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진단-영화 ‘다빈치코드’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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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진단-영화 ‘다빈치코드’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 현승미
  • 승인 2006.03.15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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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허구성’ 알리고, 올바른 가치관 심어줘야
▲ 개봉전부터 논란이 되고 있는 영화 `다빈치코드`의 한 장면.

댄 브라운의 베스트셀러를 영화로 옮긴 ‘다빈치 코드’가 오는 5월 국내는 물론 전 세계 동시개봉을 앞두고 있어 또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이미 소설 ‘다빈치 코드’가 발표된 지 3년이 지난 지금도 사실과 허구 사이, 종교적 신성 침해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현대사회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영화로 다시 태어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영화 ‘뷰티플 마인드’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포함한 4개 부문을 석권한 거장 론 하워드 감독이 연출하고 흥행코드로 자리매김한 톰 행크스, 오드리 토투, 장 르노 등의 출연진은 전 세계 영화 팬들의 가슴을 들뜨게 하기에 충분하다.


그저 허구적 상상력이 동원됐을법한 소설 ‘다빈치코드’가 발표됐을 때 세상은 적잖은 혼란에 빠졌다. 저자가 서문에서 이 책의 역사적 사실이 모두 사실이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소설 속에 등장하는 예술작품과 건물, 자료, 비밀 종교의식들에 대한 모든 묘사는 정확한 것이며, 비밀단체인 ‘시온수도회’와 ‘오푸스데이’ 역시 현존하는 단체임을 강조하고 있다.


‘다빈치코드’는 예수님이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하고 딸까지 낳았다는 가설 아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에 감춰진 비밀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스릴러물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자신의 그림 속에 성배를 찾기 위한 특별한 코드를 감춰놓은 다빈치는 시온수도회의 회원이다. 이 작품의 모든 실마리는 다빈치의 작품에서 비롯되고 있다.


무려 600여장의 방대한 분량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저자의 ‘사실’ 발언은 독자들의 강한 호기심을 유발시켰다. 2003년에 발표된 소설 ‘다빈치 코드’는 뉴욕타임즈 86주 연속 베스트셀러라는 기록을 세우며 40여 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3천만부가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여 ‘메가베스트셀러’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당시 이러한 폭발적 반응은 비기독교인은 물론 신앙이 약한 기독교인들에게조차 성서왜곡과 잘못된 가치판단의 기준으로 작용한다는 우려를 낳았다. 따라서 영화개봉을 두 달여 앞둔 상황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 기독교 단체들은 국내 영화수입·배급사 소니픽쳐스릴리징코리아를 항의 방문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나섰다.


이와관련 한기총 사회위원장 홍재철목사는 “다빈치코드는 기독교의 명예를 크게 훼손시키면서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며, “영화를 방영한다면 항의시위는 물론 영화가처분신청 등 가능한 모든 법적 절차를 동원하겠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또한 한기총은 이번 영화가 미국에서 제작된만큼 미국교회가 우선적으로 개봉을 막을 책임이 있다며 가톨릭 및 미국 교회와 연대를 도모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 가톨릭 주교회의와 미국복음주의협의회(NAE)에 영화상영 금지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는 등 구체적 대안을 준비 중이다.


한편 교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안티 다빈치코드는 안티 기독교로 번져 오히려 영화 다빈치 코드의 흥행을 도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문화매거진 ‘오늘’의 정경환 편집장은 “만일 영화가 개봉될 경우 소설에 이어 영화 또한 할리우드가 갖는 현실 사회의 문제와 변화를 발빠르게 반영하는 만큼 인기를 모을 것”이라며, “한국교회 차원에서 성도들에게 올바른 기독교 가치관을 심어주고, 세상 속에 영화의 허구성을 알리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히려 지금의 문제를 기독문화의 위기로 인식하고 세상문화에 당당히 맞설 수 있는 기독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문화사역자들은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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