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강공에 ‘재선거’로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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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 강공에 ‘재선거’로 맞불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0.05.19 15: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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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교 사태, 다시 긴장-대립 관계

직대-현직-전직 3각 구도 대립 팽팽
17일 감독회의도 결론 없이 결렬

감리교가 또다시 대립 국면을 맞으며 긴장하고 있다. 전직감독협의회가 오는 27일 총회를 개최하기로 하자 감독회장 재선거관리위원회가 재선거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이에 맞서고 있다. 지난 17일 열렸던 감독회의도 아무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결렬됐다.

총회와 재선거의 대립은 이미 오래 전 형성된 국면. 하지만 이번엔 양상이 조금 다르다. 양측 모두 강공 드라이브를 걸었다. 과거처럼 흐지부지 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깔려 긴장감이 팽팽하게 확산되고 있다.

현재 감리교를 움직이는 기류는 크게 3가지. 이규학 직무대행을 중심으로 한 재선거 추진, 현직 감독들이 주도하는 총회 개최, 전직감독협의회(이하 전감협)가 추진하는 총회 개최로 구분된다. 2대 1 상황. 총회 개최가 우위로 보이지만 표면적 상황은 아무 의미가 없다.

3가지 상황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감리교. 각 입장을 확인해보자.

#이규학 감독회장 직무대행
입장은 단호하다. “법원이 나를 세운 것은 재선거를 실시해 감리교 문제를 해결하라고 한 것”이라며 밝힌 입장에서 한 치 양보도 없다. 이 말을 입증하듯 우여곡절 끝에 감독회장 재선거관리위원회가 구성됐고, 지난 14일 재선거 일정이 포함된 로드맵이 발표되면서 재선거 체제에 들어갔다. 전감협이 총회 개최 광고를 낸 이틀 후의 일이다.

18일 선거 공고를 내고, 6월 17일까지 후보 접수를 받은 후 8월 26일 경 감독회장 재선거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대로 추진될 경우 △감독회장 재선거는 후보 등록을 새로 받아 실시하는 재선거 △피선거권은 교리와 장정이 정하고 있는 바를 엄격히 적용하고 부여 △당선자의 임기는 제28회 총회 감독회장의 임기(2008년 10월 총회부터 2012년 10월 총회까지) 잔여 임기로 하는 형식이다.

감독회장 선거를 ‘처음부터 다시’ 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재투표 형식의 재선거’ 주장이 있었지만, 분분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유에서 이 같은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재선관위원장 강환호 목사는 “교리와 장정이 정하는 절차를 준수해 실시할 것”이라고 말하고, “가급적 합의해 최단기간에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선거 일정이 확정된 이상 이제 선거 국면이다. 강공 드라이브가 걸렸고, 전감협이나 현직 감독들의 총회 개최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재선거만이 문제 해결을 위한 최선의 방안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 현직 감독들
현직 감독들도 총회를 개최해야 한다는 입장. 그러나 전직감독협의회 측과는 이해가 엇갈린다. 그리고 오는 27일로 공고된 전감협의 의지에 대해서는 “충정은 이해하지만 우리와 아무런 사전 협의 없이 일어난 일”이라며 선을 분명히 그었다. “27일을 따라가면 정말 전감협과 사전 모의한 것으로 오해를 받게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오히려 전감협보다는 직무대행과 함께 하는 총회를 열겠다는 입장인데 직무대행이 이를 거부함으로써 전감협과의 연대 문제가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직무대행과의 결렬을 알고 있는 전감협이 현직 감독들의 독자 행보를 그대로 두고 볼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현직 감독들은 17일 오후 4시부터 4시간여 동안 진행됐던 감독회의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팽팽한 이해가 대립하고 있는 교단의 분위기를 그대로 대변하듯 결렬됐다. 이규학 직무대행과의 대화에 참석한 현직 감독들은 신문구(서울), 임영훈(서울남), 전명구(중부), 박영태(남부), 원종국(동부), 조문행 감독(충북연회) 등 6명.

그동안 총회 개최를 주장해 온 현직 감독들은 직무대행에게 “총회를 개최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7개 연회에서 총회 개최를 요구하는 건의안이 통과됐다”며 총회 개최에 뜻을 같이 해 줄 것을 요청하고, 총회 소집권과 사회권, 의제 선정까지 직무대행에게 위임하는 등의 양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결과는 무산. 현직 감독들은 독자 행보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해진 바에 의하면 최소한 6월 25일까지는 선거관리위원회가 구성돼야 일정 소화가 가능하다며 감독들의 의견을 모아 조속한 시일 내에 총회 일정을 공고할 것이라는 의중을 내비쳤다.

# 전직감독협의회
총회 개최라는 선공(先攻)을 통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겠다는 계획이다. 총회와 재선거 사이에서 혼란을 겪고 있는 교단 분위기를 자신들을 지지하는 쪽으로 선회시키겠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총회준비위원회를 구성했다.

지난 12일. 전감협은 전격적인 결정을 했다. 기독교타임즈에 ‘오는 27일 11시 천안 하늘중앙교회에서 제28회 총회를 개최한다’는 내용의 광고를 실었다. 전감협의 총회 소집 공고는 이번이 두 번째. 1차 소집은 지난 3월 26일, 2개월 후 다시 총회를 소집했다.

달라진 것은 1차 총회 소집 때 포함됐던 현직감독협의회 명단이 빠졌다는 것. 하지만 이번엔 지난 4월 연회에서 총회 개최 건의안을 통과시킨 서울남, 경기, 동부, 삼남연회 등 7개 연회와 구동태, 권혁구, 김승현, 박상혁, 소화춘, 장동주, 최승일, 현상규 감독 등 21명의 전직 감독들 명단이 포함됐다.

전감협은 지난 17일 모임을 갖고 27일 총회 개최에 대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거듭되는 총회 개최에 대한 결정이지만 다른 때와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재선거 일정이 확정되고 후보 등록을 다시 받는다는 결정이 내려진 후에도 이런 결정을 내림으로써 ‘재선거 일정과 상관없이 우리가 갈 길로 가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모임 이후 전직 감독들은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이 지났다”는 말로 이제 협상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한때 행보를 같이 했던 현직 감독들과는 한번 정도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는 상황. 관계자 중 한 명은 “현직 감독들과 일대 일 만남을 가질 것”이라고 말해 개별 설득을 통해서라도 현직 감독들을 총회에 참여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렇듯 감리교는 사태 이후 1년 8개월여가 지나도록 지루한 대립과 힘겨루기가 계속되고 있다. 코앞으로 닥친 27일 총회가 과연 열릴지, 그리고 재선거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지, 또다시 교계의 관심이 감리교로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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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fsdf 2010-05-21 16:4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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