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등산 한번 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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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등산 한번 해보시죠!”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0.05.25 2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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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관리도 목회다

새벽기도 후, 설교 준비 위해 산행
뒷동산 오르듯 1~2시간 거리 적당

은퇴 후 경남 거제에서 생활하고 있는 김운배 목사. 등산을 시작한 지 벌써 30년이다. 30대 중반부터 시작했으니 벌써 40년 정도 됐다.

김 목사의 등산은 오히려 산행에 가깝다. 동네 앞산에 있는 기도원에 오르내리면서 자연스레 산행을 시작하게 됐다. 일주일에 3일 정도. 별다른 일정이 없는 날에는 빼놓지 않고 기도원을 찾았다. 설교 준비와 기도를 하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1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나니 이것이 건겅관리를 위한 운동이 된 것이다.


별도의 운동은 하지 않는다. 일주일에 3~4일 기도원을 오르내리는 산행이 결국 김 목사의 건강을 지킨 것이다. 목적지는 노자산 중턱의 기도원. 천천히, 쉬엄쉬엄 올라가면 2시간 정도 걸린다. 왕복 4시간이면 충분하다. 이 때문인가, 70이 넘은 나이에 서울을 오르내리는 강행군에도 별로 지친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산길을 걸으면서 설교를 구상한다. 가파른 산비탈, 바위언덕을 타고 오를 때면 숨이 턱까지 차오르지만, 그 헉헉거림도 자신과의 싸움으로 알고 내리누른다.

바위능선을 넘으면 이제 평지, 바위 꼭대기에 앉아 가슴을 쓸고 가는 바람에 온몸을 맡긴다. 눈을 감고 묵상한다. 묵상이 기도가 되고, 기도는 설교가 된다.

등산. 참 좋은 운동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건강관리를 위해 등산을 한다”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하지만 하루 24시간이 빠듯한 목회자들에게 ‘등산’이란 그저 ‘남의 일’.

하지만 과연 남의 일일까. 오히려 “목회자를 위한 운동이고, 등산에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직업군이 목회자”라고 등산 전문가들은 말한다. 목회자가 가장 쉽게 등산과 친해질 수 있고 시간도 쉽게 낼 수 있다는 말이다.

어떤 이유로 등산이 목회자를 위한 운동이고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일까. ‘기도원행’과 ‘새벽기도’가 그 대답. 지금은 정기적으로 기도원을 찾는 목회자의 수가 그리 많지 않지만,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기도원을 정기적으로 찾는 목회자가 많았다. 기도원에 올라 기도를 통한 영성 재충전과 함께 설교 준비도 한꺼번에 해결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전문가들은 “새벽기도가 끝나고 교회 업무를 시작하기 전 1~2시간 시간을 내 교회 근처나 동네의 산을 오를 것”을 권한다. 무리한 산행을 감행하는 위험부담을 버리고 쉬운 것부터, 가까운 곳에서 산행의 재미를 붙인 뒤 본격적인 등산을 해보라는 권유다. “약수터에 운동하러 가는 겸, 뒷동산에 올라보시죠.”

등산을 하면 목회자에게 뭐가 좋을까. 건강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산을 오르다보면 거칠어지던 숨소리와 뻐근해지는 다리 근육이 시간이 쌓일수록 그 횟수가 줄어들게 되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김 목사는 “묵상을 즐겼다”고 말한다. 조용한 묵상을 하기에는 산행이 최적이라는 설명. “고즈넉한 산길을 걷다보면, 거친 고갯길과 싸우다보면 설교와 관련한 묵상이 떠오르고, 어느덧 새 힘을 얻게 되더라”고 김 목사는 말한다.

예장 고신 총회장을 지냈던 이용호 목사도 등산 마니아. 지금은 바쁜 일정 탓에 등산에 다소 소홀해졌지만 별다른 일과가 없는 날이면 부교역자들과 함께 산행을 하거나 싸이클을 하는 등 본인과 부교역자들의 건강을 관리했다.

이때 다져진 체력 때문일까. 이 목사는 총회장에 재직 중이던 2009년을 누구보다 활기차게 보냈고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을 보여주었다.

시간을 내기 힘든 목회자. 정 어렵다면 설교 준비를 산에서 해보는 것도 좋겠다. 등산을 겸한 묵상과 기도원에 들러 기도하는 시간도 갖는다면 영성과 건강을 한꺼번에 챙길 수 있는 방법이다. 이번 주말, 산행에 도전해 보자.

 

등산, 이것만은 꼭 챙겨라

#등산화
등산화는 꼭 챙겨야 한다. 옷이야 평소에 입던 면바지에 티셔츠를 입으면 되지만, 험한 산길인 데다 바위들이 위협하는 등산코스에서는 발과 발목을 안전하게 보호해 줄 수 있는 등산화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과거 등산화는 군용 워커처럼 단단하고 무거운 소재로 만들어졌지만, 요즘 등산화들은 가벼우면서도 각종 위험으로부터 지켜줄 수 있는 첨단소재로 만들어져 가벼우면서도 안전하다. 근처 스포츠 매장이나 등산전문 매장에 들르면 쉽게 구입할 수 있다.

#백팩 또는 힙색
너무 큰 등산용 배낭에 부담을 느낄 경우 백팩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원거리 산행이나 몇 박을 하게 되는 등산이 아닌 이상 굳이 대용량의 등산 배낭을 구입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대신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백팩을 사용하도록 하자. 백팩 또한 대용량보다는 적당한 크기가 좋은데 간단한 음식물과 물 병 정도가 들어갈 수 있으면 충분하다.

백팩이 아니면 힙색도 무난하다. 용량에 있어서는 백팩보다 더 적게 들어간다. 지갑이나 자동차 키 등의 소지품을 보관할 경우 백팩 보다는 허리에 간단하게 두를 수 있는 힙색이 더 실용적이다.
 

 

 

산행 유의 4계명

1. 과욕은 금물. 무리하지 말라
과욕은 금물이다. 자신의 체력에 맞는 코스나 산을 선택해야 한다. 교인들의 시선을 의식해, 아니면 동네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 처음부터 무리한 코스를 선택하거나 험한 산을 선택하면 십중 십 실패하게 된다. 실패도 단순한 실패가 아니라 코스를 이탈해 추락하거나 부상, 실종으로 이어지는 아찔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2. 많이 먹지 말라
흔히 생각하기에 ‘등산은 에너지가 많이 소비되는 운동이기에 배를 든든히 채워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아니다. 등산 전문가들은 “등산을 하기 전 음식물 섭취를 가급적 줄이라”고 말한다. 평소 먹는 식사량의 2/3 정도를 적정량으로 권한다.
등산하는 과정에서 탈수현상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많은 음식물 섭취 대신 오히려 오이를 충분히 가지고 가면 좋다. 갈증 해결과 허기진 배를 채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

3. 적절한 수분 섭취
등산을 하다보면 탈수현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주의할 점이 주기적으로 적당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는 것. 목이 마르다고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며 물로 배를 채워서는 안된다. 물은 적당하게 준비하자. 물을 너무 많이 준비하면 휴대품의 부피와 함께 무게도 늘어난다. “물과 함께 오이를 준비하라”고 등산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오이의 경우 갈증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비타민을 함께 공급해 주기 때문에 오히려 물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 또한 과식은 금물이다.

4. 체온 유지
일단 산을 오르게 되면 높은 산이든 낮은 산이든 체온이 상승하게 된다. 정상에 올라 비오듯 흐르는 땀을 식히기 위해 옷을 벗어던지게 되는데 여벌의 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더우면 벗고 추우면 재빨리 껴입을 수 있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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