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통합을 택하자니 합동이...... “어떡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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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통합을 택하자니 합동이...... “어떡하나!”
  • 공종은
  • 승인 2005.09.2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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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측 ‘광성교회 복귀’ 촉구하며 한기총 역할론 압박



예장통합총회(총회장:김태범 목사. 이하 통합측)가 지난 7월 13일 있었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최성규 목사. 이하 한기총)와의 만남 이후 ‘한기총 참여 보류’ 또는 ‘한기총 탈퇴’까지 생각할 수 있는 입장을 문서 형태로 발표한 것은 총회를 앞둔 시점에서 합동측의 주의를 다시 상기시킨다는 면과 함께, 통합측이 요청한 “한기총의 적극적인 중재”가 별다른 성과 없이 지지부진한 것은 물론 합동측과의 변변한 만남의 자리도 없었다는 것이 내심 섭섭했기 때문이다.

또한 통합측이 표명한 “합동측과의 모든 연합사업을 지속할 수 없다”는 말은 예장합동총회(총회장:서기행 목사. 이하 합동측)보다는 한기총을 압박하는 부분이 더 크다. 한기총을 형성하는 두 축 중 하나인 통합측의 요구를 거부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합동측과의 갈등이 계속될 경우 앞으로의 일정과 각종 사업들에까지 그 여파가 미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통합측의 경우 지난 1994년 기독교방송 사장 문제와 관련, 이의를 제기하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에 대한 참여를 보류한 적이 있고, 이에 더해 그동안 각종 연합사업에서 계속해서 뒷전으로 밀렸던 기억이 있어 한기총에 대한 참여 보류나 탈퇴 결정을 오히려 홀가분하고 쉽게 내릴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교계의 의견이다.

그렇다고 한기총이 통합측의 의견을 존중해 합동측을 막무가내로 압박할 수만은 없는 것 또한 현실. 한기총이 합동측을 압박할 경우 합동측 또한 한기총에 대한 참여 보류나 탈퇴를 생각할 수 있는 상황 설정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느 한쪽 편을 들거나 두 교단의 문제에 대해 의도적으로 무관심하려는 한기총의 행동에 불만을 가진 한 교단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질 경우 이로 인한 여파가 어느 정도까지 미칠지 가늠할 수 없다는 것 또한 문제다.

통합측이 합동측과 직접 대화하지 않고 한기총의 중재를 요청한 것은 “감정을 자제하는 성숙한 모습으로 일을 진행하고 싶다”는 입장에서였다. 양 교단이 직접 대화를 진행할 경우 감정의 격화로 그동안 유지되던 교단 간 화합과 연합의 분위기가 급격히 냉각될 가능성과, 문제가 교단 간 대립으로 확산될 경우 교계의 질타가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기총은 통합측의 이번 발표가 상당히 곤혹스럽다. 지난 7월 만남에서 “자칫 나쁜 방향으로 확대되면 한기총의 안녕과 평화를 해칠 수 있다”는 발언으로 인해 어느 정도 예상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통합측의 요청에 대해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통합측이 한기총을 형성하는 두 개의 기둥 중 하나라는 점에서 받는 압박은 상당하다.

통합측의 결의문이 발표된 시점에서 두 교단의 화해를 이끌어내야 하는 한기총으로서는 여간 곤혹스러운 것이 아니다. 통합측의 요구는 부담스럽지만 들어주어야 하고, 그렇다고 합동측을 막무가내로 윽박지르고 달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한기총이 받는 압박과 부담은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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