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를 줄여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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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를 줄여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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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8.16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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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핵집목사<열림교회>


지구촌 전체가 이상기후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한쪽에서는 물난리를 겪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불볕더위와 가뭄으로 타 들어가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구가 살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것 같은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장마철이 되면 가는 빗줄기가 지루하게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이 어제의 일이었다. 이젠 장마철이 변형되어 나타나고 있다. 아주 짧은 시간에 굵은 비를 쏟아 부어 엄청난 피해를 안겨주고 있다.

왜일까? 많은 사람은 지구온난화가 이런 끔찍한 자연 재앙을 몰고 왔다고 말한다. 지구온난화는 짧은 지식으로 지면을 통해 설명할 수 없다. 다만 내가 가진  삶의 습관과 생활습성들이 지구온난화와 직, 간접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고 있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속도전쟁을 해왔다. 좀더 빠르게 좀더 편리하게 모든 것을 처리하기 위해서 노력해 왔다. 자동차도 만들어 내고 구불구불한 도로를 반듯하게 펴서 자동차가 빠르게 달릴 수 있는 고속도로를 만들었다. 하천은 보기 좋게 직선으로 만들고 빠르게 물이 흐를 수 있도록 했다. 얼마나 친절한가. 좁은 땅덩어리에서 더 많은 국토를 갖기 위해서 바닷가를 매립하기 시작했다.

해안선을 반듯하게 바로잡아 매립하고  발이 푹푹 빠지는 갯벌들을 없애기 시작했다. 비가 오면 사람만이 아니라 하늘에서 내려오는 물살까지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빠른 급 물살은 부딪치는 모든 것을 쓸어 내며 파괴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깊은 산골에 가서 물길을 따라 형성된 개울들을 보라. 어디 직선으로 뻗어 있는 개천들이 있던가. 물이 흘러가다 부딪치면 돌아가고 가다 또 부딪치면 돌아가며 구불구불 길을 내고 있다.

하늘에서 비가 오면 물이 흘러가다  구부러진 곳에서 완충작용이 되어 느리게 흐른다. 물길은 완만하게 서서히 흐르게 되어 있다. 이번 장마철에 홍수로 피해가 극심한 곳을  면밀히 살펴 보라. 어디 인간의 손이 닳지 않은 곳이 있던가? 사람들이 할퀴고 스쳐간 곳은 물길이 스쳐 가며 다시 물길을 내어 자신들의 길을 만들어 놓고 있지 않는가? 때론 둑을 터트리고 때로는 집에 부딪치면 집을 쓸어 가며 자신들의 길을 내고 있다.

이제 비가 그치면 사람들은 또다시 물길들이 길을 낸 곳을 다시 뚫고 막고 사람들이 보기 좋은 길을 만들 것이다.

그리고 그 길을 따라 속도전쟁을 하며 살아 갈 것이다. 사람 위주의 길이 아니라 물들이 다닐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주자. 자연스럽게 물길을 만들어 주자. 하늘에서 비가 내리면 땅이 흡수하여 다시 내어 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사람들 편리만 생각하고 땅을 시멘트로 발라 땅이 물기를 흡수하지 못하고 흘러 버리게 함으로 땅이 목말라하고 있다.

우리의 한 몸인 북한은 95년 큰 물피해를 입었을 때 좁은 땅에서 더 많은  양식을 얻기 위해 산을 깎아 계단식 논을 만든 것이 화근이었다. 인간의 위대한 힘과 노력을 자랑했지만 큰 물 앞에서 계단식 논들은 다 무너져 내렸고 토사가 쌓여 아래에 있는 논까지 못쓰게 만들었다. 벌써 10년이 지났지만 북한은 만성적인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에도 큰 물 피해를 입어 남한보다 더 많은 피해를 입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번 장마철을 통해 우리의 삶을 뚫고 들어온 아픈 소식들은 우리에게 두 가지를 애타게 호소하고 있다. 하나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삶의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다른 하나는 눈을 돌려 고통 속에 있는 이웃들을 돌아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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