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의 검은 시름 저희가 덜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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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검은 시름 저희가 덜어드릴게요”
  • 공종은
  • 승인 2007.12.2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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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대·백석문화대 태안반도 재난복구 봉사활동

소원면 파도리 해수욕장에서 기름때 제거

양 대학 교직원·학생 5백여 명 참석해 봉사


차마 눈뜨고 볼 수가 없다. 처참하다는 말도 안 나온다. 온통 시커먼 기름덩어리다. 그 빛깔 곱던 바다며, 사각거리던 모래사장, 우람하던 바위들이 제 색깔을 잃어버리고 모두 검은 무채색으로 변해버렸다. 하늘도 무심하지. 온통 검은색이다. 눈을 다시 씻고 쳐다봐도 처참함에 말이 안 나온다.


그러나 마음속의 희망은 꺾지 못하는 법. 사람들이 모여든 그곳에는 어느새 희망이 싹트고, 바지런히 놀리는 손놀림은 태안의 검은 눈물을 닦아나간다. 한 사람 두 사람 모여든 것이 벌써 사람들로 넘쳐나고 태안은 이제 사랑의 바다가 됐다.


백석대학교(총장:장종현 박사)와 백석문화대학(학장:김기만 박사)이 태안반도 재난 복구 봉사활동에 동참했다. 양 대학 교수들과 학생 5백여 명은 지난 20일 기름 유출 사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태안반도 소원면 파도리 해수욕장을 찾아 기름으로 뒤범벅된 바위며 돌들을 닦으며 하루를 보냈다.


학기말 고사 일정이 모두 끝나는 것을 기다려 태안으로 달려간 교직원과 학생들은 하루라도 더 빨리 봉사활동에 동참하지 못함에 가슴 아파하며 그 기간을 보상이라도 하려는 듯 잰손을 움직였다. 닦아도 닦아도 그 색이요 기름으로 인해 미끌거리는 바위였지만 태안 주민들의 시름을 씻어내고 눈물을 훔치는 마음으로 부지런히 손을 놀렸다.


한번 두번 손이 닿을 때마다 방제복은 더러워지고 얼굴도 기름칠로 얼룩졌지만, 내가 더러워지는 만큼 태안의 회복이 빠르다는 마음에, 태안 주민들의 얼굴에 다시 미소가 번진다는 생각에 저려오는 손을 쉽게 놓지 못한다.


양 대학의 이번 기름제거 봉사활동은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지게 됐으며, “태안반도 재난에 관한 소식이 들리자마자 사회봉사센터에는 태안에서의 봉사계획을 묻는 문의가 빗발쳤고, 기말고사 기간으로 인해 봉사 일정이 뒤로 미루어지자 일부 학생들의 경우 시험기간 중에도 직접 현장에 가서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등 참여 열기가 대단했다”며 인성교육원 관계자는 전했다.


봉사활동에 참여했던 한 학생은 “가뜩이나 추운 날씨에 이런 재난이 닥쳐서 너무 안타깝다”고 말하고, “지역 주민들께서 이번 일로 인해 상심이 크실텐데 우리들이 최선을 다해 봉사해 그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위로를 전했다.


이번 태안지역 봉사활동은 백석대학교와 백석문화대학 인성교육원 사회봉사센터와 양 대학 총학생회가 공동으로 주관했으며, 이날 봉사 이후에도 지속적인 봉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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