁이 지속되어 왔다. 국가의 명예와 안전이 중심이기도 했다. 기독교는 이러한 국가간을 수용할 수 없다. 그러나 잘못된 애국자가 되어 불의한 전쟁을 기독교 이름으로 자국의 승리를 위해 싸우고 기도하는 위선의 모습이 없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진정 방어적인 전쟁은 정당하다 해야 한다. 그러나 원칙적으로는 그리스도인은 방어적인 전쟁도 거부해야 한다. 불의한 해를 받지 않기 위해 항거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불의를 당하고 참는 것이 옳다”고 피력했다.

손 교수는 “전쟁은 현실적으로 불가피하다는 ‘현실주의’, 어떤 경우에라도 전쟁은 안된다는 ‘평화주의’, 전쟁은 불가피하지만 그래도 가능한 한 정의롭게 해야 한다는 ‘의로운 전쟁’ 이론 가운데 그 어느 것도 전쟁문제를 만족스럽게 해결해 주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의롭던, 의롭지 않던 어떠한 전쟁도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모든 사람의 의무이며, 특히 그리스도인의 임무라는 것이다.

손 교수는 “민주화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비록 이것이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더라도 전쟁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우리 사회를 가능한 한 민주화하고, 시민사회를 육성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쟁을 줄이는 하나의 대안이 민주화라면 우리는 남한과 북한의 민주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제 중요하고 시급한 것은 북한의 개방과 민주화다. 이에 대한 이념논쟁이 벌어진다. 하지만 이것은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지혜의 문제며 실사구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손 교수는 “북한의 민주화와 개방을 위해 우리 모두는 열린 마음으로 그리고 냉정하게 토론하고, 연구해야 한다. 북한 민주화를 통해 전쟁 가능성을 줄인다는 목적에 모두가 동의한다면 그 방법의 차이 때문에 반목하는 것은 목적 달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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