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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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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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6.2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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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한국 교회 성도들처럼 성경공부에 열심히 있는 교회는 드물 것이다. 보통 성도의 20% 정도는 교회에서 실시하고 있는 성경공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현재 실시되고 있는 성경공부 프로그램을 보아도 다양한 소그룹 성경공부 외에도 벧엘이나 크로스웨이, 그리고 TBC 같은 것들이 거의 모든 한국 교회를 휩쓸었던 적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도들은 성경의 맥을 잡아보고자 항상 노력하고 있다.

그러한 열망 때문인지 현재 시중에서 팔리는 기독교 서적의 베스트셀러 목록에는 다양한 성경에 대한 안내서들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 교회에서 많이 쓰이는 단어 중에 하나가 ‘성경적’이라고 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다가 자신의 주장에 대한 논거를 댈 때 성경적이라고 하는 경우들이 있다. 자신의 의견이 옳다는 것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우리는 성경의 권위를 인정하기 때문에 이런 표현을 자주 쓰는 것 같다. 이러다 보니 우리가 잃어버리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교회의 전통이라는 것이다. 2000년간 이루어온 교회의 전통을 뛰어 넘어서 성경만을 공부하고, 성경만을 주장의 근거로 삼을 때 하나님께서 이루어온 역사는 부정되고 마는 것이다.
물론 성경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신앙과 삶의 기준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그래서 삶의 기준과 교회의 기준을 만들어준 전통 역시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준이 없을 때 우리는 오히려 성경을 들어서 자신의 주장을 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한국 교회는 사도신경이나 교회사에 나오고 있는 중요한 고백들을 교육시킬 필요가 있다. 우리가 예배 시간에 고백하는 사도신경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서 나타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것으로 우리는 무엇을 고백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가르치고 알아야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의 거의 모든 장로교단이 헌법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웨스터민스터 신앙고백서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그것이 우리 장로교회와 장로교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가르쳐 주어야한다는 것이다.
이런 것뿐만 아니라 교회 생활에 관한 전반적인 가르침도 필요하다고 본다. 얼마 전 필자가 신앙기초적인 질문에 대한 책을 쓴 적이 있다.

이러한 책을 내니 다양한 이야기들이 전해져 들어온다. 그 중에 한 분은 자신이 교회를 다닌지 오래 되었지만 자기가 이렇게 무식한지 몰랐다는 고백을 전해왔다. 어려서부터 교회를 다니고 수많은 설교를 들었지만 우리가 교회에서 기본적으로 만나게 되는 성경이 어떤 책이고 어떻게 형성됐는지에 대해서 몰랐고, 선교는 어떤 의미고 목사님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 되는 것인지, 그리고 교회의 다양한 직분은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어떤 대형교회의 부목사님은 이런 이야기도 전해 주었다. 어느 날 점잖은 남자집사가 자신에게 조용히 물어보더란다. 헌금 걷으면 목사님 혼자 다 쓰는 것이냐고. 교회에서 헌금 내라고 하니까 순종해서 헌금은 내는데 그렇게 걷힌 헌금이 어떤 경로로 수납되고 정리되는지, 그리고 그 헌금은 어떤 경로를 통해서 지출되고 무엇을 위해 사용되는지에 대해서 이 집사님이 전혀 몰랐던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헌금을 내면 담임목사가 자기 마음대로 쓰는 줄 알았다는 것이다.

교회는 성경과 전통이라는 두 기준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한국 교회는 전통이라는 것에 대해서 상당히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아마 그것은 유교라고 하는 전통을 중시하는 종교에 대한 반감이 나타난 정서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정서로 인해서 교회가 간직해야할 중요한 부분을 잃어버리는 것 역시 안타까운 일이다.

교회가 전해주고 가르쳐주는 전통을 한국 교회가 간직하길 바란다.
그 전통을 바로 이해할 때 성도다운 삶이 나오고 교회다운 교회가 나올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야 교회를 통해 2000년간 역사하신 하나님의 뜻을 다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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