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기도원 찾아 나만의 시간 갖고 깊은 ‘묵상으로 한 해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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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기도원 찾아 나만의 시간 갖고 깊은 ‘묵상으로 한 해 준비’
  • 승인 2001.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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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목회 10년을 맞는 진상국 목사(40. 실천교회). 목회를 시작한 이후 뒤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렸다. 신도시에 들어가 어느 정도 규모있는 교회로 만들기 위해 동료 목사와 보이지 않는 경쟁도 했고 인근 교회 목회자들과 신경전도 벌이며 교회 부흥을 위해서 온 힘을 쏟았다. 그래 10년이다. 10년 동안의 기도나 생활, 모든 생각과 패턴들이 교회 부흥과 성도들의 안녕에 귀착됐다.
그러나 이런 것이 나에게는 불만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오히려 목회자의 영광이요 목회자가 당연히 가져야 할 자세다. 나는 목회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10년을 지난 지금 뒤돌아보니 그동안 나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가진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가족들과 조용히 휴식하는 시간도 없었고 깊은 묵상 한번 제대로 못했다.
신학생 때 그렇게 빈번히 찾아다니며 영적 무장과 영성, 인격수양을 위해 기도했던 기도원도 이제 교회 부흥을 위한 기도를 목적으로 찾았지 나 자신을 위한 기도, 내 영성의 풍성함을 위해서는 가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남들은 목사가 목회를 하려면 무엇보다 철저하게 나를 버리고 내 모습은 감추어야 된다고 하지만 나를 찾는다는 것은 개인 이기주의의 발로에 의한 것은 아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통한 나를 찾음이요, 말씀과의 올바른 관계 형성이 바탕이 된 나를 찾음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철저한 반성과 성찰을 통한 나를 찾음이다.
그래서 진 목사는 올해만큼은 신년 휴가를 얻어 나만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한 해가 저물고 이제 며칠 후면 새해의 아침을 맞는다. 한 해의 끝이 언제나 아쉬움으로 기억되는 것은 어쩌면 그만큼 일에 대한 애착이 강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목회자들이 새해에 대한 희망찬 기대와 계획에만 집중할뿐 지나온 시간에 대한 반성에는 비중을 두지 않는 경향이 많다. 올 연말은 근처의 조용한 기도원을 찾아 깊은 반성과 함께 새 출발을 구상해 보도록 하자. 연말이 되고 신년이 되면 성도들과 함께 기도원을 찾아 ꡐ신년 축복성회ꡑ에 참석해 은혜받는 시간을 가졌으나 올해만큼은 나만의 묵상의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자. 가까운 거리에 있는 조용한 기도원을 찾아 고요함 속에 함께 하는 깊은 묵상을 통해 하나님과의 만남을 갖고 묵상 중에 들리는 음성에 귀기울여 보자.
목회자가 건강하고 영성이 건강해야 교회가 건강할 수 있다. 그리고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 형성이 올바른 교회 성장과 건강한 목장 형성의 길임을 생각한다면 며칠 동안의 개인 시간은 교회를 위해서도 목회자 자신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것이다.
기도하고 묵상하기에 적합한 기도원을 선택했으면 교회에 신년 휴가나 목회 일정 준비를 위한 며칠 간의 시간을 요청하고 가족과 함께 떠나도록 한다.

번잡한 일상을 떠난 시간 동안에는 그동안 하지 못한 개인기도와 묵상, 성경공부를 실시해 보도록 하자. 가족과 동반했을 경우에는 가족간의 사랑을 나누는 시간을 가져도 좋고, 자녀들과의 못다 한 대화의 시간을 갖도록 하자.
개인기도 시간에는 묵상과 성경 탐구를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기도시간에는 가능하면 자신의 목회 일정과 앞으로의 목회 계획 등과 관련된 기도에 집중하도록 한다. 깊은 묵상을 통해 나 자신을 성찰하고 발견하는 시간을 갖는다. 가족과의 시간을 통해서는 충분한 대화의 시간을 갖도록 하자.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 가장 소홀하게 대하고 대화가 없는 사람이 바로 사모와 자녀들이다.
아내와의 대화를 통해 목회와 가정에 대한 깊이 있는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 그동안 대화의 단절로 발생했을지도 모를 자녀들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서로의 고충과 생각에 대해 교환해 보도록 하자.

때로는 아내와의 대화, 자녀들과의 격없는 대화를 통해서도 잃었던 내 모습을 찾을 수 있고 그들의 말 속에 담긴, 그들의 생각 속에 담긴 현재의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가족들은 나를 가장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거울이기 때문이다.

공종은차장(jek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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