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정치와 영성은 내적으로 밀접하게 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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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정치와 영성은 내적으로 밀접하게 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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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6.2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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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은목사<성락성결교회>


영성은 교회의 심장에 해당되는 주제이다. 외부 곧 교회 밖의 일반 사회에서는 알 수 없는 영역이다. 사회에서 교회를 비판할 때 기독교 영성을 문제 삼지는 않는다. 교회에 기도가 약해졌다고 비판하지는 않는다. 오늘날의 한국 교회 목회자들의 삶에서 하나님과 홀로 있는 영적 고독이 약화됐다고 비판하지는 않는다. 사회가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영성 문제를 다룰 수는 없다. 이런 점에서 영성의 문제야말로 교회 스스로, 말하자면 교회 내부에서부터 다뤄야 할 주제이다.


사회에서 교회를 향해 쏟아지는 비판은 영성에 대한 것이 아니라 사회성에 대한 것이다. 교회의 사회적 책임과 사회 윤리적인 태도와 실천에 대한 것이다. 교회의 작동 구조가 세속적인 일반 기업 같다든지, 교회가 무분별한 자기 확장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시장 경제 원리를 선교에 원용하고 있다든지, 이기적인 기복신앙을 이용하여 종교적 헤게모니를 구축한다든지 하는 것들이다. 신학적으로 볼 때 사회성에 대한 비판은 하나님의 일반 섭리에 근거한 창조 세계의 책임 문제와 연관돼 있다.


교회의 사회성과 연관된 문제를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문제의 성격상 교회 내부적인 영역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이다. 다른 하나는 일반 사회 영역의 경제, 정치, 교육, 문화 등에 연관된 문제들이다. ‘교회 정치’라는 것은 사회성에 연관된 문제 가운데 교회 내부적인 영역에 자리한다. 영성이 교회 내부의 문제 가운데 ‘신앙의 본질’에 연관된 문제라면 교회 정치는 교회의 내부 문제 가운데 ‘신앙의 적용’에 대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교회 정치란 말은 좁게는 교회의 정치 제도에 대한 문제를 뜻한다. 감독제나 장로제나 회중제 등 교회 정치의 여러 형태에 대한 문제인데, 이것은 교회 역사적으로 볼 때 중요한 신학적 주제이다. 각 교단은 교단의 발생과 발전 과정에 연관하여 그 신학적 전통이나 사회 문화적 흐름에 따라 다양한 정치 제도를 가지고 있다. 어느 정치 제도가 더 좋다든가 성경적이라든가 하는 것은 쉽게 판단할 수 없는 문제다. 각 정치 제도는 나름대로 성경적인 근거를 갖고 있고 또 장점과 단점을 갖고 있다. 중요한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현 시대에 전하는 데 어느 정치 제도가 더 효율적이며 역동적인가를 잘 살펴서 특정 정치 제도가 부정적인 방향으로 고착되지 않도록 정치 제도의 운용에서 유연성을 유지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교회 정치라는 말과 연관된 두 가지 영역, 곧 교회의 정치 제도에 대한 신학적 논의와 교단이나 교계의 주도권에 대한 실질적 현장은 서로 연관이 있다. 신학적 논의가 근거가 되어 교단의 헌법이 구성되는 것이고 이것이 교단과 교계의 실질적인 정치 현장에 영향을 끼친다. 반대로 교단이나 교계의 정치 현장에서 진지한 인식을 갖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려는 노력이 모아진다면 이것에 근거하여 교단 헌법의 정치 구조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며 교계의 연합 활동이 어떤 구조로 바뀌어야 하느냐로 연결될 수도 있다.


기독교 신앙의 본질을 다루는 영성이라는 주제와 교계 선거 현실을 다루는 교회 정치라는 주제는 내적으로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오늘날 한국 교회에서 이 연관성을 분명히 보지 못하고, 깊은 사람은 진흙탕 속 교회 정치를 가치 없는 것으로 보고 참여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현실적인 교회 정치에 깊숙하게 개입해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영성이 깊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판단되는 경향이 있다. 한국 교회가 성경에 근거한 참된 갱신과 부흥을 경험하려면 이 두 가지가 뗄 수 없이 내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것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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