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사후 1세기와 2세기 초 예수 운동의 다양한 전개를 사회사적으로 다룬 ‘초기 그리스도교의 사회사:고대 지중해 세계의 유대교와 그리스도교’(도서출판 동연, 에케하르트 슈테게만ㆍ볼프강 슈테게만 공저)가 출간됐다.
저자들은 책을 통해 예수를 계승한 다양한 예수 운동들이 지리ㆍ사회ㆍ문화ㆍ정치적으로 동일하지 않은 배경 속에서 전개되었음을 설명하고 있으며, 또한 ‘예수따름’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다양한 사회사적 맥락과 상호소통하면서 발전한 후속의 예수 운동들의 다중성을 강조했다.
총4부 800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사회사적 자료들로 구성된 ‘초기 그리스도교의 사회사’ 제1부에서는 고대 로마 제국의 사회사를 기술수준, 권력구조, 인구, 도시들, 노동 분화와 분배, 화폐, 저작들, 사회적 불평등 등의 차원에서 권력을 중심으로 복잡하게 얽힌 사회사적 배경에 관한 고대세계의 인식을 제공하고 있다.
제2부에서 저자들은 ‘예수따름’의 다양한 전개를 소개하며, 고대 로마 제국의 사회사적 체계가 어떻게 예수따름 현상과 연계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저자들은 “제국 중심부의 유대교에 대한 인식과 정책들, 제국 각 지역 엘리트들의 정책, 각 지역 주민들의 유대인에 대한 태도들이 연계되면서 디아스포라 유대교가 형성되었다”고 주장하며 “예수따름 공동체들은 고대 로마 제국 사회에서 기원후 70년 이전과 이후를 체험하면서 유대주의 분파의 하나이자 유대주의 분파의 일탈자 집단으로 다중적으로 형성되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제3부에서는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들의 사회사를 다루며 오늘날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신앙 양식을 ‘모방’하고 있는 우리의 신앙적 관행이 얼마나 전통과 괴리되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 제4부는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들에 대한 여성주의적 해석에 초점을 두고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에서 여성의 역할과 지위에 관해 상세히 다루면서, 고대 로마 제국 도시문화와 어떻게 연관되고 어떻게 다른지 설명한다.
특히 책을 번역한 김판임교수(세종대), 손성현교수(감신대)는 “책을 통해 드러난 ‘초기 그리스도교’의 모습은 자본으로 비대해지고, 권력과 야합하고, 문자주의적 성서해석으로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교회에게는 더더욱 불편한 진실이 아닐 수 없다”며 “초기 그리스도교의 사회사는 교회주의와 성공주의에 사로잡혀 자기의 뿌리를 돌아보지 않는 교회를 향해 철저한 비판이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책을 기획한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김창락소장)는 지난 22일 오후5시 만해NGO교육센터에서 ‘출판기념회’를 갖고 김창락소장과 김학철교수(연세대)가 논평자로 나서 ‘초기 그리스도교의 사회사’에 대한 논평을 진행했다.
김학철교수는 ‘초기 그리스도교 사회사 연구의 한국 수용사적 의미’라는 논평을 통해 “슈테게만의 책은 한국 기독교의 사회적 위치와 기대 역할을 성찰하게 한다”며 “1세기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기원과 사회적 성격을 밝혀 오늘 이땅에서 신앙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점검하도록 돕고 있다”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