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과 기독교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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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과 기독교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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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6.1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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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찬환 목사<백석대 교수>


2002년 월드컵의 4강 신화를 체험한 우리나라는 이번 월드컵에서도 이를 재현해야 한다는 국민정서로 결속돼 있다. 우리는 이 세계적 월드컵을 맞으면서 ‘나라 사랑’의 많은 교훈을 얻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2002 월드컵과 같이 등장한 붉은 악마의 응원문화는 온 국민에게 각인돼 있다. 이번 대회는 한층 성숙되어 보다 조직적이며 세련된 응원 문화 형성이 이루어지고 있다. 소위 꼭짓점 댄스를 따라하는 어린이나 나이 많은 어른들을 보면서 더욱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한다.

붉은악마의 응원과 같이 등장한 또 하나의 문화는 태극기 문화다. 태극기를 손에 든 것만으로도 부족하여 얼굴과 이마, 팔, 어깨, 등 넓적다리에 그리는가 하면 셔츠, 치마까지 만들어 입고 광란에 가까운 춤을 추면서 대한민국을 연호 하였다.

이때만큼은 이념도, 세대나 빈부나 모든 계층의 갈등도 잊어버린 순수한 민족의 동질성을 느끼게 한다. 이것은 곧 국력과시의 한 모습이기도 하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그렇게 열창한 대한민국과 그렇게 흔들어 사랑했던 태극기를 지난 현충일에는 전체 국민의 불과 5%만이 게양했다는 사실이다. 현충일에도 이런 국력과시의 집중된 힘이 연결돼야 할 것이다.

또한 붉은 악마의 구호는 절대 성경적인 것이 아니다. 붉은 용이나 붉은 악마는 마귀를 상징한다. 우그런데 사람들은 여기에 한 수 더 떠서 도깨비 뿔까지 만들어 머리에 쓰기 시작했다. 그러나 교회적으로는 결코 맞지 않는 일이다.

근간에 와서 교회를 바로 선도해야 할 기관이나 영향을 끼치는 지도자들이 전도를 목적으로 월드컵 응원 장소로 교회당을 개방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는 발언을 하였다. 한번 가상을 해보자. 월드컵 기간 중 교회당 안에 비신자까지 도깨비 뿔 달린 머리띠와 티셔츠를 입고 모이게 될 때 그 교회는 어떻게 될 것인가. 지난 5.31 지자체선거시도 교회 본당을 투표장으로 개방하여 문제가 된 곳도 있었다.

월드컵의 지나친 승부욕도 성경적이지 않다. 진정한 나라사랑과 축구사랑은 선수사랑이며 그것은 선수에 대한 관심 있는 격려로 최선을 다하여 즐겁게 뛸 수 있게 하는 국민적 배려다.

교회는 이번 월드컵을 통하여 새로운 응원문화와 더불어 월드컵과 나라사랑이라는 큰 틀에서 성숙된 기독교 응원문화를 만들었으면 한다. 또한 지금의 붉은 물결이 진정한 애국사랑으로 연결되는 국가관 정립에도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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