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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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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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0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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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찬목사<초동교회>


독자 여러분, 다음의 몇 가지 사례에서 ‘이것’에 해당하는 공통점을 찾아보십시오. (1) 우리나라 화가의 그림 중에 김수근씨, 이중섭씨 천경자씨 등의 그림은 고가(高價)이다. 그래서 이들의 그림에는 ‘이것’이 많다. (2) 황우석씨는 한국사회에 아직 ‘황우석 신드롬’에 빠진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그의 연구논문이 ‘이것’임이 밝혀져 너무나 큰 충격을 주었다. (3) 우리나라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대기업은 신제품을 출시하자마자 나타나는 중국제 모조품이며 ‘짝퉁’이라 불리는 ‘이것’ 때문에 경제적 손실이 연간 수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4) 요즈음 매스컴에는 대학교수, 연예인, 방송인, 만화가, 연극인, 스님들의 끝말이어가기 식으로 들어나고 있는 ‘이것’ 학위문제로 황색 가십 꺼리를 제공하면서 국민들에게 허탈감을 주고 있다.


‘이것’은 무엇인가? ‘이것’은 “가짜”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가짜 소동”에 휩싸여 있다.


오랜 세월 동안 학력을 속이고 살며, 유명해진 사람들이 소위 “양심선언”을 한 후의 말을 들어본다. “거짓말한 것이 언젠가는 밝혀질 날이 꼭 다가올 것만 같아서 늘 두려웠어요. 거짓으로 내세운 학력을 실력으로 극복하기 위하여 남보다 더 노력을 기울였지만, 가족들을 볼 면목이 없으며 죽고 싶은 마음뿐입니다.”(방송인) “하룻밤 사이에 스타가 되면서 처음 하는 인터뷰에서 흥분됐고 우쭐대는 기분에 거짓말을 했다. 이때부터 학력은 25년간 내게 벗어날 수 없는 핸디캡이 됐다. 그것은 때로는 부끄럽고 아프고 화가 나는 것이었다. 나는 나의 핸디캡을 드디어 인정하고 극복할 생각이다.”(만화가) 가짜 학력으로 살아온 사람들의 공통된 지난날들에 대한 고백은, 양심의 소리에 괴로웠다는 것이며, 이제 털어 놓으니 홀가분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어떤 나라일까? 명지대 강규형 교수는 “사회적 성취욕은 크지만 성공 가능성이 적을 경우, 가공의 세계에 빠져들어 거짓말과 신분 위장을 하는 문화 심리적 현상을 ‘리플리(Ripley)병’이라 한다. 한국에선 학벌을 속이는 악성, 만성 리플리병 환자들이 유별나게 많다. 학력 중시사회이고 극심한 경쟁사회여서 간판에 대한 집착이 매우 강하기에 위조의 유혹도 그만큼 큰 것이다.”라 진단했다. 이 사회는 어떤 사람이 성공적으로 출세(?)하는 사회일까? “가방끈이 긴 사람이 출세하는 사회”라 비난한다. 학벌지상주의가 사회 구석구석에서 활개 치는 사회이다. 타인에게 자신이 어떻게 비쳐질지에 신경 쓰는 “체면 문화의 사회”로 “대문 사회”라고도 한다. 이러한 사회에서 생존하고, 다른 사람 위에 서려다보니, 양심에 철판을 깔고, 눈 찔끔 감고 거짓말로 자신을 위장하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학력중시사회이다 보니 세계에 유례가 없는 입시지옥의 나라로 우리의 고3(高三)은 괴물이요 철인이어야 하고, 자녀들의 장래를 잘되게 하려는 생각으로 어렵게 결행한 조기유학이 가정파괴라는 불행으로 부메랑 되어 기러기 아빠들의 애가(哀歌)가 끊이지 않는 현상을 보게 된다.


학력(學歷)만 중요하고, 학력(學力)이나 사람됨이 경시되는 오늘, “가짜 소동”은 진실사회로 가는 부끄럽고 무겁고 무거운 한 걸음이라고 긍정적으로 수용하면서, 가짜 학력으로 자신을 위장하는 것은 실정법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자신과 사회를 동시에 속이는 사기(詐欺)요 범죄임을 인식해야 한다. 한 때 “자수해서 광명 찾자.”라는 반공 방첩 표어가 있었다. 가짜학력을 진짜인 냥 옷 입고 있는 사람들은 정직성을 회복하고 용서를 빌어야 한다. 그래야 본인도 편하고 사회도 정의로워진다.


이 시론을 읽는 분들 중에도 가슴이 “뜨끔!”하신 분들은, “피노키오의 코”가 되기 전에 주님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용기(?)를 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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