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자정만이 감리교회 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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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개-자정만이 감리교회 살 길”
  • 공종은
  • 승인 2009.06.19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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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감리교목회자대회’ 1천여 목회자 참석


감리교의 회개와 변화를 염원하는 목회자 1천여 명이 재를 뒤집어쓰는 심정으로 자복하고 회개하는 기도를 드렸다.

전국에서 참여한 목회자 1천여 명은 19일 오후 1시 종교교회에서 ‘전국감리교목회자대회’를 열고, 감리교회의 회개와 자정, 변화와 갱신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목회자대회는 참석한 목회자 모두가 죄인임을 고백하고 자백하는 표시로 각자의 이마에 검은 십자가를 그리는 의식으로 시작됐으며, 삼베옷을 찢으며 영적 지도력과 공교회의 영성, 사회적 책임을 잃어버린 죄를 고백하고 회개했다.

‘감사․회개․실행’이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전한 우병설 목사는 “감리교가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안타깝기 그지없다”며 아쉬움을 전하고, “본래 받은 사명을 잃어버린 것, 감리교 전통을 잃어버린 것을 회개해야 한다”고 모두가 회개할 것을 촉구했다.

또 우리의 생각을 접고 하나님의 긍휼을 바라야 하며,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고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우 목사는 또한 “모두가 생각이 다르고, 성향이 다르며, 목회 장소가 다르지만 예수 안에서 서로 이해하고 협력해야 한다”면서 “이럴 때 하나님께서 함께 하신다”고 말했다.

예배 이후에는 ‘변화와 갱신’을 주제로 의제 제안이 진행됐다. 이주연 목사는 감리교 사태에 대해 언급, “삼권분립은 고사하고 인사행정과 감사제도 조차도 신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돈과 권력을 본부에 집중시킨 결과, 선거와 행정, 인사 등 많은 문제를 야기했고, 이로 인해 파국에 다른 결과 타락한 불법 감독회장 선거사태로 드러나게 됐다”며, 현 감독제 개선, 본부 부담금 폐지, 행정전산화를 통한 투명화와 공개화, 파벌과 학연, 지연 등의 정실인사 중지 등을 촉구했다.

‘감리교회의 공교회성 회복’에 대해 제안한 박철 목사는, 물량주의와 교회의 사유화 문제를 지적했다. 공교회성을 회복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들이 필요하며, 교회 사유화 금지를 법제화하는 방안 등의 적극적인 대안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기도회에 참석한 목회자들은 감리교회의 회개와 변화를 바라는 희망을 담은 밧줄로 엮은 십자가 주위에 모여 간절히 기도했다.
지성래 목사는 ‘감리교회 제도 개혁’에 대해 언급했다. 지 목사는 감리교 선거제도와 관련, “합리적이고 참신한 감독과 감독회장이 선임될 수 있는 적법한 제도가 이미 마련돼 있다”면서, 그러나 “그 제도에 참여하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위원을 비롯한 선거권자와 피선거권자의 자질과 의식의 개혁이 먼저 있지 않으면, 아무리 새로운 제도를 개혁해 놓아도 불의하고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 되고 말 것”이라고 주장, 제도보다 사람이 우선임을 역설했다.

이어진 세대별 제안마당은 나이별로 4부류로 나뉘어 진행됐으며, 소송 당사자들의 소송 철회와 교단 내 모든 공직에서의 사퇴, 총대들의 연령별 직능별 비례대표제 도입, 교회 직접 세습 금지 법제화, 감독회장 제도 개선, 연회 조정 등의 의견들이 활발하게 개진됐다.

이후 참석자들은 나무 십자가에 감리교의 회개와 자정을 통한 변화의 소망과 희망을 담은 밧줄을 둘러 희망의 십자가를 만들었다.

또한 선언문을 발표, “웨슬리의 성서적 경건에 기초한 자랑스런 감리교회의 신앙전통은 금권 및 불법 타락선거로 말미암아 그 빛을 잃은 채 세상의 조롱거리가 되고 말았고, 영적 지도력의 부재는 이런 혼란을 가중시킨 채 오늘에 이르게 됐다”며, 오늘의 현실이 모두의 죄로 말미암아 비롯됐다고 고백했다.

참석자들은 ▲교회를 사유화하려던 모든 의도 회개 ▲감리교회 신앙 전통인 사회적 성화를 추구하고 포용적이고 균형잡힌 감리교신학 회복 ▲감리교회의 변화를 위해 개혁입법 우선 ▲소송 당사자들은 본안 판결을 수용하고, 직무대행은 빠른 정상화를 위해 노력 ▲은급제도 개선과 미자립 교회 문제와 목회자 최저생활비의 제도적 해결 ▲연급순 의회제도를 개선해 직능별, 연령별, 성별, 전문성 등의 대표성 보장을 촉구했다.

이번 전국감리교목회자대회에는 전국에서 2천67명이 서명에 동참해 감리교의 변화와 개혁을 위한 바람에 동참했다.

한편 ‘전국감리교목회자대회’에 대해서는 성공적으로 치러졌다는 평가가 강하다. 그러나 감리교 개혁으로 연결되고 이끌어 낼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100% 장담하지 못한다. 개혁에의 의지가 공감대를 형성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과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점은 이날 도출된 개혁에의 의지들을 현실화시켜 입법화하는 것. 아무리 좋은 개혁안이라고 해도 입법화되지 않으면 아무 쓸모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목회자대회 주최측은 연회별 토론회를 통해 개혁안들을 더 구체화하고 공론화 할 것으로 보이며, 개혁입법의 골격을 완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연회장제도’의 도입 문제. 연회장 제도는 지난해 12월 결성된 ‘감리교회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제시한 것으로, 감사모는 감독회장제 폐지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연회장제도를 강력하게 주장했었다.

19일 열린 감리교목회자대회에서 채택하기로 한 선언문에서도 이를 대안으로 여겨 당초 연회장제도의 도입을 포함시켰지만, “합의된 의견이 아니다”는 의견에 밀려 최종 선언문에서는 빠지게 됐다. 그러나 참가자들을 비롯한 감리교회의 공통된 정서는 ‘감독회장 제도 개선’이 있어야 한다는 것. 이런 큰 틀에서 볼 때 크게 우려할 점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반면 문제는 아직 진행 중인 법적 분쟁이 어떤 쪽으로 흐르느냐 하는 것이다. 신기식 목사가 제기한 감독회장 선거무효소송이 아직 진행 중이고, 어떻게 판결이 나느냐에 따라 감리교회의 행방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소송 당사자인 신 목사가 승소할 경우에는 지난해 10월 실시됐던 감독회장 선거가 무효로 돼, 재선거가 불가피 하고, 패소할 경우에는 고수철 목사가 감독회장으로 복귀, 현 직무대행 체제를 끝내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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