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동원’ 6.25성회 무사히 치러질까
상태바
‘100만 동원’ 6.25성회 무사히 치러질까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0.04.19 10: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수색 짙어 부담...월드컵 응원전과 겹쳐

올해 초 교계 언론들이 ‘100만 동원’이라며 일제히 보도했던 조지 W.부시 미국 전 대통령 초청 6.25전쟁 60주년 성회가 두 달 가량 남겨두고 예상보다 훨씬 축소된 규모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6.25 전쟁 60년 평화기도회 준비모임에서 대회장 김삼환 목사가 교계 지도자들 앞에서 설명을 하고 있다.
예배 준비위원회는 지난 2월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이광선 목사(한기총 대표회장), 김삼환 목사(명성교회),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등 교계 지도자 50여 명이 모인 가운데 회의를 열고 6.25 60주년 예배를 100만 명 이상 모이는 집회로 만들어 “한국 교회 영적부흥의 새로운 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회장 김삼환 목사는 당시 “지금 한국 교회는 영적 큰 집회를 갈망하고 기대하고 있다”며 “이번 집회를 모든 교회가 다 같이 참여하는 집회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기총 이광선 대표회장도 “한기총 소속 교단과 회원 전부가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치러질 교계 모든 교단 및 단체의 행사를 6월 22일로 모아야 100만 명을 동원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 2월 22일 이후로 변화가 감지됐다. 이광선 대표회장은 NCCK 권오성 총무를 만나 광복절인 8월 15일 오후에 열리는 집회에 힘을 모아달라고 요청하면서 부터다.

이광선 목사는 이날 권 총무에게 8.15 성회 공동예배를 제안했다. 이에 권 총무도 화해를 강조하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양대 연합기관의 집회는 6.25 성회가 아닌 8.15 성회로 무게 중심이 옮겨졌다.

또 열흘 후인 지난 3월 5일 한기총은 임원회를 열고 해마다 개최해온 6.25 관련 옥외 기도회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그 대신 6.25 전쟁 60주년을 맞아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의 화해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아 ‘6.25 60주년 화해의 쌀 보내기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한기총의 이 같은 변화는 이광선 목사가 취임 이후 언론으로부터 한기총의 정치적 보수색 빼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내려지는 것과도 맥을 같이 한다.

보수적 색채가 강한 6.25 전쟁 상기 예배로는 진보권의 동참을 이끌어 내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즉 조지 W.부시 미국 전 대통령이 강연을 맡은 6.25 성회는 ‘보수적’ 색채를 강하게 띨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양대 연합기관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집회는 6.25 성회가 아닌 8.15 성회라는 것. 따라서 NCCK와 함께 할 수 있는 8.15 성회에 “NCCK가 함께하여 명실상부한 한국 교회 전체의 성회가 되도록 절차를 밟아 논의해 달라”고 제안한 것이다.

또 한기총에서 조지 W.부시 초청 6.25 성회와 관련해 단 한차례도 공식적인 논의가 없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때문에 한기총 전체의 참여 보다는 이광선 목사의 개인적인 참여 쪽으로 기울어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초창기 준비위원회에 참여했던 교계 지도자들이 설교를 고사하고 있어 순서자 확정이 늦어지고 있다는 후문도 전해진다.

6.25 성회와 관련해 한기총 한 관계자는 “현재는 한기총에서 공식적인 논의가 없다”며 “한기총에서 공식적으로 준비하는 행사가 아니며, 준비위원회에서 요청이 오면 협조를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예배 날짜와 장소도 발목을 잡는다. 성회는 22일 서울 상암경기장이다. 다음날(23일) 새벽 3시30분 한국과 나이지리아전 응원이 펼쳐질 예정이다. 자칫 진행이 늦어질 경우, 먼저 경기장 안으로 들어와 응원을 준비하려는 사람들과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또 무대 시설도 응원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해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다. 특히 한국의 마지막 조별경기다보니 16강 당락을 가를 것으로 전망돼 국민적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부활절 예배에도 시청 앞 광장을 힘겹게 채운 한국 교회가 월드컵 열기 속에서 100만 명을 동원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터져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행사 관계자는 “월드컵 응원 등을 고려해 무대 설치 등의 협의를 거치고 있다”고 밝히고 “조만간 순서자가 확정될 예정”이라며 준비에는 차질이 없다고 강조했다.

물론 상암경기장은 운동장과 좌석을 가득 채워야 10만 명이 수용된다. 100만 명 동원은 이리 재고 저리 재도 불가능한 상황. 이래저래 1974년 엑스플로, 1984년 100주년선교대회와 함께 ‘100만’, ‘근래 최대 동원’, ‘교계 모든 행사 결집’ 운운했던 언론과 목회자들만 민망하게 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