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을 이해하는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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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을 이해하는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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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10.1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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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찬환 목사<백석대 교수>


지금 북한 지도부는 핵실험으로 전 세계를 들끓게 하고 있다. 우호적이던 중국도 러시아도 강력히 항의하고 나서서 과거와는 사뭇 그 사이가 달라지고 있다. 그런데 왜 이런 엄청난 일을 하고 있을까.

모 일간지에 탈북자 기자가 쓴 “호랑이라도 고슴도치는 못 먹어”, “미와 마주 달리면 그들이 피할 것”, “외부지원은 선군(先君)에 바치는 선물”이라는 제목의 북정권의 상투적인 주민설득논리라는 글을 읽었다.

김일성대학을 졸업했으나, 2001년에 탈북해 현재 한국의 기자가 된 그는 북한의 어떤 외교적 위기가 있을 때마다 노동당에서 작성한 강연자료가 전국에 하달돼 주민교양에 활용되는데 그 때마다 늘 비슷한 논리로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고슴도치론’이다. 김일성 주석이 직접 지었다는 ‘호랑이와 고슴도치’ 이야기는 힘 있다고 우쭐대는 호랑이 앞에 모든 짐승이 머리를 숙이나 고슴도치는 굴복하지 않고 호랑이 코끝에 올라타고 계속 찔러대며 혼내준다는 내용이다.

1968년 미국 정보수집함 푸에블로 나포사건 뒤 ‘고슴도치론’이 등장되었으니 이는 결국 미국을 호랑이로 자기들을 고슴도치로 빗댄 말로 위기상황에서 내부 민심의 진정제로 밖으로는 대국압박의 상투적인 전략이기도 할 것이다.

다음은 ‘치킨 게임론’으로 “미와 마주달리면 그들이 피할 것”이란 논리다. 1994년 제1차 북핵위기 때 미국의 북폭설이 튀어나오고 북한 전역에도 당장 전쟁이 일어날듯한 분위기로 술령거렸다. 1994년 노동당 중앙당 선전부 강연과장은 김일성대학에서의 연설에서 “벼랑길에서 두 자동차가 전속으로 마주 달리다가 부딪치면 둘 다 죽는다. 우리는 죽음이 두렵지 않다. 미국이 반드시 먼저 브레이크를 밟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고 한다.

치킨 게임은 1950년대 미국에서 유행한 자동차게임으로 두 사람이 마주 보고 차를 몰다 먼저 핸들을 꺾는 사람이 지는 게임으로 만일 핸들을 꺾는 사람이 없을 때는 둘 다 승자도 되고 패자도 된다는 뜻이다.

세 번째는 ‘전리품론’으로 “외부 지원은 선군(先軍)에 바치는 선물”이라는 논리이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후부터의 화해무드와 적국에서의 지원물자로 주민들의 사상적 와해를 경계한 북당국은 선군 노선이 만든 전리품의 예로, 과거 빨치산은 전투로 전리품을 빼앗았으나 장군님께서는 알아서 갔다 바치게 만들었다고 어떤 상황에서도 총대가 약화되면 안된다고 역설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 우리 국민은 이 탈북한 기자의 말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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