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건, 상상력 보다 진실 규명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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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사건, 상상력 보다 진실 규명이 우선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0.04.2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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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소행 분명" VS "지나친 상상력 안돼"

서경석 목사 “연평해전에 대한 보복공격...무력응징, 나올만한 주장”

양세진 “지나친 상상력 안돼”, 구교형 “예단도 부인도 문제 있어

천안함 침몰과 관련한 진상규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북한 개입설’을 놓고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한편에서 북한 개입설이 확산되는 것을 우려하며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북한 개입설을 기정사실화하고 정부의 강력한 대처를 요구하고 나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18일 기독교사회책임 상임대표 서경석 목사는 자신이 시무하는 서울조선족교회에서 전한 ‘천안함 침몰사건을 기독교인은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설교를 통해 “이 사건은 북한의 소행임이 분명해지고 있다”며 “지난 번 연평해전의 패배에 대해 보복하겠다고 북한이 공언하더니 이번에 천안함을 공격한 것”이라고 단정적인 어조로 말했다.

서 목사는 “그러고도 북한은 이번 침몰사건이 남한의 자작극이라는, 아무도 믿지 않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북한의 소행임이 확인되면 한국은 결코 가만히 있을 수 없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한국정부는 결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며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보수권 일각에서 주장하는 무력대응에 대해 서 목사는 “북한의 잠수함기지를 폭파하자는 것이다. 충분히 나올만한 주장”이라면서도 “기독교인은 받아들일 수 없다. 무력보복은 하지 않지만 무력보복보다 더 철저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 목사는 “전국 각지에서 시민들의 자발적인 추모운동이 나와야 한다. 교회 등 모든 건물에 ‘잊지 말자 천안함’이라는 플랜카드가 걸려야 한다”며 “최소한 6.25 60주년까지는 이 추모가 계속되어야 한다. 이번 기회에 김정일 추종 세력을 완전히 몰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단정적인 ‘북한 개입설’ 주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양세진 사무총장은 “배가 침몰한 원인에 대한 실체적 진실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이 연류 됐느냐, 안됐느냐고 접근하는 것 자체가 적절한 것이 아니”라며 “기독교인들은 진실이 명확히 밝혀지도록 기도해야 하고, 교회는 그런 부분을 정부에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 총장은 또 “북한 개입설로 관심이나 논의가 휩쓸려 가면 정부가 침몰 원인의 진실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며 “북한 개입설을 단정하고 지나치게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성서한국 사무총장 구교형 목사는 “이런 문제가 터질 때마다 사람들은 믿고 싶은 데로, 알고 싶은 데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고 “북한 관련설은 아직 정확히 입증된 상황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구 목사는 또 “미리 예단해 북한 관련성을 주장하는 것도, 처음부터 부인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며 “의혹 없는 진실 규명이 가장 중요하고, 사회가 차분하게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천안함 침몰 사건의 여론 주도 현상과 관련해 양세진 사무총장은 “한국 사회에서 안보 이슈의 파급력을 확인했다”며 “안보, 남북관계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구교형 목사는 “국민들의 시선이 천안함 대원들에게만 너무 집중돼 있다”며 “기독교인들은 이들을 돕다가 실종되거나 사망한 금양호 선원들의 생명도 동등한 가치를 두고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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