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상 목사<성서한국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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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선교의 도구인 것은 자명하다. 따라서 하나님 나라의 종합적 선교를 위해 정치가 배제되어야할 어떤 이유도 없다. 그러나 정치는 구체적인 모든 것 중에서 가장 구체적인 행위 선택이다.
정치에 입문한다는 것은 수많은 정책 대안 중의 어느 하나를 선택하여 그것으로국민 대중을 설득하고 동의를 얻어 권력을 잡겠다는 것이며, 국민이 표를 통해 부여한 권력으로 그 정책을 권위적으로 집행하고 실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때문에, 하나님의 사회 선교사로서 정치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기독청년들은 무엇보다도 현재 우리나라에서 하나님께서 가장 긴박하게 여기시는 주관심사가 무엇일까에 대한 통찰과 식견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정치를 약한 자를 섬기기 위한 도구로 이해하는 것은 좋지만, 구체적으로 누가 약한 자이며, 어떤 정책 대안으로 그들을 실효성 있게 섬길 수 있겠는가에 대한 명확한 통찰과 식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일정한 정치 단위에서 과연 유권자들을 어떤 식으로 설득하여 소위 공권력을 위탁받을 수 있겠는가에 대하여도 충분한 감각과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서 공권력을 위탁받아 행사하는 과정에서 부딪히게 될 수많은 유혹과 시련에 대하여도 미리 예방 프로그램을 충분히 깔아 놓는 게 좋을 것이다.
기독청년의 정치 참여를 논하면서 한 가지 짚고 싶은 것은 한국 교회가 그 정치 정향(political orientation)에 있어 보수와 진보 진영이 큰 편차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수적인 기독인들이 대체로 반공, 친미, 성장 우선주의 같은 정치 정향에 편안함을 느끼고, 북한에 대한 화해적 태도, 미국에 대한 자주적 태도, 성장에 대한 분배 중심적 태도에 대하여는 불쾌감, 거부감, 위기의식마저 느낀다.
반면에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기독인들은 대체로 김정일 정권의 사악함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대한 화해적 정책을 선호하고, 미국의 막강한 파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나마 자주적인 외교와 태도를 견지하는 것을 선호하며, 양극화가 심화되는 현시점에서 국가 경제의 공동체적 균형발전을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와 같은 대립과 맞물려 한국 교회의 일부는 제대로 된 성찰없이 잘못된 방향으로 정치화되고 있다. 권력 자원의 장기 상실에 대한 기득권층의 집단 반발에 자동적으로 동조하면서 수구적으로 정치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현상은 깊은 신학적 성찰과 사회 선교적동기로 정치에 입문하려는 기독 청년들에게는 또 하나의 시련이요, 극복해 내야할 과제로 다가온다.
그동안 현실정치에서 잠자고 있던 기독인과 기독 청년들이 깨어나 이나라가 하나님의 나라로 바로 세워질 수 있도록 앞장 서 나가야 한다. 더 이상 그리스도인들이 참된 기독교적 가치를 고민하지 않고 지도자의 생각에 맹중해왔던 지금까지의 태도에서 돌이켜 실제 정치에서 온전한 복음의 가치를 살릴 수 있어야 한다.
정치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실현하려는 꿈이 있는 기독 청년은 최소한 노무현 정권이 시도한 정도의 개혁 기준에는 통과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청년들이 결집하여 차기 정권을 창출해 낸다면 하나님 나라의 선교를 위하여 매우 멋진 그림이 그려질 수도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