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평화축제' 놓고 "테러위험"-"문화행사"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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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평화축제' 놓고 "테러위험"-"문화행사" 갈등
  • 이현주
  • 승인 2006.04.0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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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KWMA, 회원교단 대표 간담회서 위험성 거듭 강조
▲ 지난 31일 열린 KWMA-한기총 선교위원회 회의 전경

 

국내 선교단체들이 아프카니스탄 ‘평화축제’를 두고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인터콥 주최로 오는 8월 열릴 예정인 아프카니스탄 평화축제에 대해 한기총 선교위원회와 KWMA 등 주요 선교단체들이 적절치 못하다며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1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선교위원회와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가 마련한 회원교단-선교단체 대표자 회의에서 KWMA는 “아프간 치안상황이 아직도 불안정하며 인터콥 ‘평화축제’ 도중 테러사건이 발생할 위험성이 높다”며 한국선교의 미래를 위해 연기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인터콥 최바울 선교사는 “현지에 파송된 선교사들로부터 구체적인 테러위협에 대한 보고를 들은 바 없다”며 “기독교 행사가 아닌 문화행사로 결코 위험하지 않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최선교사는 “인터콥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평화축제를 성공적으로 치러낼 것”이라고 밝힌 뒤 “평화 축제를 통해 고통 속에 있는 아프간 사람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주고 싶은 것이 행사의 목적”이라고 반박했다.

현재 인터콥은 아프카니스탄 문화관광부와 함께 축제를 준비하며 문화교류 행사와 학술교류, 스포츠대회 등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문화행사 이면에 오랜 내전과 미국의 공격으로 황폐해진 아프간에 하나님의 평화가 오게 해달라는 기도와 역사 속에 자리잡은 기독교에 대한 오해와 상처를 치유하겠다는 목적이 담겨있어 탈레반 등 반 기독교 테러 단체를 자극할 요소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는 것이 선교단체들의 설명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한기총과 KWMA는 “평화축제를 미국이 허락한 것은 행사 도중 테러사건이 발생하면 미국의 아프간 주재에 대해 정당성을 확인시켜준다는 정치적 배경이 깔려 있으며 무리하게 행사를 강행할 경우, 추후 한국 선교사들이 테러의 표적이 될 수 있다”며 우려했다.


선교단체들은 “한국선교의 미래를 위해 평화축제가 적절한 시기까지 연기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최바울 선교사에게 전달했다.

선교단체의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인터콥의 평화축제는 계속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콥은 1천교회 2천만 성도가 평화축제에 참여할 것으로 목표를 설정했지만 지금까지 2백여 교회만 참가신청을 마친 상태다.


아프카니스탄은 이슬람을 국교로 하고 있으며 미군의 장악에도 불구하고 기독교 개종자에 대한 사형 위협과 군과 무장세력의 충돌 등 정치-종교적으로 위태로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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