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다도의 기본정신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
상태바
[6] 다도의 기본정신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
  • 승인 2008.04.16 11: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다도하면 제일 먼저 연상되는 키워드는 배려이다.


단순히 차 한 잔을 대접하는 것이 아니라 손님을 진정으로 존중하는 마음으로 차를 대접하는 것이다. 그래서 커피 한 잔을 대접 받을 때와 차 한 잔을 대접 받을 때의 느낌은 완연히 다른 것이다. 차를 우리는 과정에서부터 상대방을 존중하는 배려가 묻어 있기 때문이다. 배려는 타인의 마음을 열게 하는 열쇠이다. 너나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시대에 나보다 남을 더 생각하고 양보하고 배려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정성이 담긴 한 잔의 차는 그 이상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요즈음을 이미지메이킹 시대라 한다. 상대방에게 좋은 이미지를 주기 위해 말투 하나, 표정하나, 옷차림 하나에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인다. 서로가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게 하고 다시 만나고 싶은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본질보다 외형에 치우치다보면 눈에 보이는 매너, 가식적인 매너로 변질되곤 한다. 매너는 좋은데 헤어지고 나면 뭔가 씁쓸한 느낌을 주는 사람들을 접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이 말의 의미를 알 것이다.

가식적인 예의는 금세 표가 나게 마련이지만, 진심으로 예의를 갖춰 사람들을 대한다면 그 사람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며, 사업의 지경이 넓어지고, 자연스럽게 여러 가지 기회가 주어지게 된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것은, 가식이나 덕행이 아니라, 예의범절이다." 이 말은 『허영의 시장』으로 유명한 작가 새커리가 한 말이다. 지나치다고 느껴질지 모르지만 다도는 상대방을 진심으로 존중하는 습관을 몸에 익히도록 하는 데 유익을 준다. 물론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라 경우에 따라서는 상대방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럴 경우에도 차를 끓이면서 차가 물에 흡수되고 물을 변화시키는 과정을 지켜보며 내가 먼저 변해야 상대방도 변화된다는 것을 체득하게 된다. 그래서 나의 잘못을 좀 더 일찍 깨닫고 회개에 이르게 되고 겸손한 마음으로 상대에게 나아갈 수 있다. 이 점이 다도의 매력이라 생각한다.

예수님도 믿는 사람들이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익혀야 할 배려에 대해 말씀하셨다. 누가복음 6장에 “내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고 기록되어 있다. 신학적인 뜻은 차치하고서라도 필자는 이 말씀을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항상 마음속에 지니고 살아가면 상대방으로부터 존중을 받을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하고 싶다.

아름다운 모습은 자신에게만 머물지 않는다. 다른 사람을 전염시켜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발전해 나간다. 나로부터 시작되는 아름다운 배려는 분명 사회를 좀 더 훈훈하게 데워 줄 것이다.


 

<한서대학교 대우교수·크리스천티아카데미 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