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처음처럼 禮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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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처음처럼 禮스럽게
  • 승인 2008.04.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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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통근버스에 몸을 싣고 눈을 뜨니 어느새 훤하게 밝은 교정에 도착하였다. 아침이슬에 촉촉이 젖은 벤치에 앉아 교정을 바라보고 있는데 ROTC 학군단 새내기와 여자 친구가 재잘거리는 소리가 베이스와 소프라노의 화음같이 크게 들렸다.



여자친구가 ROTC 남자친구에게 “아무도 안 보는데 학교 운동장을 가로지르는 횡단보도 보다 빠른 길로 편하게 가자”라고 조른다. 그러자 ROTC 남자친구는 “안돼, 누가 보지 않아도 규칙은 지켜야 돼”라고 하면서 단호하지만 부드럽게 대답하였다. 직각으로 나 있는 횡단보도를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그들의 뒷모습을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또, 건물 안으로 들어갈 때 ROTC 남자친구가 모자를 벗는 모습은 멀리서도 알 수 있었다. 작고 사소하지만 지켜야하는 것을 위해 애쓰는 젊은이들의 모습은 봄날의 아침을 희망차게 해 준 것 같아 아름다움을 느꼈고 그들에게서 희망을 보았다. 



예절이라는 문화적 행위는 무의식중에도 행해져야 하므로 질서를 익힐 때 몸가짐이 단정하게 보이며 겸손한 마음도 생긴다. 이러한 질서는 인내를 바탕으로 하므로 감정을 다스리는 차분한 마음을 지녀야 한다. 감정표출이 앞서고 조급한 사람은 교양과 예의를 갖추기가 몹시 힘들다. 또한 남에게 예의를 갖춤은 자신의 연약함을 아는데서 나오는 겸손과 인간의 존엄성이 바탕이 되므로 말이나 몸짓은 바르고 부드럽다. 예의범절은 질서를 기초로 하므로 조금 익숙하면 편하고 아름답게 보인다. 더욱이 예절이라는 문화적 행위는 무의식중에도 행해져야 하므로 단시일 내에 습득되기가 어렵다. 인성의 기초가 이루어지는 유아기 때부터 재미나고 흥미 있는 실생활에서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유아기의 예절품격을 교육하는 유아다례교육프로그램을 체험하면 앞서 소개한 ROTC 학생처럼 남들이 보던 보지 않던 질서를 지킬 수 있는 의식이 배양될 수 있을 것이고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신선함을 제공할 것이다. 내가 만약 그 여학생의 어머니라면 이렇게 권면하고 싶었다. “그 남학생정도라면 네 인생의 반려자로 훌륭하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는 옛말처럼.”



신앙도 인격이 바르게 갖추어질 때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이든 기초가 바르게 서 있을 때 흔들리지 않는다. 요즘 외국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데 어린이들의 외국어 구사능력이 효과를 보는 연령은 만 7,8세이다. 이에 비해 인성의 틀이 이루어지는 연령은 만 4,5세이다. 이것이 외국어보다 먼저 신앙을 기초로 한 인성교육이 선행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인성이 형성되는 유아기의 어린이들에게 미션인성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된다. 
                                            


<한서대학교 대우교수·크리스천티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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