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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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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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4.23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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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삼지목사<제자교회>


얼마 전에 젊은 초등학교 교사의 상담을 받았다. 그분은 지난해 문제가 된 일제고사 때문에 자신의 고민을 토로했다. 전교조에 가입하여 활동하면서 학생들의 유익을 위해서는 일제고사가 부당하다고 생각하며 그야말로 ‘대충` 시험을 치르도록 유도했다가 옷을 벗어야할 상황에 몰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충격이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참으로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세상을 바꾼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도 알았구요."

대개의 상담이 그렇듯 그분은 자신이 갖고 있는 고민을 얘기했고, 또 답안까지 술술 늘어놓았다. 나는 그분과의 대화 말미에 이렇게 조언했다. “대체로 많은 사람들은 세상을 바꾸는 일이 조직을 갖춰 힘을 모아 목표를 이뤄내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방식은 정치일 수 있고, 혁명일 수 있지만 그것으로 인해 원하는 변화를 얻기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은 지금 아이들을 맡고 있기 때문에 그 아이들에게 필요한 가르침을 주고, 깨달음을 얻게 하고, 세상을 바로 보게 하는 것이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변화는 군중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을 만날 때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게 진짜입니다.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세상을 바꾸는 방식입니다."

그분이 어느 정도 내 말에 수긍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목회나 교육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을 목표에 둔다면 그건 분명히 대중을 함께 상대하는 방식이 아니라 한 사람의 영혼을 만나고, 그 영혼의 변화와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현재 한국 교회는 물론 세계 기독교가 갖고 있는 문제중에 시급한 문제가 바로 거기 있다고 생각한다. 지나치게 대중만을 바라바고 한꺼번에 큰 일을 이루려는 욕심이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우리 합동 교단도 7월이면 <기도한국>이라는 대중집회를 준비하고 있고, 우리 교회도 상당히 쿤 교회로 성장하여 다수가 함께 예배를 드리고, 수많은 청중앞에서 설교하는 것이 당연시 되었다. 이러한 집회도 필요하다. 그리스도인들이 연합하여 하나님을 부르고, 찬양하는 일을 모인 많은 사람들에게 힘을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혼의 변화와 생명의 발아는 대중보다는 한 사람을 만났을 때 일어나는 성령의 역사임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 교회 목회 현장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소그룹이다. 이 소그룹은 두 세명일 수도 있고 개인일 수도 있다. 교회안에서 교사와 한 사람이 만나 거기에서 생명의 역사가 없으면 교회의 생명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국 교회는 지금 작은 교회들이 살아야 한다. 이 말은 작은 교회들에서 생명의 역사가 일어나야 한다는 말이다. 골목마다 지하실마다 그곳에 몇 명이 모이든, 그 안에서 은혜의 역사, 성령의 역사, 생명의 역사가 있어야 한국 교회가 살아날 수 있다는 말이다. 나를 포함하여 한국교회 수많은 목사들이 만나는 사람들에게 부활의 복음을 통해 생명의 역사를 이뤄내야 한다.

그리고 내가 만난 교사에게 말한 것처럼 삶의 현장에서 복음으로 살고, 복음으로 변화를 경험하며, 그 경험을 나누는 일로 인해 변화의 역사가 일어나야 한다. 진짜 변화는 대중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이루어 내는 것이 아니라, 변화된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변하게 하는 데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허황된 일확천금을 구하는 어리석은 사람처럼 지금 한꺼번에 뭔가를 이뤄낼 수 있다는 자만을 버리고, 한 사람, 한 생명을 바라보자. 그리고 그 한 사람의 변화를 위해 정성을 모으자. 그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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