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목사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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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목사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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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1.26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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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찬목사<의왕중앙교회>


임진왜란이나 등등의 국난에 대하여 배우면서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었다. 그리고 작은 가슴에 내가 그 때에 살았다면 그렇게 하거나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을 것이라고 무기력한 역사를 질책하고, 나름대로 우리(내)가 주체가 되는 시대의 나의 역할을 힘 있게 그려보곤 했던 가소로운 어린 시절이 있었다.

근년에 들어 기독교와 교회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과 비난의 소리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인터넷 상에는 아예 반기독교 단체들의 터전이 되어버렸고, 사이버 공간을 점령해 버려서 기독교적인 주장이나 사건에 대하여 벌떼처럼 달려들어 안티기독교의 아성을 바벨탑처럼 쌓고 있다.

적어도 그 공간 그 땅에서는 기독교는 기독교가 아니라 ‘개독교’다. 그리고 TV나 신문, 주간지 등에 교회의 비리를 고발하거나 목회자들의 비행을 들춰내는 기사들이 이제는 큰 문젯거리가 되지 않을 만큼 다반사의 일이 되어버렸다.

금년 1월말 MBC심야프로로 교회의 어두운 면을 보도하는 프로가 등장한 것을 필두로 SBS〈신의 길, 인간의 길>은 아예 기독교의 근본부터 흔들겠다는 야심찬(?) 심사를 여과 없이 들어내 보이는 공중파 TV방송의 횡포 앞에서 그것마저 찬반으로 나뉘어 우리 안에서 투덕거리는 형국으로 무기력과 피곤한 기독교의 형상을 여실히 드러내 보였다.

이런 프로그램에 매번 등장하는 내용 중에 대형교회의 저명한 목사들의 생활윤리에 대한 시시비비가 있다. 목사들의 금전문제, 이성문제, 명예욕 문제 그리고 교회 운영의 비민주적 내용 등이 단골메뉴이다.

‘참으로 심각하다.’ 이것이 방송이나 신문들의 주장만이 아니라 일선 목회 현장에 있는 목회자의 눈으로 본 한국 기독교의 현실이다.

한국교회 모든 문제는 목사의 문제라고 자각한다. 목사(나를 포함한)들이 오늘의 한국교회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 성경은 이미 강단에 갇힌 붙박이가 되어 우리의 삶의 현장을 녹일 능력을 감금당했다.

이성문제를 다룰 공회가 있는가. 다 그만의 문제가 아닌 나의 허물이고, 비밀이고, 나의 문제이기에 쉬쉬하고 덮기에 급급하다. 어떤 특정한 사건만이 아니다. 우리의 전반이 성경이 다스리지 못하고, 성경의 다스림에 목사들이 무릎 꿇지 않는다.

이것저것 할 것 없이 모두 세상의 법정으로 달려가고 있다. 교회와 노회, 총회가 법을 세우고, 말씀의 권위에 굴복하며, 시시비비를 다스리던 교회는 구시대 박물관의 유물이 되어버렸다. 법은 있고, 제도는 있으나 사문화되고, 능력을 탈진 당한 무기력한 교회법은 있으나마나 한지가 오래 아닌가.

울음으로 탄식으로 외치시는 주께 오히려 십자가로 응대했던 그 시대, 그들처럼 이 시대의 바리새인 되고, 교권의 주체가 된 목사와 교회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는다.

성경은 “…구태여 불의한 자들 앞에서 송사하고 성도 앞에서 하지 아니하느냐 … 세상도 너희에게 판단을 받겠거든 지극히 작은 일을 판단하기를 감당치 못하겠느냐 … 너희가 피차 고발함으로 너희 가운데 이미 뚜렷한 허물이 있나니 차라리 불의를 당하는 것이 낫지 아니하며 차라리 속는 것이 낫지 아니하냐”(고전6:1-8)고 탄식하듯이 외치지만 총회도 노회도 당회(교회)도 줄을 서서 세상 법정으로 달려가고 있다. 강단의 유희와 축복의 사물(邪物)로 전락해버린 성경은 자신의 욕망 앞에서, 이익 앞에서 이미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다.

그러나 한국 목회자들 중에는 참되고 올바른 목회자들이 아직은 많다. 목사의 눈으로 보아도 진정 목사들이 계시다. 스승들이 있다. 이들의 말 없는 삶과 살아 있는 외침이 한국교회를 소생시키는 일에 쓰임 받아 근원에 엘리사처럼 소금을 뿌려 이 물이 고쳐지고 이로 좇아 다시는 죽음이나 토산이 익지 못하고 떨어짐이 없는 하나님의 생명의 역사가 일어나기를 기도하며 소망한다.

성경이 말씀하고, 주께서 머리 되신, 교회다운 교회를 회복하기 위하여, 말씀 앞에 무릎 꿇어 삶을 드리는 신실하여 깨끗한 목사, 사표(師表)로 존경받을 목사로의 회복을 바라며, 주의 도우심을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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