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그릇을 비우니 "지구가 살고 내몸이 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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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그릇을 비우니 "지구가 살고 내몸이 사네"
  • 이현주
  • 승인 2006.03.2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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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환경운동연대 '생명밥상 빈 그릇 운동 10만인 서약 캠페인'

 

먹을 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서점가에는 과자와 그 안에 들어 있는 식품첨가물의 유해성을 지적한 책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이 책의 출간 이후 각종 TV프로그램에서 식품 첨가물의 유해성을 목청 높여 홍보하고 있는 것도 건강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반영하고 있는 대목이다.

‘잘 먹고 잘 사는 것’. 현대인들의 관심은 온통 여기에 집중되어 있다. 사실 바른 먹거리의 중요성은 기독교 환경운동 단체들이 이미 오래전부터 강조하던 대목이다. 환경보존을 위해 다양한 운동을 펼치고 있지만 교회와 성도들의 호응과 관심이 제일 높은 부분도 바로 이 먹거리 부분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몸과 마음을 살리는 생명밥상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이번에는 운동의 단계를 한 차원 높여 ‘생명밥상 빈 그릇 운동’을 시작했다. 생명의 밥상을 차리는 것만큼 남기지 않고 깨끗이 비워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음식을 남기지 않는 일. 그것은 음식물 쓰레기를 줄인다는 단순한 진리를 넘어선다. 생명의 경외감으로 밥상을 대하는 사고의 전환부터 음식물을 남기지 않을 때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경제적 가치를 굶주림에 허덕이는 제 3세계 이웃과 나눌 수 있다는 실천으로 열매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생명밥상과 ‘빈 그릇’을 강조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내가 생명의 밥이다’(요 6:48)이라고 말한 예수님의 말씀과 ‘우리 몸은 하나님의 거룩한 성전’(고후 3:16)이라고 표현한 바울의 가르침에 근거한다. 우리 몸을 각종 오염된 환경에 방치하는 것도 하나님 앞에 ‘큰 죄’이기 때문이다.


이미 현대인의 먹거리는 위험에 처해있다. 화학비료와 농약으로 오염되고, 환경호르몬이 인체에 축적되고 있다. 화학약품과 식품첨가제 등은 건강한 삶을 해치는 주범으로 떠올랐고 유전자 조작식품은 생태계의 혼란을 초래한다. 한 알의 낟알도 하나님의 사랑이 없이는 우리의 식탁에 오를 수 없다. 바로 이 점을 강조하며 가공식품과 과소비, 외식 등을 삼가고 제철에 맞는 유기농산물로 간소한 밥상을 차리자는 것이 생명밥상운동이었다.

여기에 더해진 ‘빈 그릇’운동은 ‘남은 부스러기를 다 모으고 조금도 버리지 말라’는 요한복음의 가르침으로 이어진다.

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연간 쓰레기로 버려지는 음식이 무려 25조원에 달하며 이는 북한 주민들의 1년 반 동안 먹을 양식을 구입할 수 있는 금액이다. 또 남은 음식물을 처리하는데 드는 비용이 연간 4천억에 이른다. 여기에 매립이나 소각으로 인한 수질과 토양, 대기오염의 문제까지 따지면 그 가치는 천문학적이라는 것이 환경운동가들의 설명이다.


기아와 결식의 문제는 이보다 더 심각하다. 날마다 전 세계 5살 미만의 어린이 3만 명이 죽어가고 있고 국내에서만 20만 명의 결식아동이 제대로 된 식사를 접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남기고 버리는 것은 곧 죄”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생명밥상 빈 그릇 운동은 “음식물을 남기지 않음으로 내 몸과 지구환경을 건강하게 지키고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회복하며 생명을 경외한다”는 기독교 가치관 운동이다.


지난 2월 10만인 서약 캠페인을 시작한 기독교환경운동연대는 오는 11월까지 전국교회와 기독교학교, 각 교단 등을 대상으로 빈 그릇 운동의 중요성을 홍보해 10만 명 동참을 끌어낼 예정이다.

유미호 사무국장은 “보통 사람들에겐 단순히 음식을 남기지 않는다는 서약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그릇을 비워내기 위해선 생명의 밥상을 차려야만 한다”며 “기독교인들이 생명의 소중함과 자신의 몸을 지켜내는 일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나아가 하나님이 주신 창조질서 보존에 참여하고 굶주린 이웃과 나눔의 마음을 갖는 의미있는 운동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는 생명밥상운동과 함께 빈 그릇운동 실천을 위한 교사와 지도자를 양성하고 교재를 만들어 전국교회에 배포할 계획이다.

빈 그릇 운동에 동참을 원하는 사람들은 “생명의 밥 남김없이 먹겠습니다”라는 서약과 함께 제3세계 이웃 구호사업으로 천원을 후원하면 된다.


생명밥상을 차리는 12가지 수칙


1. 국내산, 유기농산물을 애용한다

2. 제철음식을 먹는다

3. 가공식품을 삼간다

4. 외식을 최대한 줄인다

5. 계획 구매하여 오래 보관하지 않는다

6. 단순하게 조리하여 먹을만큼 담아낸다

7. 반찬수를 줄여 간소한 상을 차린다

8. 육식보다 곡식과 채소를 즐긴다

9. 생명주심에 감사하며 천천히 먹는다

10. 신음하는 이웃을 생각하며 소식한다

11. 남기지 않고 그릇을 깨끗이 비운다

12. 최소한 배출된 음식쓰레기는 재활용한다


환경식사법 -그릇비우기


-식빵 조각을 활용하는 방법 : 큰 접시에다가 먹을 만큼 뷔페식으로 식사를 한 후 남은 음식 찌꺼기나 국물을 식빵 조각으로 닦아 먹는 방법이다. 설거지도 쉬울 뿐 더러 물도 절약하는 생태적인 방법이다.

-물로 행구어 먹기 : 식사를 다한 다음 그릇을 물로 행구어 먹는 우리 조상들의 방법이다. 물 한방울과 밥 한톨에 담긴 의미를 생각하고 수질 오염도 일으키지 않는 생태적인 방법이다.


- 상추를 이용한 식사법 : 큰 접시에 음식을 덜기 전에 접시만큼 상추 또는 너른 잎 채소를 깔고 그 위에 음식을 담는다. 식사를 다 한 후 상추는 먹도록 한다. 채소도 먹고 물도 절약하는 생태적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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