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란한 조직결성…실천력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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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란한 조직결성…실천력 ‘미흡’
  • 승인 2002.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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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을 위해 교단 차원에서 특별하게 준비한 것이 없다. 몇몇 교회만 개별적인 차원에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예장합동총회 관계자의 한마디다. 막강한 조직력과 규모를 갖춘 대형 교단들이 뒷짐을 지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월드컵이 열리는 10개 도시 기독교연합회가 주관하는 행사가 일회성에 치우치는 경향이 짙다. 지역의 초교파 성도들은 연합성회란 이름으로 동원되어 월드컵 성공을 위해 기도하고 주최측이 제공한 프로그램에 피동적으로 참여하는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최측은 “월드컵을 통한 친절, 봉사, 청결, 정직, 질서운동을 펼치고 대회의 성공적 개최와 지역복음화를 위해 기도하는 성회로 준비됐다”고 자찬하고 있다.

비연속 일회성 행사 대부분
월드컵을 준비하는 한국 교회의 실상이다. 그나마 교단을 제외한 일부 교회들과 일본, 중국 선교단체들은 나름대로 월드컵 전도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기독교가 앞장서서 질서와 청결을 실천하자며 조직된 ‘2002월드컵기독시민운동협의회’나 스포츠 선교단체를 규합하여 조직된 ‘GOAL2002전국위원회’ 같은 단체에서 지역교회연합기도회나 축구대회, 거리행진 등을 시행하고 있지만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다는 평가다.

문제는 전략이다. 일부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경기를 치룰 국가들의 종교 성향이나 국민성, 언어 등을 연구하여 그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도할 수 있는 대책이 없다고 지적한다.
기껏해야 10개 국어로 된 월드컵 버전성경과 말씀스카프, 월드컵 포켓가이드북, 어린이전도책자를 배포하거나 기독 영화를 상영하거나 태권도 시범을 보이는 수준이다.

단체별 네트웍 ‘비정상’
이번 월드컵은 중국선교의 호기라고 모든 선교단체들은 전망한다. 그러나 국내에서 중국선교를 위해 오랫동안 준비해온 선교단체들은 한국교회와 협력시스템이 구축되지 못해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걱정한다.

교회별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전도 전략을 개발하는 것도 급선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우리나라를 방문할 관광객에 대해 분석하여 그들에게 필요한 적절한 선교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경기를 치룰 국가들중 기독교박해로 유명한 국가를 비롯해 가톨릭과 이슬람 국가란 점을 유념하여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관광객들에게 기독교의 우수성과 한국교회의 친절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방문객 ‘이미지선교’ 구축을
이미 불교측은 월드컵 경기장이 있는 10개 도시를 중심으로 8백여개의 전통사찰 중 20여개를 지정 관광객들이 참선도하고 연등도 만들 수 있는 한국불교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해 놓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과 연계하여 준비를 마친 상태로 한국 교회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월드컵기독시민운동협 대표 박종순목사는 “지금부터라도 한 교회가 하나의 국가를 겨냥하여 전도하겠다는 목적을 세워 놓고 준비한다면 영의 월드컵이 될 수 있다”며 한국 교회의 내실 있는 준비를 촉구하고 있다.

송영락기자(ys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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