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의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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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의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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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6.28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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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찬환 목사<백석대 교수>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독일 2006월드컵도 서서히 중반에 들어간다. 16강의 꿈을 가지고 그렇게도 애타게 염원했던 우리의 꿈도 이루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2대0으로 분패한 후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땅에 댄 태극 전사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가슴이 뭉클했다.

그뿐인가. 먼 나라 독일까지 원정을 가고, 국내에서 온 밤을 지새우면서 아~대한민국을 절규하던 12번째 태극 전사들, 그 열띤 모습이 2대0이라는 완패 앞에 좌절하는 것을 보면서 또 한 번 눈시울을 적셨다.

우리 국민은 너무 조급하다. 다혈질이다. 이기면 당장이라도 하늘을 찌를듯 치켜세우고 당장에 병역도 면제해주고 당장에 스타도 만들어준다. 반면에 실패하고 지기만 하면 그 자리에서 완전히 과거의 공은 물거품이 되고 바보가 된다.

이번 월드컵에서 비록 우리 대표팀이 16강에서 좌절했지만 승자 이상의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자. 태극 전사는 물론 그동안 온 정성을 기울인 감독이나 코치에게도, 그리고 온 성원을 다한 모든 국민에게도 박수를 보내자.

그리고 여유 있게 4년 후의 월드컵을 위하여 바로 오늘부터 준비하자. 그리하여 선수들도 검증절차를 거쳐 여유 있게 더 많은 시간을 연습하여 호흡을 맞추고 팀 훈련을 미리미리 하면 좋겠다. 이번 월드컵만 해도 감독교체가 너무 늦은데다 선수 선발이 늦었으며 팀 훈련을 통한 전체 조율하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필자는 어떤 모임에서 히딩크감독의 용병술에 대하여 깊이 감명 받았다. 히딩크감독이 선수를 선발할 때만 하여도 학교의 교맥, 인맥 등으로 인하여 적재적소의 인선이 힘들 때였다. 2002 월드컵의 사령탑을 맡은 감독은 먼저 이러한 용병인선에 방해가 되는 입김을 제거하고 먼저 체력의 우수성부터 실력을 체크하여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인선하였다는 것이다.

필자는 우리나라 체육계가 개혁해야 할 많은 문제점들을 여러 번 듣고 본 바 있다. 정당한 선수나 감독들의 실력에 의한 온전한 인정보다는 여러 가지 계보나 인연으로 인한 잡음으로 적재적소에 사람을 기용하지 못하고 많은 불협화음으로 팀의 난맥과 약화로 국민들의 곱지 못한 비판을 받은 바도 있다.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문화가 형성되기 바란다. 경기에는 항상 승패가 뒤따른다. 지저분한 승자보다는 깨끗이 최선을 다한 패자의 뒷모습이 더 아름다울 수도 있다. 이번 월드컵이 그런 경우가 아닐까. 아낌없는 성원과 감사의 박수를 보내자. 더 많은 환영인사가 인천공항을 매우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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