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랑’ 실천 위한 신학화 작업이 요구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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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사랑’ 실천 위한 신학화 작업이 요구돼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0.03.30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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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봉사에 대한 한국 교회의 방향성
▲ 한국 교회는 예수님의 명령 및 사회적 신뢰 회복을 위해 사회 복지와 봉사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아우구스티누스 및 암브로시우스도 강조한 ‘구제’
‘자발적 가난’ 추구는 복음 안에서 적절한 균형 필요


2010년은 한국 전쟁 60주년을 맞이하는 해로 우리나라의 사회복지 역사와 한국 교회의 사회봉사 역사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근대 사회복지와 사회봉사의 역사는 한국 전쟁과 더불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사회복지 역사 속에서 한국 교회는 중심적인 역할을 맡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아이티 지진 구호활동 등을 비롯해 세계적인 구호활동에도 한국 교회와 기독단체들이 앞장서고 있다는 것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러한 사회복지 및 사회봉사는 과거 기독교의 역사 속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최근 한국교회사학회(회장:임희국 교수, 장신대)와 한국복음주의역사신학회(회장:이은선 교수, 안양대)가 ‘교회사에 나타난 가난과 부와 사회복지’를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며 과거 기독교의 역사 속에서 사회봉사는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는지 새롭게 조명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교부학의 세계적인 권위자라고 알려진 폴린 알렌 박사(Pauline ASllen), 종교개혁 연구의 대가인 엘지 맥키 박사(Elsie McKee)를 비롯 국내외 석학을 초청, 고대 교회에서 현대 한국 교회에 이르기까지 교회의 사회봉사 역사를 심층적으로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과거의 역사를 거울삼아 앞으로 한국 교회 사회봉사의 방향과 과제를 모색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 ‘구제’는 물질의 바른 사용법
이번 학술대회에서 ‘아우구스티누스의 부와 가난, 복지’에 대해 발표한 폴린 알렌 박사는 “가난에 대한 그의 대부분의 담론은 설교에서 발견된다”고 설명했다.

알렌 박사는 “아우구스티누스는 특별히 부와 가난, 빈민 구제, 혹은 자발적 가난에 대한 주제로 한 권의 저서도 쓰지 않았으며, 그에 대한 포괄적인 현대 연구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설교와 서신들에서 구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알렌 박사의 주장에 따르면 아우구스티누스는 구제를 물질의 바른 사용으로 표현하며 물질적인 것과 영적인 구제 사이에 적당한 연합을 옹호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알렌 박사는 “가난의 쟁점에 대한 그의 생각은 아우구스티누스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이라고 하기 보다는 보다 폭 넓은 신학적이며 사회적인 관심을 받쳐주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난한 자에 대한 암브로시우스의 교훈’을 주제로 발표한 조병하 교수(백석대)는 “암브로시우스에게 있어서 부와 소유는 가난 못지않게 중요한 목회의 문제였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암브로시우스는 가난한 자들이 복된 것을 예수님의 말씀과 연관해 가치를 설정했으며, 물질적으로 가난한 자들을 도울 것을 명백히 강조했다. 또한 가난한 자를 구제하는 것을 습관적 선행으로 강조된 일상용어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암브로시우스는 그의 글 ‘사역자들의 의무에 대하여’에서 가난한 자들과 갇힌 자들을 위해 교회의 성물을 팔아서 그들을 구제하고 구출하는 일에 사용하는 것에 대해 부정하지 않고 있다. 그는 긍휼을 베푸는 일을 위해 가장 강력한 자극이 가난한 자들과 열망하는 궁핍한 자들에게 동정을 갖는데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자신이 옥에 갇힌 자들을 구출하기 위해 교회의 성물을 판매한 적도 있었다.

조 교수는 “암브로시우스 시기에는 성전과 성물 사상이 발전해 성물을 판매한다는 것은 용납되기 어려웠지만 성도들 중에 갇힌 자들을 구출하고, 가난한 자들을 구제하는 일을 위해 성물을 팔아 활용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암브로시우스는 물질적인 성물을 팔아 천국의 보물들을 구한다는 것을 무엇보다 값진 것으로 여겼다는 주장이다.

# 섬김의 또 다른 표현 ‘자발적 가난’
‘부의 최소한의 사용과 온건한 사용’을 주제로 발표한 정원래 박사는 13세기 가난에 대한 열광과 프란체스코의 절대가난, 프란체스코 수도회의 가난에 대한 논쟁 등을 중심으로 기독교적 관점에서의 부의 적절한 사용법을 제시했다.

정 박사는 “가난 혹은 청빈이 복음과 그리스도의 삶을 모방하려고 하는 이들에 의해 ‘자발적인 선택’으로 인정될 수 있다”며 “기독교인은 부요한 삶 속에서 보다는 자발적인 가난과 겸손에서 더 주님을 섬기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자발적 가난은 가난한 자들과의 연대, 부와 외형적 권세를 지니게 된 교회와 공공에 대한 항의 등의 사회적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며, “자발적 가난이라는 이상은 자본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21세기에 경제적인 조건들 속에 기독교인들의 실존을 종속시키지 않도록 돕는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정 박사는 “자발적인 가난을 선택한 사람들은 복음에서 말하는 가난의 의도와 말씀 사이에 반드시 균형을 지닐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교회는 이웃사랑 실천의 주체
한편, 이번 국제학술대회 개회예배 설교자로 나선 김권수 목사(동신교회)도 이웃사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목사는 “가난과 부와 사회복지와 관련된 성경의 모든 계명은 바로 이웃사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예수님도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을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이날 구약과 신약을 토대로 이웃사랑이 갖는 진정한 의미에 대해 강조한 김 목사는 “이웃사랑에 관심이 없는 기독교는 진정한 기독교가 아니다. 교회의 머리되신 예수님이 명령하신 이웃사랑 실천에 불순종하는 교회라면 건강한 교회라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실적으로 유형의 교회는 항시 어떤 지역 사회 안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것은 교회의 중요한 사명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것은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감당함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사역이다.

김 목사는 “이웃사랑은 단순한 도구마가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이 수반되어야 한다”며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가 지구촌시대인 만큼 내 교회 내 민족이 아니라 지구촌 모든 이웃사랑을 요하는 사람들에게까지 이웃사랑 실천을 확대해야 한다”며 이웃사랑 실천에 대한 신학화 작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에 열린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가난 속에 있는 이들의 필요성을 채워주는 한국 교회의 방향성을 제시해 주고, 가지고 있는 부유함을 올바로 사용하고픈 기독실업인에게도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길 기대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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