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한국교회가 지고 나갈 십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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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한국교회가 지고 나갈 십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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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3.2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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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홍교수<백석대학교>


“북한은 남인가?”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대답해 보았으면 한다. “우리가 남이가?” 대통령 선거 시절 들려왔던 말이 떠오른다. 물론 이 말은 지역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에 삼가야 할 말이며, 그렇게 좋은 말은 아닌 듯하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인용해본다. “북한이 남인가?” 과연 북한은 남한에게 어떤 존재인가? 북한이 남이라면 우리는 통일을 말할 필요가 없다. 미국이 독재자의 나라 사담 후세인의 이라크를 악의 축으로 보듯 우리도 북한을 그렇게 생각한다면 성경을 삶의 규범으로 하는 기독교통일학회는 더욱 존재 이유가 없다. 북한은 북한대로, 남한은 남한대로 자기의 갈 길을 알아서 가면 된다. 문제가 있을 때 조건을 걸어 우리의 권리를 차갑게 행사하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세계는 그러한 우리에게 이상한 사람들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들도 우리에게 더 이상 할 말이 없고, 우리도 그들에게 일말의 양심의 가책을 가질 필요도 없다. 이유는 남남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북한은 남이 아니다. 그들은 동족이요, 함께 살아야 할 형제며, 아직도 우리의 부모와 친척들이 거기에 살고 있는 피를 나눈 혈육이다. 통일이 되면 밉든지 곱든지 함께 손을 잡고, 아리랑을 춤추며 백두산 금강산을 함께 오를 이웃사촌들이기도 하다. 말이 같고, 생긴 것이 같고, 먹는 것이 다르지 않고, 소위 말하는 단일민족이다.

만약 북한이 남이라면, 동서 분단 시절 서독이 동독을 인내로서 사랑하고 대했던 것처럼 그렇게 할 이유가 전혀 없다. 서독은 분단 내내 45년을 속을 앓아가면서도 동족을 그토록 도왔던 이유는 그들이 결코 남이 아니라는 분명한 동족의식, 언젠가 꼭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통일의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분단의 원인은 한국과 독일이 달랐지만, 분단의 반세기를 지나면서 서로의 삶의 정황이 남북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 예로, 동독은 철저하고 처절하게 기독교 말살정책을 펴서, ‘반동분자’ 기독교인은 대학에도 갈 수 없었으며, 공무원도 될 수 없었고, 사회와는 고립된 삶으로 연금혜택와 사회보장도 받지를 못했다. 상당수 기독교인은 감옥에 가야했다. 물론 서독교회는 그러한 자들을 한 사람 당 10만 마르크(약 1억원)를 주고 상당 수 서독으로 데려왔다. 결국 분단 40년만에 동독의 기독교는 폐허화되고 있었고, 분단상황이 조금만 더 지속되었더라면 기독교는 동독에서 사라질 형편에 처할 지경이었다. 목회자도 부족하고, 성도의 수도 빈약하기 그지없다. 그들은 철저하게 무신론주의에 물든 자들이 되어버렸다.

굳이 서로 힘들게 했던 한국전쟁 때문에 우리는 아직도 서로를 미워해야 하고, 원수를 갚아야 한다고, 그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면, 그리고 그들은 이념이 다른 사람들이기에 그렇다면 물론 이해는 할 수 있다. 이제 분단 63년, 한국전쟁 종전 55년이 지났다. 당사자들이 거의 대부분 분단의 쓰라린 상처, 이산가족의 한과 눈물을 가슴에 안고 세상을 떠나고 있다. 사실 그들이 분단의 철저한 피해자들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이제 ‘이념의 시대를 넘어 실용의 시대로 나아가자’고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그럼에도 ‘전쟁 때문에’, ‘이념 때문에’ 북한을 남 보듯이 해야 한다면, 과연 꼭 그래서 그럴까? 아니면, 본질적으로 인간본연의 미움을 그렇게 포장하여, 핑계하고 있지는 않는지 물어야 할 것이다. 성경이 말하는 사랑, ‘원수사랑’은 무슨 의미인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기독교인은 그 상처를 십자가의 고통으로 풀어내야하며 치유를 받은 사람들이어야 한다. ‘상처 입은 치유자’로 한국교회가 미래로 나아갈 때, 하나님께로부터 평화의 사도로 부름 받은 자임을 세상이 알게 될 것을 기대한다. 한국교회가 성숙한 교회로 그토록 바라는 부흥을 맛보는 교회가 되기를 기도한다. 21세기 한국교회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제대로 지고 주를 따르기를 기대한다. 장로 이명방 대통령도 이 십자가를 지고 시대적 사명을 감당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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