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찬송가' 발행과 보급에 대한 궁금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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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찬송가' 발행과 보급에 대한 궁금증
  • 이현주
  • 승인 2006.09.1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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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결의 필요없고, 합본 교체 불가능...성도부담에 대한 대책마련 시급
 

21세기찬송가 발행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교단 사용 결의와 기존 찬송가와의 교체문제에 대한 교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2일 국내 검수위원들의 검수를 마친 찬송가공회는 출판위원회 모임을 통해 인쇄 일자를 잡고 이달 안에 21세기찬송가를 선보인다는 입장이다. 가을 교단 총회에 선보인다는 당초 계획보다는 늦어졌다.

21세기 찬송가 발행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정작 이를 사용할 교단과 교회들은 어떤 절차가 남았는지 조차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질문 1>교단 결의 거치나?


성서공회는 개역개정판 성경을 내고 각 교단총회를 찾아다니며 사용 결의를 요청했다. 기존 개역 한글판을 사용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성경으로 교체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합법적인 총회결의절차가 필요했다. 이처럼 많은 교회들이 21세기 찬송가 역시 교단의 결의가 있어야 보급이 가능한 것이 아니냐고 질문한다. 하지만 찬송가는 성경과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것이 공회의 설명이다.


찬송가공회 김우신총무는 “성경은 원본을 번역해 만들어낸 것으로 신학적으로나 성경적으로 왜곡이 없어야 한다. 때문에 교단의 성향에 따라 신학적으로 문제를 삼기도 한다. 하지만 찬송은 창작물이다. 신학적, 성경적 왜곡이 없는 순수 창작물에 대해 교단이 굳이 사용결의를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공회는 각 교단에서 위원을 파송하고 있기 때문에 매년 총회때마다 연합기관 보고만 진행했다. 이번 총회 역시 21세기 찬송가 발행을 위한 진행사항만 보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교단의 사용결의는 필요없을지라도 ‘사용 불가’를 결의 할 경우 이야기는 달라진다.


김우신총무는 “만일의 경우조차 생각해본 바 없지만 통합이나 합동 등 대형교단에서 사용불가를 결의할 경우, 타격을 입을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단, 사용불가를 결의할 때는 수정이나 보완 등 요구조건이 있을 것이고 교단과 공회와의 조정이 필요하겠지만 이번 찬송가 출간은 완제품 형태로 선보이기 때문에 사실상 더 이상의 수정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공회의 입장이다.


질문2> 찬송가 교체 방법은?


21세기 찬송가가 나온다는 소식에 난감한 이들은 직접 찬송을 부르는 성도들이다. 이미 기존 성경찬송 합본을 3-4권씩 소장하고 있는 성도들은 또다시 새 찬송가를 구입해야 하는 부담을 안는다. 개역개정판의 경우 기존 개역한글판과 크게 다르지 않아 사용에 불편함이 없지만, 찬송가는 회중이 함께 사용하는 공동의 책이기 때문에 교체하지 않고는 예배를 드릴 수가 없다.


지난 83년 통일찬송가가 나올 당시 성도들이 사용하는 찬송가는 대부분 단행본이었고 성도들의 편의를 위해 찬송가 판권을 소유한 기독교서회와 생명의 말씀사가 무상 교체를 맡았다.

하지만 요즘 성도들은 80%가 합본을 사용하고 있고 합본의 찬송가 교체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출판사들 역시 21세기 찬송가로의 교체는 막대한 비용 부담이 발생한다며 꺼리고 있다.


당장 부담을 떠안는 사람은 성도들. 특히 최근 개역개정판 사용을 위해 새로운 합본 성경찬송을 구입한 성도들은 눈물을 머금고 또 다시 21세기 찬송가와 합본된 성경을 사야만 한다.

공회는 찬송가 교체에 대해 “비닐 찬송가 단행본에 한해서만 교체해줄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3백만 부를 교체한다고 해도 1백5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데 그만한 자금이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대신 일정 할인율을 적용해 ‘특별 보급기간’을 갖는 것을 대안으로 소개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21세기 찬송가의 발행은 성도들에게 기쁜 소식만은 아니다. 기존 합본 찬송이 무용지물로 전락하는 상황에서 엄청난 손실이 성도들에게 돌아가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연합기관의 출판을 요구하는 공회 소속 교단도 찬송가 출판권을 달라는 출판사들도 당장 목전의 이익에만 급급해 성도들의 피해는 함구하고 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만 찬송가를 인식할 것이 아니라 경제적 손실없이 모든 성도들이 기쁘게 사용할 수 있는 ‘은혜로운 찬송가’로 보급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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