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내적으로는 세계 성공회 평화대회를 유치하고 한반도 평화문제를 람베스회의 의제로 끌어냈으며 사상 처음으로 북한에 지원물품을 보내기도 했다.
책상머리에 앉아 있기를 거부하고 발품을 팔아가며 다양한 사업들을 전개한 박경조주교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에큐메니칼 일치순례’. 당시 개신교측 순례단 단장으로 스위스 제네바 에큐메니칼센터와 로마 교황청 등을 방문해 한국의 분단상황과 평화의 시급성을 역설한 박주교는 그 결실이 이번 일치기도회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반도 평화문제는 세계성공회 람베스회의에도 의제로 채택돼 세계교회가 북한사회에 관심을 갖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대한성공회는 실제로 지난해 영국 켄터베리에서 열린 람베스회의에서 ‘람베스 평화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한반도 평화관련 영상물 상영과 국제회의 기조발제 등을 통해 한국의 입장을 전달했고 그 결과로 람베스회의 성찰보고서에 “동북아의 영구적인 평화를 지지하고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 협력한다”는 조항을 얻어냈다. 또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북한에 직접 쌀을 전달하는 등 평화를 위한 노력을 쉬지 않았다.
은퇴 후 박경조주교는 에큐메니칼 일선에서 물러나 환경운동에 남은 여생을 바칠 계획이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이사로 활동하며 녹색교회운동과 대운하반대 등 그동안 기도해했던 일들에 더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경조주교는 대한성공회 제4대 관구장으로 지난 2005년 11월 취임했다. 고려대와 성공회대 전신인 성미가엘대학교를 졸업하고 1975년 사제서품을 받았다.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 회장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공동대표,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이사 등을 역임하면서 한국교회 일치와 환경운동에 앞장서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