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는 영의 세계를, 정치는 육의 세계를 다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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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는 영의 세계를, 정치는 육의 세계를 다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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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2.2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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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목사<한영신학대학교 총장>


정치와 종교는 정교 분리의 관계이지만 상호관계에 있다. 정치는 종교와 협조하고 종교는 정치인의 양심으로서 그 임무를 다 하도록 보호를 받아야 한다. 종교가 정치의 보호를 받는다는 것은 정치에 예속돼 아첨하는 어용 종교화를 의미하지 않는다.


종교는 정치보다 훨씬 더 근본적인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 정치는 국민의 부도덕과 죄를 법으로 다스릴 수 있으나, 진정한 의미에서 그들을 회개시킬 수는 없다. 종교는 정치인들이 가지는 강제성을 지닌 권력은 가지고 있지 않지만 도덕성이 부패한 정치인들과 국민의 범죄자를 스스로 뉘우쳐 회개하도록 하게 한다.


이처럼 종교는 정치의 양심이요 심장이고, 정치는 종교의 보호자요 봉사자다. 종교인들의 책임은 위정자들에게 그들의 국민의 통치자일 뿐 아니라 국민의 대리자임을 인식시켜 정치인들의 사명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하는 일과 국가 봉사에 자신을 헌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종교와 정치는 인간의 행복과 안녕을 위한 두 지상기관이다. 종교는 영적 세계에 관계하고, 정치는 육의 세계를 다스린다. 종교와 정치는 그 세워진 목적이 다르고 관계하는 영역이 서로 다르다. 그러나 종교가 정치에 아부할 때 그 종교는 타락하고, 정치가 종교를 탄압하고 자유를 빼앗을 때 그 국가는 망한다.


한 나라의 주체는 언제나 그 국민이다. 그러므로 어떤 철인은 “인민들의 음성은 곧 신의 음성이다”라고 말했다. 교황 레오 13세는 “국가로부터 종교가 추방당한 나라는 결코 잘 다스려 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종교는 정치와 사회를 변화시켜야 하고, 역동적이며 목적적인 역할을 다해야 한다. 더 나아가 그 시대의 최고의 갈망을 대표하는 정신적 가치의 구현이며 가치의 보전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종교인은 정치의 병통과 악을 내 책임으로 삼는 주체성을 가져야 한다. 오늘날은 옛날처럼 종교인은 나만이 거룩하다는 높고 교만한 자세를 가지고 정치, 사회 부정이나 죄악성을 규탄하는 것을 허락지 않는다.


원래 진정한 종교는 칼 야스퍼스가 말하는 인간 생활의 난외적인 가장자리의 상황에서만 그 타당성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종교는 전 인간을 그 구원의 대상으로 삼는다. 즉, 전인구원이다. 종교는 개인 구원과 더불어 사회 구원도 무시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 시대의 사회의 상처를 싸매고, 부패한 정치인, 타락한 인간들을 구원하는 것이 종교의 최후의 목표다.


현대 사회에서 정치와 종교는 무관할 수 없다. 그러므로 정치가 잘못할 때 종교는 정교 분리 원칙에 팔짱만 끼고 바라만 볼 수는 없다. 정치가 잘못되면 종교인 한 사람인 내가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종교가 정치에 전혀 관여하지도 않으며 사회문제에 관해서도 관여하지 않는 것도 올바른 태도는 아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서서 정치와 사회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바른 사회, 바른 나라를 만들어 가도록 참여할 때 정치적 민주화, 경제적 민주화 그리고 정치인의 도덕성이 회복된다.


선진 국가로 도약하고 경제적으로 부강해 지고, 정치인이나 경제인이나 종교인이나 할 것 없이 온 국민들의 도덕성이 회복되는 나라로 우리가 살고 싶고 나라를 만들어 가야 하겠다.


이 일에 우리 모두가 동참해야 하겠다. 희망찬 한국의 역사를 만들어 가는 길에 우리 모두 함께 걸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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