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포스트모던에 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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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 포스트모던에 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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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4.2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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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이머징’이라는 단어를 요즘 많이 접하게 된다. 영어로 ‘차세대’, 또는 ‘떠오른다’는 의미를 가진 이 단어가 이머징 마켓이니 이머징 세대니 하면서 다양한 곳에서 사용이 되고 있다.
요즘 교회에서도 이머징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머징 세대, 이머징 문화, 이머징 예배에 대한 것들이 주로 그런 것이다. 이러한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세대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들은 누구이고 이들이 추구하는 문화는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의 결과이다.

이머징 교회운동의 대표적 인물인 댄 킴볼은 청소년들에게서 이전 세대와는 다른 문화를 발견한다. 이전에 있어왔던 구도자 예배 세대는 교회를 고리타분하고 따분한 곳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교회는 이들이 최대한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그리고 교회가 교회답지 않도록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교회에서 십자가와 같은 기독교적인 상징들을 내려놓았고 조명을 밝게 하고 마치 쇼핑센터나 극장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했다. 그리고 음악도 클래식한 분위기가 아니라 다양한 전자악기들을 들여와서는 마치 클럽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노력한 것이다.

그런데 이들의 자녀세대인 청소년들은 교회에서 제공하고 있는 이러한 분위기에서 자신들이 찾는 종교를 발견하지 못한다. 이들은 오히려 이전과는 다른 교회의 신비와 영성을 더욱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킴볼은 실험적으로 이 청소년들을 데리고 다락방으로 올라갔다. 그곳에서 촛불을 켜놓고 십자가를 세우며 전자음악을 제거한 것이다. 그런데 예상 외로 청소년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이들은 고백하기를 바로 여기서 영적 감동을 받았다는 것이다. 자신들에게 친숙한 음악과 분위기의 구도자 예배에서가 아니라 이런 고전적 분위기에서 이들은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한 것이다.

이것은 기존의 교회사역에서 180도 다른 경험이었다. 젊은 사람들이 안 모여서 더욱 음악의 사운드를 높이고 사람들에게 자극이 될 만한 주제들로 설교를 대신했는데 오히려 젊은 사람들은 이러한 분위기와 메시지에서 식상함을 느꼈다는 것이다. 그래서 예배에서 고대적 미래(Ancient Future)라는 개념이 생겨났다.

초대 교회에서 이루어졌을 것과 같은 예배의 분위기와 예식을 쫓아가면서 동시에 이것이 미래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 바로 이 예배의 특징이다. 그래서 예배 가운데 촛불과 십자가와 같은 기독교적 상징물들이 들어오고 밝은 조명이 아니라 좀 차분한 분위기의 조명과 붉은 천과 같은 고대적 상징과 분위기를 사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서 이들은 포스트모던의 시대를 사는 젊은 층에게 예배를 통해서 응답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머징 운동은 결국 이머징 문화와 깊은 관련이 있고 이 이머징 문화는 포스트모던이라는 시대와 연관이 있다. 포스트모던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해체의 경향을 가지고 있다. 형식이 파괴되고 대중이 신봉하는 진리에 대해서 많은 질문을 던지는 것이 이 포스트모던의 경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교회에서는 이 포스트모던이라는 문화와 만나는 것에 대해서 항상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문화는 결국 그리스도라고 하는 절대 진리에 대해서 의문을 던지고 교회라고 하는 제도를 흔들어 놓을 것이라는 두려움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우리가 이 포스트모던에 대해서 눈과 귀를 닫을 수는 없는 것이다. 모래더미에 머리를 묻는 타조와 같이 우리가 눈을 가린다고 이 세대가 지나가지는 않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이 세대에 대해서 답을 해야 한다.

아마 이머징 문화와 예배는 바로 이러한 답을 찾아가는 한 운동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미국에서 보여주고 있는 다양성 때문에 우리가 이머징 교회운동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의문을 가지고 있다. 또 필자의 입장에서도 과도한 상징의 사용이라든가 무질서한 예배의 형태들은 용납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도자 예배라고 하는 모더니티를 받아들인 한국 교회가 이제 포스트모던에 대해서만큼은 외면하겠다는 것도 그리 책임 있는 태도는 아니라고 본다. 한 번 포스트모던이 걸어오는 질문에 대해서 예배가 응답을 주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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