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될 경우 종단에서 개방이사추천위원 1/2 추천

재개정된 사립학교법에 따라 일반 대학화 될 위기에 빠졌던 일부 신학대학들이 종교 지도자 양성을 위한 신학대학으로 계속 존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 9일 ‘종교 지도자 양성 대학법인 지정 기준(안)’을 발표하고, “‘종교 지도자 양성 대학법인’으로 지정될 경우 개방이사추천위원회의 위원 중 절반을 종단에서 추천할 수 있다”면서 1월 25일까지 교육인적자원부에 신청해 줄 것을 당부했다.

교육인적자원부에 따르면 각 신학대학들이 종교 지도자 양성 대학법인 신청을 할 경우 2월 중에 ‘종교 지도자 양성 대학법인 지정·관리위원회’를 통해 심사한 후 고시를 통해 기준에 부합된 대학법인을 발표하게 된다. 종교 지도자 양성 대학법인으로 지정되면 ‘개방이사추천위원회’의 위원 중 1/2을 종단에서 추천할 수 있다.

종교 지도자 양성 대학법인 지정을 위한 심사는 1차 요건심사와 2차 정량심사로 나누어 진행된다. 1차 심사는 ▲학교법인 정관 중 제1조 목적에 종교 관련 내용이 있는지 ▲정관의 내용 중에 관련 종교단체와 학교법인과의 관계를 정하고 있는지의 여부를 심사한다. 임원의 선임 자격과 선임 방법, 선임 제한 등에 관한 규정에 종교단체와 학교법인과의 관계를 명확하게 하고 있어야 한다.

1차 심사를 통과한 법인들은 대학 및 대학원에 설치된 전체 학과(전공·학과) 중 종교 관련 학과의 대상을 선정한 후 그 비율을 산출하는 2차 정량심사를 실시한다. 이때는 전체 학과 수 중 종교 관련 학과 수의 비율(60%)과 전체 학생 수 중 종교 관련 학과의 학생 수 비율(40%)을 산정하며, 종교 관련 학과 수 및 학생 수의 비율을 합해 일정 점수 이상이 될 경우 종교 지도자 양성 대학법인으로 최종 지정한다.

현재 신학대학 내 학과들이 종교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일반 학과가 다수 운영될 경우 아무리 종단이 운영하는 신학대학이라 해도 종교 지도자 양성 대학법인으로 지정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지정됐다 하더라도 커리큘럼이나 종교와 관련이 없는 학과를 새로 개설하는 경우에는 다음 심사에서 지정이 취소될 수 있어 대학법인 신청과 관련한 각별한 주의가 요청된다.

이에 따라 각 교단들과 신학대학들의 경우 해당 대학이 심사기준에 미달될 가능성이 있을 경우 커리큘럼이나 학과 조정 등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각 신학대학에서 대부분 개설·운영하고 있는 ‘사회복지 및 보육·유아교육’과 관련한 학과들은 학과의 개설 목표가 교회 사업가 또는 종교단체가 운영하는 복지·유아시설 종사자들의 양성에 있고, 교육과정도 이와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한 과정으로 편성돼 있는 경우 인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개방 이사를 이미 선임했거나 1~2년 내에 개방 이사 추천이 예정된 학교법인들의 경우에는 서두르지 않는 것도 하나의 대책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꼭 신청을 해야 한다면 심사기준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에 적합한 신청서를 작성하고, 또한 적합한 학사 운영이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종교 지도자 양성 대학법인 지정은 지난해 재개정된 사립학교법에 따른 것으로, ‘종교 지도자 양성 대학법인은 학교법인의 설립 목적과 설치·경영·학교의 교육과정 등을 확인해 고시’하도록 한 시행령 제7조의 제2항의 규정에 따른 것이다. 또한 제14조 제4항에는 ‘종교 지도자 양성만을 목적으로 하는 대학 및 대학원을 설치·경영하고 있는 학교법인은 개방이사추천위원회 위원의 1/2을 해당 종교단체에서 추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밝힌 바에 의하면 학교법인의 설립 목적상 종교관련 기독교 법인들은 대학이 53개 법인에 55개 대학이었으며, 산업대학이 1개 법인에 1개 대학, 대학원이 21개 법인에 21개 대학원이었다. 각종학교는 2개 법인에 2개 학교로, 전체 77개 법인에 79개 학교가 등록됐다. 가톨릭은 10개 법인, 불교는 8개 법인 등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