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적가정을 찾아서 -“우리 만남은 하나님 계획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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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적가정을 찾아서 -“우리 만남은 하나님 계획이었어요”
  • 승인 2002.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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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연남동 주택가 한 곳에서는 단독주택 리모델링이 한창이었다. 기자가 찾아 간 곳은 가정사역연구소 추부길 소장이 추천한 성경적 가정 최영홍 장로의 집.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아 집이 어수선하다며 기자를 반긴 부부는 여느 부부처럼 평범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시종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는 것 뿐.

“딸들은 분가하고 아들들을 군 복무중이에요. 두 사람만 살기엔 집이 썰렁해서 공사중이었어요.”벽에 걸린 가족사진에는 딸 둘과 똑같이 생긴 아들 둘이 눈에 띠었다.
“아들은 쌍둥이에요.”
최장로의 아내 김경화 집사가 거든다.
성경적 가정이라고 말하기는 부끄럽다며 그저 평범한 가족의 이야기를 꺼냈다.
두 사람이 만나 결혼 한것은 지난 72년. 아내 김집사는 믿음의 가정에서 자랐지만 남편은 그렇지 않았다. 4년 연애 끝에 결혼했고 사랑하는 남편은 아내의 부탁을 모두 들어줄 것만 같았다.

그러나 막상 결혼하고 살아보니 만만치 않았다. 시부모님과 함께 시작한 결혼생활. 외아들인 남편은 지극한 효자였고 순둥이 같은 며느리는 그저 시부모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살았다. 시어머니는 독실한 불교신자. 며느리가 교회에 다니는 것은 엄두도 못낼 일이었다.
외아들하고 결혼했지만 아직 아들을 보지 못했던 김집사는 세번째 임신이 쌍둥이였다는 사실을 알고 결혼 후 처음으로 하나님앞에 무릎을 꿇었다. 생에 그렇게 간절히 기도한 적은 처음이었다.

“하나님 둘중 하나만이라도 아들을 주세요. 지금부터라도 신앙생활을 잘 하겠습니다. 제발 하나님 제 기도를 들어 주세요.”하나님은 그녀에게 쌍둥이 아들로 응답했다. 하지만 얄팍한 인간의 마음은 하나님의 뜻을 따라가지 못했다. 교회는 생각도 못 한체 5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어느 순간 김집사의 마음엔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이 밀려왔다. 아이가 조금만 아파도, 남편이 출장을 떠나도 마음이 늘 불안했다. 큰 마음을 먹고 시어머니께 교회 이야기를 꺼냈다.

“어머님, 일주일에 딱 한시간만 11시에서 12시까지만 교회에 다녀올께요. 허락해주세요.” 어머니는 아무 말씀도 없으셨다. 그리고 주일이 되자 시어머니는 마당 대청소를 시작하셨다. 며느리의 마음에 갈등이 일었다. 하지만 지금 흔들리면 교회에는 영원히 다닐 수 없다는 생각에 눈을 질끈 감고 걸음을 옮겼다.

그날 이후 김경화 집사 가정은 하나님의 품으로 한 사람 한 사람 전도됐다.
남편은 87년 교회를 찾은 이후 지금까지 새벽기도 한번 거르지 않았다. 외아들을 따라 하나님을 영접한 시어머니도 돌아가시는 그날까지 새벽기도로 하나님을 섬겼다.
최영홍장로 가정은 온 가족이 교회에 다니는 그야말로 믿음의 가정이었다. 하지만 뭔가 허전한 마음, 껍데기만 둘러쓰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믿음은 있지만 생활이 말씀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아내 김경화집사는 남편 몰래 횃불선교센터에서 열리는 부부세미나에 등록했다. 그리고 싫다는 남편을 이끌고 세미나에 참여했다. 지금으로부터 꼭 7년전의 일이다. 그날 이후 최장로 가정은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됐다.

가장 먼저 변화된 것은 대화법. 부부간의 대화는 물론이고 자녀를 대하는 말투도 달라졌다. 강제적이고 명령투였던 말에서 상대의 가정을 이해하고 동의를 구하는 말로 바꾼 것이다. 부부는 이내 하나님의 섭리를 깨달았다고 한다.
“우리끼리 사랑하고 우리끼리 결혼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연히 노력한 만큼 살아지는 것이라고 교만한 마음을 먹었죠. 그런데 가정사역세미나에 참석하면서 우리의 만남과 결혼,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온 순간 모두가 하나님의 계획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최영홍장로는 아직도 하나님의 계획과 섭리가 놀라운 모양이다.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노래가사가 우리 부부의 표어가 됐어요. 우연이 아니고 하나님의 계획이었어요.” 김경화 집사는 노래를 흥얼거렸다.
두 사람은 이런 귀한 깨달음을 얻은 후 가정 사역 전도사가 됐다.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를 통해 계획하고 계십니다”라는 문구를 대문과 골목에 붙여 놓고 부부세미나를 소개했다.

또 교회에서도 성도들을 대상으로 부부세미나를 열었고 담임목사님도 가정사역 세미나에 등록시켜 드렸다.
“결혼 후 30년동안 큰 갈등 한 번 없던 평범한 부부였어요. 그런데 지금 돌이켜 보면 그냥 무의미한 삶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우리 정말 서로를 사랑해요. 마음속 깊이 진정으로 사랑합니다.”

이현주기자(Lhj@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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