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탐욕 도 넘어, 생명 평화 실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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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탐욕 도 넘어, 생명 평화 실현하자"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0.03.22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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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그리스도인 선언' 내용 공개...동참 호소

‘생명과 평화를 여는 2010년 한국 그리스도인 선언’ 내용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 기독교회관 701호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됐다.

오는 4월 3일 부활절에 발표될 이번 선언은 교계 원로인 서광선 목사(이화여대 명예교수), 김경재 목사(한신대 명예교수) 등이 2010년 부활절을 맞아 한국 기독교가 처한 위기 상황을 진단하고 이에 대한 신학적이고 양심적인 목소리를 내기 위한 취지로 제안했으며, 진보적 신학자, 목회자, 기독활동가 등 30여 명이 제안에 참여했다.

이들은 이번 선언에 대해 지난 1973년 발표된 ‘한국그리스도인 신앙선언’, 1988년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고 밝히고 “우리는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 십자가를 짊어지고 민족의 구원과 해방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는 길을 수없이 외면해왔음을 뼈저리게 통회한다”고 회개했다.

이어 “무한경쟁의 신자유주의적 경제 질서 속에서 사회적 양극화는 매우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다. 농촌에는 땅을 일구고 농업을 이어갈 사람들이 사라져가고 있다”며 “이토록 처참한 현실은 우리 사회와 국가의 테두리를 넘어 범지구적 차원에서 생명질서가 총체적으로 파괴되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현대 문명은 온 지구의 삶과 생명질서를 정복하고 조작하며 통제할 수 있는 과학기술의 효용가치를 중시할 뿐, 생명체의 상생의 기반인 사랑과 정의와 평화, 그리고 생명 자체가 갖는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다”며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자연재해가 범지구적 생명질서의 파국을 암시하고 있지만, 인간의 탐욕은 문명의 멸망을 재촉하고 우주적 종말까지 예견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4대강 개발에 대해서는 반대했다. “우리는 생태환경을 이윤창출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4대강 개발사업’을 비롯한 각종 개발주의 경제정책에 단호히 반대하며, 인간과 자연 사이에 가로놓인 생명의 유기체적 고리를 지켜가는 활동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세계적 차원에서, 우리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 과정에서 비롯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아시아교회협의회(CCA)와 세계교회협의회(WCC) 차원에서 생명평화운동을 펼쳐나갈 것을 촉구할 것”이라며 “지구적 차원에서 생명과 평화를 구현하는 대안이 제시되고, 국제기구들을 활용하여 그 비전이 구현될 수 있도록 촉구하고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선언에는 강원돈 교수(한신대), 김경재 목사(삭개오작은교회), 김경호 목사(들꽃향린교회), 김기석 목사(청파교회), 김영철 목사(새민족교회), 박명철 교수(연세대), 손은정 목사(영등포산업선교회), 양재성 목사(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진우 목사(서울제일교회), 조헌정 목사(향린교회) 등 30여 명의 목회자와 신학자가 참여했다. 이후 선언에 동참할 목회자와 평신도들을 찾아 4월 3일 발표와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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