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선교 아닌 '바른 선교'위해 더딘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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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선교 아닌 '바른 선교'위해 더딘 걸음
  • 캄보디아=이현주 기자
  • 승인 2010.07.05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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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선교의 모델 캄보디아를 가다<중>

 

캄보디아장로교공의회 독노회 조직 후 목사 안수

신학교는 ATA 인가 위해 국제적 신학교로 도약 준비

선교사 혼자 끙끙 거리며 선교하는 시대는 지났다. 한국 교회는 새로운 선교 모델로 ‘연합사역’을 주문하고 있다. 흩어놓는 것이 아닌 하나로 모으는 선교, 작은 여럿의 교회가 아닌 하나의 보다 큰 ‘결실’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교회는 분열이라는 태생적 한계로 인해 각 교단별, 단체별 선교를 전개하고 각자의 결과물들을 본국에 보고하는 열악한 선교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연합선교라는 말은 이상에 가까울 뿐 실현되기 어려운 ‘이론’에 불과했다. 하지만 각기 출발이 다른 12개 교단이 하나로 모여 연합선교를 이뤄내는 곳이 있다. 12개의 교단을 선교지에 이식하는 것을 지양하고 개혁주의 신학을 바탕으로 ‘하나의 장로교회’를 세우겠다고 모인 곳은 바로 캄보디아. ‘킬링필드’라는 죽음의 역사를 딛고 복음으로 일어서고 있는 희망의 땅 캄보디아를 찾아가 연합선교의 가능성을 점검해 보았다. <편집자 주>

개 교회 특성이 강한 한국 교회가 선교지에서 연합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연합사역을 진행하는 캄보디아장로교공의회(이하 캄장공) 역시 “아직도 많은 어려움에 부딪힌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하나의 장로교를 위해 힘찬 시작을 했다는 점에서 캄보디아 선교는 한국 교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초 8개 교단이 참여했던 캄보디아장로교공의회는 예장 합동과 통합, 고신 등 한국 및 미주의 12개 장로교단으로 확대됐다. ‘하나의 신학교’를 세우자는 첫 목표도 이미 결실을 맺었다. 2004년 신학교 설립 후 2008년 13명의 첫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2009년 8명에 이어 올해도 8명의 학부 졸업생과 첫 목회연구원 졸업생 6명을 배출했다. 캄보디안 목사를 만드는데 한 걸음 다가선 것이다.

속도전을 요구하는 한국 교회의 여느 선교지였다면 신학교 졸업만으로 안수를 남발했을 수도 있다. 신학교에 재학중이거나 졸업한 학생들은 사실 현장 목회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캄장공은 ‘빠른 성과’보다 ‘바른 성과’에 집중하고 있다. 해외 선교사들이 한국에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웠을 120년 전으로 돌아가 캄보디아의 첫 단추를 성실하게 끼우자는 것이 연합선교의 목표다. 목회연구원에서 첫 졸업생을 배출하고도 목사안수 일정을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호진 총장은 “목사 안수를 주려면 노회가 있어야 하고 노회를 설립하려면 교회 안에 당회가 구성되어야 한다. 이 절차를 먼저 밟는 것이 원칙이다”라고 설명했다.

캄보디아의 장로교회를 위해 한국 선교사들이 준비한 것은 먼저 교단 헌법과 예식서. 캄보디아 크메르어로 된 책자를 만들고 난 후에 캄보디아 종교부로부터 교단 등록 허가도 받았다. 정식 종교활동을 인정받은 것이다.

캄장공 사무국장 장완익 선교사는 “헌법에 따라 6개 교회 이상 당회를 구성하고 다시 노회를 구성해 목사안수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당회 설립이 늦어지면 첫 목사 배출도 미뤄질 수 있지만 조급한 마음으로 자격이 안 되는 장로를 세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2년 안에 독노회를 설립해 정식 목사 안수를 실시할 계획이다.

한국 교회가 세운 150여 장로교회가 소속된 캄장공의 비전은 이뿐만이 아니다. 캄장신을 국제적인 신학교로 세우기 위한 노력도 계속 진행중이다. 전호진 총장은 “아시아신학교연맹(ATA) 인가를 받아 학사부터 박사까지 배출하는 동북아시아 중심의 국제적인 신학교를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캄장공은 ATA인가를 위해 도서관 영어 원문 장서 6000권을 구비했으며 오는 7월부터 영어로 신학 석사과정을 시작한다. 학과도 신학과에서 기독교교육과와 기독교음악학과를 증설했다.

하지만 ATA인가까지는 아직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전호진 총장은 “도서관 사서도 필요하고 영어 수업이 가능한 한국인 혹은 외국인 교수가 충원되어야 한다”며 “은퇴 후 선교비전을 가진 실력있는 학자들이 신학과 음악, 기독교교육 분야에서 캄보디아를 위해 헌신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캄장공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연합선교 이외에도 캄보디아는 많은 선교의 가능성을 안고 있다. 때문에 한국 교회가 접근하는 부분도 다양하다. 군선교에서 빈민선교, 교육선교까지 캄보디아에서는 많은 결실이 맺히고 있다. 가장 가난한 마을을 부요하게 만든 ‘마술’과 같은 힘이 ‘복음’을 통해 전파되고 있다. 캄보디아 정부조차 놀라는 선교의 기적을 한국 교회가 만들어 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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