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교회와 도시교회 ‘상생의 길' 모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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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교회와 도시교회 ‘상생의 길' 모색하라
  • 표성중
  • 승인 2009.07.14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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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농교류’로 마을의 80%를 복음화시킨 이춘식목사

비가 억수같이 퍼붓던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사랑의교회 안성수양관에서는 농어촌교회 목회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농촌교회를 부흥시킨 한 목회자의 강의와 간증을 들으며 지역 복음화를 향한 소명과 강한 열망을 불태웠다. 작은교회살리기운동본부(본부장:박재열목사)가 주최한 ‘제2회 농촌교회 살기기 전국세미나’에 강사로 나선 이춘식목사(금양교회, 52세)는 한 마을을 80% 복음화시킨 목회자다. 전북 진안군 상전면 월포리에서 목회하며, 금지 배넘실마을 위원장으로 도시와의 도농교류를 통해 농촌교회도 부흥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 준 그의 목회이야기를 들어본다. <편집자 주>


# 1990년 30명이 출석하는 금양교회로 부임했을 당시 교회와 마을의 상황은?


6개월 동안 목회자가 없는 상황에서 전혀 돌보지 않았던 예배당 천장은 비가 오면 새고, 교회 밖 주변은 잡초로 무성했습니다. 또한 성도들 간의 다툼과 갈등도 매우 심각했습니다. 이러한 다툼의 결과 설립된 지 100년이 되어가는 교회는 이미 주민들에게 비난의 대상이 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부임 당시 마을 주민들은 경제적인 문제로 매우 힘든 삶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용담댐 공사로 사라진 금지마을과 양지마을 100여 가구 중 일부가 이주해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한 배넘실 마을은 삶의 터전을 잃은 수몰민들이 모인 곳이었기 때문에 당장 먹고 사는 문제가 최대 현안이었죠. 마땅한 소득원도 없는데다 농경지를 개간해 생산한 농작물들은 매년 가격폭락 및 폭등으로 인해 주민들은 매우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실정이었죠.


# 매우 힘든 여건 속에서 목회를 시작하신 것 같습니다. 어떻게 사역해 오셨나요?


▲ 이춘식목사(금양교회)
폭락과 폭등을 반복하는 불안정한 농산물 가격 때문에 주민들이 경제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하기 어려운 현실을 보고 도저히 교회 안에만 머물 수 없었습니다. 폭리를 취하는 중간 상인들 때문에 땀 흘린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농민의 삶에, 절통한 마음 금할 길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직접 밭에 방치된 배추를 싣고 도시교회들을 찾아다니며 배추장사를 하기 시작했죠. 그러면서 도농교류를 통해 직거래를 도모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내막을 알지 못하는 분들은 저를 ‘배추목사’라고 비아냥거리며 말씀과 기도에 전무하지 않는 목회자라고 비난했지만 그 말에 위축되거나 농촌교회에서 할 수 있는 다른 목회방법을 찾지 못했습니다. 당장 먹고 살 길이 없는 주민들에게 말씀도 중요하지만 떡도 필요했기 때문에 직접 나서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 ‘도농교류’가 성공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다면, 그리고 현재 어떤 일들을 진행하고 계신가요?


배추, 고추, 감자, 고구마, 콩 등 마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로 직거래를 확대해 나가면서 배넘실마을과 도시교회들과의 교류가 형성되었습니다. 특히 지난 2004년 서울 산정현교회와의 도농교류가 기폭제가 됐죠, 우리교회와 마찬가지로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교회였는데 100주년을 기념해 결연을 맺고 본격 1교1촌 교류에 나서게 된 것이죠. 농산물 직거래뿐만 아니라 그 교회 성도들이 농촌일손 돕기 봉사활동, 마을정원 부지매입, 공원조성, 등 다각적인 지원을 해 주셨죠.


이러한 도농교류가 여러 교회와 학교, 단체, 기업 등으로 활성화되기 시작하면서 지난 2007년 농협중앙회가 선정하는 농협우수마을에 선정되었고, 같은 해 농촌진흥청에서 전통테마마을로 선정되면서 지원금과 시상금을 받았습니다. 이 때 받은 것으로 주민들과 함께 ‘도농교류센터’를 건립했고, 황토찜질체험방과 황토집 펜션 등 숙박체험시설을 갖춰 도시민들을 발길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을 주민들은 방울사과와 해바라기, 감자, 콩 등 공동 작업장을 마련해 함께 작업하면서 마을 공동체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저 또한 진안군 농산물 전자상거래 대표를 맡아 농산물 직거래를 돕고 있고, 진안군 사회복지 협의회 부회장과 사회복지 대표 협의체 부위원장과 기아대책 가게와 (사)가나안나눔터 대표를 맡아 지역발전을 위해 작은 힘을 보태려고 하고 있습니다.


# 80%의 마을 복음화를 이루셨는데 앞으로 어떤 비전을 품고 있는지?


우리 마을은 배넘산(배가 넘은 산)을 비롯한 홍수와 관련된 설화가 있습니다. 그래서 마을을 성경적인 기반으로 구축하기 위해 마을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배넘실 마을이라고 지었습니다.


마을 주변 자연 환경을 가꾸어 교회가 중심이 되는 어메니티(Amenity)를 발굴해 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홍수’와 접목해 마을발전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농촌교회와 도시교회가 서로 상생하고 몸과 마음 영혼의 안식처가 될 수 있는 ‘바이블 랜드’를 조성하는 것이 비전입니다.


# 농어촌교회는 부흥하기 힘들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목사님의 목회를 보면 이 말은 틀린 말인 것 같습니다. 농어촌교회를 부흥시킬 노하우가 있다면?


어떤 목회나 마찬가지지만 농촌교회를 부흥시키려면 목회자는 올인해야 합니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듯이 농촌농민을 내 목숨처럼 사랑하고, 그 사역지에서 뼈를 묻는 심정으로 올인목회해야 합니다. 특히 도시교회와의 관계를 개선해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도시교회가 크고자 한다면 농촌교회를 섬겨야 하고, 도시교회가 으뜸이 되고자 한다면 농촌교회의 종이 되어야 합니다. 계시록 8장에 언급된 말세의 징조를 주목해야 합니다. 환경재앙 속에 생명을 살리는 농산물이 가장 타격을 입게 되면 식량대란, 식량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환란을 조금이라도 대비하려면 농촌을 지켜야 하고 농촌교회를 구원의 방주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도시교회가 농촌교회를 섬기는 것이 결코 허무맹랑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농촌교회 뿐 아니라 작은교회를 살리기 위해서 한국교회가 해야 할 일은?


작은 시냇물이 마르면 큰 강물도 마르는 법입니다. 진실로 큰 교회가 되고 싶다면 작은교회를 섬겨야 합니다. 한국교회가 세상 방식인 약육강식으로 부흥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방식인 큰 자가 작은 자를 섬기는 방향성을 제시할 때 한국교회는 세상의 빛이 되고 불신자들을 전도하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세상에는 강자보다 약자가 많고, 성공한 자보다 실패한 자가 많고, 부자보다 가난한 자가 많습니다. 때문에 이 땅에 오신 예수님께서도 약자와 고통 받는 가난한 자들에게 더 깊은 관심을 가졌던 것입니다. 머리 둘 곳조차 없으셨던 예수님이 가신 길로만 가면 교인 수평이동이란 말은 사라지고 불신자를 구원하는 방주로 한국교회가 쓰임 받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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