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새로운 교회가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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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새로운 교회가 다가오고 있다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1.01.2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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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미래 교회 보고서’(16) 인구변화와 교회의 미래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한국 사회의 인구변화 조짐이 심상치 않다. 인구변화는 미래 사회와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키워드다. 정부 및 통계 기관들이 쏟아내고 있는 자료들을 바탕으로 분석해보면, 인구변화로 인해 겪게 될 사회 변동의 파장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 거시적으로 미래의 환경 문제, 식량 문제, 에너지 문제 등은 모두 인구변동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에 미치는 파급효과까지 계산해 정확한 예측을 시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의 미래에 대한 고민에 있어서 인구변화라는 변수를 빼놓을 수 없는 이유가 있다. 교회는 결국 공동체, 사람과 사람, 성도들이 모인 곳이기 때문. 인구변화가 교회 구성원의 변화로 연결되고 이는 결국 교회의 미래를 예측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수밖에 없다. 이에 지금까지 공신력 있는 기관 및 단체에서 내놓는 인구변화에 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국 교회가 직면하게 될 미래의 모습을 진단했다. 또한 미래 인구변화에 대비해 한국 교회가 준비해야 할 부분을 취재했다.   <편집자 주>

저출산 초고령 사회 임박…교회적 대안 마련 시급
구조적 변화, 나홀로 신자 증가…편의적 신앙 원해

지난 2006년 열린 ‘세계인구포럼’에서 한 인구학자가 충격적인 주장을 했다. 옥스퍼드 인구문제연구소 데이비드 콜먼 교수는 “한국이 300년 뒤 지구촌에서 사라지는 최초의 국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가임 여성이 낳는 아기 수 1.2명)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이 지금의 저출산 추세를 유지할 경우 2305년이 되면 남자 2만 명, 여자 3만 명 정도만 남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변동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교회의 모습을 예고하고 있다.

# 300년 후 한국은 없다?
정부도 비슷한 분석을 내놓는다. 같은 해(2006년) 말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 총인구 및 인구성장률 추이를 보면 비교적 가까운 미래인 2018년이 되면 4,934만 명으로 정점을 찍는다. 이후에는 국내 전체 인구가 감소하는 ‘인구감소국’이 된다는 것이다.

국가적 재앙이 될 수도 있는 저출산 문제를 한국 교회는 최근 공동체적인 책임으로 받아들이고 있어 긍정적이다. 지난해 6월 15일 한국 교회를 중심으로 출산장려국민운동본부가 출범했다. 이 단체는 저출산 문제의 큰 원인인 육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교회 등의 종교시설을 이용한 방과후 학교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학교 및 직장 내 수유방 설치 등 직장 여성을 위한 출신지원 사업을 전개한다.

장신대 김은혜 교수는 지난해 한 포럼에서 “교회는 모든 자원을 재분배해야 한다. 특히 예배당의 가장 밝은 곳, 통풍이 잘 되는 곳에 아이들의 예배 장소를 마련해줘야 한다. 교회 자원이 어린 자녀들에게도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제도적, 행정적으로 개선하는 노력에서부터 저출산 문제를 풀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국가적 차원에서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생명과 관련된 문제인 만큼 종교계 특히 교회의 역할이 요구된다. 교회 내에서 청장년층을 대상으로 출산의 기쁨과 참 의미, 하나님의 창조 섭리를 교육하고 가르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 젊은층 이탈, 교회 고령화 우려
저출산 문제와 함께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문제가 바로 고령화 문제다.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14% 이상 되면 일반적으로 고령화 사회라고 부르게 된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4세 이하 유소년 인구보다 많아지는 것이다.

특히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26년에는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화사회로 간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통계청이 이 같은 추세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함께 내놓았다는 것이다. 이 속도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빠른 것이라고 한다.

이 같은 고령화 문제는 교회에서 먼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각종 교회 신뢰도 조사를 면밀히 살펴보면 청장년 젊은 층일수록 교회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것을 볼 수 있다. 교회가 보여준 도덕적, 윤리적 부패가 심심치 않게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다. 또 스마트폰, 소셜 네트워크 등을 통해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가 젊은 층 사이에서 깊이 파고들고 있는 것이다. 교회의 부정과 비리, 도덕적 해이가 젊은이들을 떠나게 만드는 것이다. 

교회마다 ‘젊은이들이 없다’, ‘일할 청년들이 사라지고 있다’고 하소연하는 것도 이제는 익숙한 풍경이 됐다. 교회마다 북적거리던 주일학교의 풍경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신앙을 계승할 세대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반면 고령화 사회를 맞아 사회적 은퇴 연령 증가보다 앞서 교단마다 헌법 개정을 통해 은퇴 연령을 높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집사, 장로, 권사 등 향존직의 은퇴 연령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교회 최고 결정 기관인 총회도 고령자 일색이다.

의료 기술의 발달로 수명이 연장되면서 자연스럽게 목회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지는 장점이 있을 수 있지만, 반면에 젊고 유능한 목회자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줄어들고 세대교체가 늦어진다는 우려도 있다. 지도자의 고령화가 교회 보수화, 고령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젊은 세대들의 의견을 수용할 수 있는 교회 구조를 만드는 일, 교회 고령화에 대비한 노인 목회 대안을 찾는 일 등이 미래교회 인구변화의 대응책으로 꼽힌다.

# 나홀로 신자 증가
이와 함께 나홀로 가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0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현재 5가구 중 1가구는 나홀로 가구로 파악됐다. 이는 5년 전보다 9.1% 증가한 수치다. 가구원 수도 5년 전에 비해 2.88명에서 2.67명으로 줄어들었다. 1인 가구는 403만 9천 가구로 전체 가구 수의 23.3%를 차지했다.

이는 젊은이들의 주거비 및 양육비 부담 등으로 인해 혼인연령이 30대 이상으로 높아진 탓도 있다. 40세에 아이를 낳아 70세까지 일하는 아빠, 이른바 ‘올드 대디’가 증가하고 있다. 교회 안에서도 결혼하지 않은 30대 후반의 청년들을 찾는 것이 어렵지 않다. 

또 소셜 네트워크 기술의 발달로 인해 혼자서 살면서 집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사람이 아닌 애완동물과 함께 사는 인구가 늘어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른 사람과 함께 교제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혼자 사는 노인 인구가 증가하도 눈의 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혼자 신앙생활을 하는 ‘나홀로 신자’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터넷이나 TV를 통해 예배를 시청하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교회모임은 피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모든 것이 간편해지는 시대흐름에 따라 ‘편리한 신앙생활’을 꿈꾸는 새로운 집단이다.

통계청 조사 결과 종교행사에 참여하지 않는 종교인 비율이 18.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 1회 종교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도 21.2%로 나타났다.

기독교인들도 예외가 아니어서 주 1회 교회행사에 참여한다는 응답자가 40.6%에 달했다. 주중에 진행되는 전통적인 교회 모임(새벽기도, 수요예배, 금요철야 등)에 참여하는 경향이 뚜렷한 것으로 드러났다. 열명 중 네 명은 주일예배만 참석하는 것이다. 가족 단위의 구역장 구조의 교회조직을 유기적으로 변화시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저출산, 초고령사회를 맞이할 10년 후 한국 교회가 어떻게 변화될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논의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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