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벽’ 허물고 떡과 말씀 나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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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벽’ 허물고 떡과 말씀 나눠야
  • 정재용
  • 승인 2009.09.30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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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통합사역 어떤 변화 필요한가?
▲ 장애인과 함께 예배드릴 수 있는 교회 공동체가 진정한 공동체이다.

교회학교 장애인을 위한 시설과 법 등 환경은 좋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이들에 대한 인식은 뒤덜어진 현실 속에서 ‘차별 없는 복음으로 교회의 하나 됨을 지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장애인사역연구소(이하 한장연)가 지난 28일 사랑의교회에서 ‘장애인교회학교에서의 통합’을 주제로 개최한 ‘2009 한장연 포럼’에서 김한호교수(미주장신대· 아이교회 담임)는 “장애인을 위한 교회공동체를 위해 목회자와 교사들이 식탁에서 시중을 들고,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며 나눔과 섬김을 실천할 때 진정한 디아코니아를 이룰 수 있다”며 함께 즐길 수 있는 공동체를 위한 실천적 인식의 전환을 강조했다.

진정한 디아코니아를 이루기 위해서는 성경에서 보여주고 있는 ‘공동체 정신’ 즉, 떡을 나누고 말씀을 나누는 진정한 공동체를 이루려는 노력이 밑바탕이 돼야 한다는 것.


# 장애에 대한 편견 버리자

이를 위해 김한호교수는 “한국교회가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부터 버려야만 함께 예배를 드리며 말씀을 나누고 교제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며 ▲‘장애인은 능력이 없다’는 생각 ▲가치가 없고, 무능력한 존재라는 차별 ▲단지 불쌍한 존재라는 선입견 ▲가치관을 가진 사람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는 현실 등을 바꿔나갈 것을 당부했다.

“이러한 요소들이 한국교회 안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예배드리고 즐길 수 없는 ‘보이지 않는 벽’이다”고 지적한 김교수는 “부정적 사고와 부정적 인간의 이해는 비성경적인 행위이기에 하나님 형상을 닮아 지어진 인간의 모든 모습을 끌어않을 수 있는 기독교적 인간의 이해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목회자들 사이에서도 장애인사역은 ‘특수목회’이고 비장애인사역은 ‘목회’라고 일컫는 의식의 차이 등이 존재하는 한 교회 안에서의 완전한 디아코니아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

하지만 이러한 인식의 전환이 한 순간에 이뤄지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때문에 비장애인과의 통합을 위한 장애인사역은 교회 안에서의 완전한 ‘디아코니아’를 이루기 위한 단계별 노력들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 김교수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또 그들의 부모와 목회자, 교사가 통합예배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예배를 드리는 방법이 차이가 있고 단계를 거쳐 완성을 이뤄나갈 수 있는 것”이라고 조언하고 “함께 떡을 떼고 말씀을 나누기 위해 몇 가지 방해요소들을 극복해야 한다”고 전했다.


# 사역자들부터 변화되자

가장 우선적으로 비장애 학생과 학부모의 장애학생에 대한 부정적 태도의 변화가 요구된다. 장애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며 문제와 삶의 환경에 이해심을 가지려는 노력이 성경적 공동체임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장애인들이 수줍음, 거부감 등을 극복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대하는 모습 등 장애인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 등 부정적인 행동양식을 버릴 수 있어야만 통합을 위한 가장 기초적인 준비를 마치게 되는 것.

김한호교수는 “변화와 준비 없이 무턱대고 통합예배를 드리자고 한다면 오히려 장애인들에게 더 상처를 줄 수 있다”며 “인식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고 좋은 방법이다”고 강조했다.

교사들의 변화도 필요하다. 비장애인 부서 교사의 장애학생 교육에 대한 전문성부족과 부정적 태도, 또 장애인 부서 교사와의 협력부족으로 인해 생기는 문제점들이 해결돼야 한다. 즉, 교사들부터 ‘통합’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장애인교육에 있어 점진적으로는 음악치료, 언어교육, 작업치료 등등 전문적인 치료기술, 목회상담과 같은 특별프로그램 등을 필요로 하게 되지만 기본적으로 교사들 간의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시각이 다르다면 예배를 드리는 문제부터 반편성에 이르기까지 조직 구성에서부터 실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예배와 사역의 균형 중요

이날 세미나에서 장애인사역 사례발표를 전한 수원중앙침례교회, 하나비전교회, 남서울은혜교회, 명성교회 등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노하우를 가지게 된 교회들 역시 김교수의 지적처럼 인식의 변화를 위해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음을 전했다.

수원중앙교회 김인태목사는 “통합을 위해서 통합 그 자체의 문제보다 봉사자와 교사들이 장애에 대한 바른 이해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며 “장애인사역이 주변 사역이 아닌 중심적이며 비전에 부합된 사역으로 부각될 수 있는 이해와 노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남서울은혜교회 김민수전도사는 “통합운영에서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은 예배와 신앙교육을 함께할 수 있는 관계형성이다”며 “신앙공동체의 중심에는 예배가 있어야 하기에 교회가 사회적 요구에 부응한다는 이유로 사회성 개발, 집단 간의 어울림, 교육효과, 생활지도 등이 교회의 본질적인 요소(예배)보다 앞서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사역자들은 “균형 잡힌 복지선교사역으로 교회의 본질적 사명을 회복해야 한다”고 공감하며 “장애인의 사회통합과 전인재활을 위해 교회공동체가 더 큰 몫을 감당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 미니인터뷰 // 김한호 교수

“함께 어울려 사는 통합의 삶 중요”


“한국도 사회복지 정책이 많이 발달했다. 그러나 아직도 사회에 부정적 인식이 많이 있음을 느낀다. 인식의 변화를 위해 교회가 주도적으로 일해야 하며 목회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김한호교수는 교우들이 예수 그리스도가 관심갖는 사역에 봉사자가 되도록 훈련해야 한다면서 자원봉사자로서의 훈련을 강조했다. 이번 한장연 포럼에서 주제강연을 한 김한호교수(미국 아이교회 담임)는 장로회신학대학(Th.B, M.Div)을 졸업, 독일로 가서 하이델베르그대학에서 디아코니아 Diplom 학위를 받고 오스나부룩대학에서 실천신학 분야로 Ph.D 학위를 받았다.

디아코니아학을 전공한 김 목사의 관심은 디아코니아학과 기독교교육 안에서 장애 아동의 통합교육과 조기교육으로서 이번에 주제발제를 통해 자신이 공부한 독일의 사례들을 발표했다.

“장애인 사역은 조기교육과 통합교육이 중요하다. 어려서 통합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성인이 되어서는 힘들다. 해외의 경우 어린 아이 시기에 특히 유치원에서 통합교육을 하기에 자연스럽게 어울려 살아간다.”

통합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김교수는 앞으로는 통합의 삶이 장애인만이 아니라 다문화권의 사람들에게 나아가 자연, 환경과도 중요한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이 일을 위해 김교수는 고백성과 전문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연합활동의 중요성도 덧붙였다. 더불어 교회는 성장을 말하는 곳이 아니고 진리와 진실을 말하는 곳으로서 교회가 진리와 진실을 말하면 언젠가는 사회가 교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교수는 18년 전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교회가 어디로 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의 답을 얻기 위해 독일로 갔으며, 실천을 중요시하는 디아코니아학을 배우면서 복지와 장애인 등 예수님의 나눔사역에 대해 학문적인 접근을 시도했다.한편 김한호교수는 미국에서는 PCUSA 회원으로서 아이교회 담임목사로 시무하고 있으며, 미주장신대학과 ABSW(Berkeley) 대학에서 디아코니아학을 강의하고 있다.                
<이석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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