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 대항한 팔레스틴 원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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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에 대항한 팔레스틴 원주민
  • 승인 2005.10.1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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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승교수<서울신대 구약학>


하솔 왕 야빈이 주도했던 북부지역 연합군에는 당시 원주민이었던 여섯 종족이 포함돼 있다(수 11:3). 이들은 가나안, 아모리, 헷, 브리스, 여부스, 히위 족속들이다. 성경 다른 곳에서도 이들은 이스라엘과 대항해 싸운 종족들로 언급돼 있다(수 9:1). 팔레스타인의 원주민이었던 이들은 어떤 사람들이었을까?


(1) 가나안 족속과 아모리 족속: 성경에서 가나안인과 아모리인은 자주 혼용돼 사용된다. 가나안인은 무엇보다도 가나안 땅과 관련 있다. 가나안땅은 요단 동편을 제외한 서부 팔레스타인을 비롯해 뵈니게 지방(오늘날의 레바논)과 시리아의 남부 지역을 지칭했다.

그런 점에서 당시 가나안인은 지중해 해안지대와 이스르엘계곡 및 요단계곡 등지에 밀집해 살았던 서북셈족을 의미했다. 반면 ‘서부인’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아모리인은 상부 메소포타미아 지방과 시리아 지역에 살고 있던 서북셈족을 가리키는 명칭이었다. 이들은 기원전 2000년대 초 유랑하는 유목민 형태로 팔레스타인 지역으로 이주해와 주로 산간지역에 정착했다. 후에 이들은 요단 동편 고원지역으로 영역을 확대하여 그곳에 아모리 왕국을 세우기도 했다. 성경에서 아모리인들은 주로 산지에 사는 사람들로, 가나안인들은 해안가에 사는 사람들로 구분하는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민 13:29, 신 1:7). 그러나 아모리인들은 여러 세기를 거치면서 가나안의 언어와 사회조직, 문화에 잘 동화돼 이 두 종족을 구별할 필요가 없을 정도가 됐다.   


(2) 헷 족속: 헷 족속은 오늘날의 터키 중부지역에서 기원전 17세기부터 이집트제국과 세력을 겨룰 만큼 강대한 히타이트제국을 건설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기원전 13세기 이후로는 세력이 약화됐고, 그러한 상황은 에게해 주변의 해양민족들이 이들 지역으로 유입되면서 더욱 악화됐다. 헷 족속들은 히타이트 제국시대부터 시리아와 팔레스타인지역으로 이주하면서 광범위한 지역에 분포해 살았다.


(3) 브리스 족속: 브리스 족속에 관해서는 역사적 자료의 빈곤으로 그들의 기원이나 역사를 정확하게 재구성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들은 가나안의 원주민임이 분명하다(창 13:7, 15:20, 34:30). 일부 학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이들은 중앙아시아에서 이주해 온 아모리족의 한 분파로서 가나안의 산간지역에 주로 거주하며 살았다. ‘브리스’라는 명칭은 히브리어로 ‘산골’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4) 여부스 족속: 여브스족은 함의 아들이었던 가나안의 후손들로서 팔레스타인에 거주하였던 소수 민족이다(창 10:16). 이들의 중심지는 예루살렘이었기 때문에 여부스는 예루살렘의 별칭이 되기도 했다(삿 19:10, 11, 대상 11:4, 5). 그런 점에서 여부스족은 남부지역의 아모리 연합군 결성을 주도했을 뿐 아니라 하솔의 야빈이 주도했던 북부지역의 연합군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한 셈이다. 


(5) 히위 족속: 히위족속과 호리족속은 같은 종족일 가능성이 높다. 성경 자체도 그런 점을 증거하고 주고 있다. 히위사람 시브온(창 36:2)이 바로 뒤에서는 호리 사람 시브온(창 36:20)으로 지칭되고 있기 때문이다. 히브리어로 비슷한 두 이름은 칠십인역에서 혼용되기도 한다(창 34:2, 수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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