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 제비뽑기 폐지론 다시 ‘모락 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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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 제비뽑기 폐지론 다시 ‘모락 모락’
  • 이현주
  • 승인 2009.07.1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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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교단 중 가장 먼저 제비뽑기 선거제도를 도입, 정착시킨 예장 합동총회가 새로운 선거제도 마련을 고민하고 있다. 특히 제비뽑기 선거제도는 문제가 있다고 보고 개선방안을 연구하는 한편, 직선제 도입도 고려중이다.

 
합동 총회 산하 9개 임의단체 지도자들과 증경총회장 일부는 최근 모임을 갖고 제비뽑기에 대한 재논의를 구체화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제비뽑기 제도를 근본적으로 부정하고 직선제고 가야 한다는 의견과 제비뽑기는 그대로 두되 문제점들을 보완해 나가자는 두 가지 의견을 놓고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했다.
 

직선제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제비뽑기가 헌법에 위배되며 총회임원의 리더십이 약화되고 교계에서 지도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서기행 증경총회장은 “총회 임원 및 상비부장 선거는 헌법대로 해야 한다”며 직선제를 주장했다. 이경원목사 역시 “제비뽑기는 헌법에서 한 회기에만 해당한다고 잠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하고 있는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많은 참가자들이 총대의 기본권이 투표권 상실과 경쟁력 약화 등을 지적하며 제비뽑기 폐지에 불을 붙였다.

 
하지만 김정대 목사 등 일부는 제비뽑기가 최선이 아니더라도 기본 틀은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목사는 “제비뽑기가 헌법에 위배되는 것은 아니며 금권 타락선거를 막는 대안으로 타 교단에서도 고려중인 사안”이라고 지지했다. 지지자들은 헌법대로라면 대회제나 무지역노회 모두 다 위배사항이라며 제비뽑기가 헌법에 저촉되기 때문에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대신 제비뽑기 제도 보완 차원에서 총회 리더십을 강화하고 금권선거의 대안을 마련하며 교단 발전을 모색하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수정을 희망했다.

 
합동총회는 지난 2001년 86차 총회에 제비뽑기를 처음 도입했으며 이후 상비부장과 기관장 선거까지 확대 적용됐다. 그러나 교단에서 리더십을 꾸준히 쌓아온 인물보다 제비뽑기에 의해 즉흥적으로 선출되는 임원들이 속출하면서 교단 안팎에서 리더십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거나 총회가 표류하는 어려움을 겪어 왔다.
 

심지어 지난 2004년에는 시행 3년 만에 폐지론이 본격적으로 대두되면서 “깨끗한 선거에 치중하다 정책 없는 총회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는 이야기까지 오갔다.

 
거의 매년 거르지 않고 나오는 제비뽑기 폐지여론에 대해 총회 일각에서는 “구체적인 대안 없이 폐지 논의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제비뽑기에 버금가는 건강한 선거 대안을 먼저 마련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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