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36강) 사울에서 바울의 이름의 변화는 회심과는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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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행전(36강) 사울에서 바울의 이름의 변화는 회심과는 무관
  • 승인 2009.09.0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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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울이라고 하는 바울




바울의 첫 번째 선교여행은 바나바의 고향인 구브로(Cyprus)에서 시작되었다(행 13:4-12, 참고 행 4:36). 선교여행의 먼 길을 떠나기 전에 고향에 들려 정신적, 경제적 도움을 얻으려 했을는지 모른다. 그러나 성경에 기록된 내용은 그와는 전혀 관련 없다.

여기서 바울과 바나바는 선교사로서 첫 번째 테스트를 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테스트란, 구브로 섬의 총독 서기오 바울의 측근이었던 거짓 선지자 바예수와의 만남이었다. 로마 제국 시대에 총독과 같은 높은 지위의 관리는 종종 개인적인 마법사 혹은 박수를 두었다.

박수 바예수는 총독 서기오 바울이 예수님을 믿게 되면, 자신이 직업이 달아날 것으로 생각하여 그가 믿지 못하도록 힘썼던 것이다. 바울이 그를 가리켜 마귀의 자식이라 부른 것을 볼 때, 그는 분명코 마귀의 권세 아래 있던 마귀의 종이었을 것이다. 그와의 영적 전쟁에서 승리함으로써 바울은 명실공히 선교사로서 인정받게 되었고, 그리하여 첫 번째 개종자로서 유력한 인사인 구브로의 총독 서기오 바울을 얻게 되었던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사도 바울의 사역과 복음서에 나타난 예수님의 사역을 비교해 봄이 유익하리라 생각한다. 첫째로, 바울과 바나바는, 예수님이 그랬던 것처럼(눅 4:1), 임명 받은 후 성령의 보내심을 받았다(행 13:4). 둘째로, 바울과 바나바는 마술사와 대면하게 되었다. 즉 성령으로 충만한 참 선지자인 바울과 주의 바른 길을 굽게 만들고자 했던, 그럼으로써 세례 요한의 사역을 훼방시키려 했던 바예수와의 대결이었다. 이것은 예수님이 그 공적 사역 초기에 사단과 마주쳤던 것처럼(눅 4장), 성령과 마귀와의 대결이었던 것이다.

결국 바울은 예수님처럼 사단의 세력을 정복함으로써 선교사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하게 되었다. 누가는 예수님과 바울의 사역 사이의 이러한 평행성을 통해서 예수님의 사역이 초대교회에서도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고자 했다. 이것은 결국 누가가 지금 염두에 두고 있는 그의 공동체를 위한 격려의 메시지였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구주 예수님의 능력이 사도 바울에게 계속적으로 나타났던 것처럼, 누가 공동체 시대에도 여전히 성령 하나님의 능력이 활동 중임을 시사함으로써 그들을 격려하고자 했던 것이다.

여기에서부터 사울이라는 이름이 비로소 바울로 바뀌게 된다(행 13:9). 사울에서 바울로의 이름의 변화에 대하여, 여전히 한국교회 내에서는 일종의 오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많은 설교자들이 여전히 사울에서 바울로 그 이름이 바뀐 것을 회심의 증거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울에서 바울로 이름이 바뀌어진 것이 회심의 증거라면, 사울이 회심한 사도행전 9장에서부터 즉시 그 이름이 바뀌어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9장에서 회심한 이후 바울의 이름은 제1차 선교여행이 파송되기 전까지 여전히 사울로 불려지고 있다(행 9:19, 22; 13:1, 2). 이것은 단적으로 그의 이름의 변화와 회심하고는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명백한 성경적 증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교회의 일각에서 사울 → 바울로의 이름의 변화를 회심의 증거로 주장하는 것은 성경에 대한 그릇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누가는 왜 사울에서 바울로 그 이름을 바꾸어 사용하였을까? 이에 대해서는 여태껏 다양한 설명이 제시되어왔다. 이것은 아마도 사울이 (서기오) 바울에 대한 설교에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즉 총독 서기오 바울이 선교여행의 첫 번째 결실이 되자, 그 이름을 사용하게 되었을 것이란 주장이다. 또는 첫 번째 선교여행을 시작함으로써, 9장에서 시작되었던 바울의 회심과 (선교사역) 임명이 완성되었으므로 그 이름이 바울로 바뀌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가장 유력한 설명은, 선교여행을 시작함으로써 이제부터 상대하게 될 사람들이 주로 이방인임을 감안하여, 유대식 이름인 사울보다는 이방인들에게 익숙한 로마식 이름인 바울을 자주 사용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결국 바울은 본래 유대식과 로마식 두 개의 이름을 갖고 있었고, 그 상황에 따라서 적절한 이름을 누가가 사용하였던 것이다.

이와 유사한 예로, 맛디아와 사도 선출의 경쟁을 벌였던 요셉은 로마식 이름인 유스도와 안식일의 아들이란 뜻을 지닌 바사바란 또 다른 이름을 소유하고 있었다(행 1:23). 한편, 베냐민 지파인 바울의 아버지가 그 아들에게 사울이란 이름을 붙인 것은, 왕정 시대 이스라엘 초대 왕 사울이 바로 베냐민 지파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아울러 이때부터 바나바와 바울이란 이름의 순서가 바울과 바나바로 역시 바뀌어지는 것을 보게 된다. 이것은 선교여행의 주도권이 바나바에서 바울로 이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선교여행에서 바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을 입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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