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 자녀들에게 `한국인의 정체성`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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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 자녀들에게 `한국인의 정체성` 심는다
  • 송영락
  • 승인 2005.05.31 1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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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방송의 `미키클럽`

 

선교사 자녀들에게 한국은 낯선 곳이다. 얼굴과 모양은 같지만 물도 낯설고 말도 낯설다. 비록 부모선교사들은 한국이 그리운 고향이라면서 잘 적응하길 바라고 있지만 이들이 느끼는 감정은 ‘외국’같다는 것이다.

한국이 부모의 고향이라는 것만 빼고 한국문화는 이미 적응하기 힘든 타문화가 되어버렸고,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부모 때문에 힘든 타문화 적응과정을 겪어야 했던 선교사자녀들은 또다시 타문화인으로 살아갈 처지가 됐다.

이들은 학교의 또래집단뿐만 아니라 학교의 교육시스템에 적응하는 것을 힘들어한다. 이처럼 역문화의 충격을 극복해야 하는 힘든 적응 과정을 겪고 있는 선교사자녀들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곳이 있다.

선교사 자녀들을 위한 방송...고국문화, 정보 전달

미키클럽. 온 세상을 위한 방송, 세상을 섬기는 방송, 650만 해외교민, 1만2천명의 선교사를 위한 24시간 한국어 방송을 하고 있는 CGNTV(하용조목사)가 심열을 기울여 제작하고 있는 미키클럽. 선교사 자녀들의 고국문화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그들에게 한국인의 정체성을 부여하고, 선교사 자녀로서의 자부심과 차세대 예비 사역자로 하나님께 충실한 일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전달할 목적으로 마련한 프로그램이라고 미키클럽을 소개하고 있다.

최융목사가 들려주는 선교사 자녀들의 고민들

미키클럽의 진행자로, 청년 사역자로, 선교사자녀들의 ‘형님’으로 살아가고 있는 최융목사(GMF선교회)를 만났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품에 안겨 낯선 땅으로 떠난 선교사자녀들 미키(Missionary Kids)란 이름으로 돌아온 그들에게 한국은 낯선 땅이 아니길 소망해봅니다. 무한 잠재력과 열정이 가득한 미키들을 위한 색다른 어린 시절을 가진 미키들을 위한 하나님의 특별한 계획을 믿는 미키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실 선교사 자녀들은 부모의 부르심과 헌신에 따라 함께 십자가를 지는 사람들이다. 부모의 헌신이 곧 자신의 헌신은 아니라는 점에서 이들은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고난의 길을 간다. 무엇보다도 이들은 문화적인 정체성이 애매한 가운데 내가 누구인지를 정립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목사는 선교사 자녀들은 ‘제3의 문화 아이들(TCK)’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전형적인 한국 사람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선교지의 현지인도 아닙니다. 더러 서구식 교육 과정을 통해 양육되지만, 서구인도 아닙니다. 이들은 이런 여러 정체성을 부분적으로 가지고 있는 독특한 제3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선교사 자녀 귀국 행렬... 한국교회 체계적 대책 시급


 

80년대 한국교회에는 선교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이 때 많은 선교사들은 1~2살의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세계에 흩어졌다. 이렇게 조국을 떠난 자녀들은 현지 선교사자녀학교나 현지 학교에 맡겨져 현지문화를 배워야만 했다. 세월이 지나 이들이 청년에 되어 조국에 돌아오고 있다. 일부는 제 3국을 선택하기도 하지만 많은 숫자의 선교사 자녀들은 ‘역귀국’을 희망하고 있다. 현재 집계된 수자는 2~300여명이다. 이들은 서울과 경기, 한동대에서 많이 생활하고 있며 최목사는 그동안 들었던 선교사 자녀들의 고민들을 들려줬다. 

“한문 때문에 수업을 쫓아가는 것을 가장 힘들어합니다. 특히 남학생들은 군대문제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하죠. 그런데 대부분 남학생들은 군 입대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편입니다. 군대를 가지 않기 위해 국적을 포기하는 요즘 젊은이들과 다르죠. 현재 20여명이 군대생활을 잘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숫자의 선교사자녀들은 방치되어 있다. 비록 친척집이나 부모들을 후원하는 교회에 적을 두고 생활하고 있지만 사고방식이 다른 이들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은 편이다고 최목사는 설명했다.

“유교문화를 힘들어합니다. 그리고 IMF 이후 선교후원금들이 줄었기 때문에 대부분 학생들은 등록금이나 용돈을 벌어야 하는 처지들입니다. 아직도 한국교회는 선교사 자녀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편입니다. 전체 선교사 자녀들 중 절반만이 제도적인 혜택을 받을 뿐입니다. 나머지는 고달픈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들을 만나보면 어려운 한국생활을 토로합니다.”

그러나 이들의 삶에는 부정적인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의 삶에는 많은 가능성이 동시에 있다. 어려서부터 다른 문화를 경험하면서 문화적인 유연성과 적응성을 가진 이들은 초문화적인 삶과 사역을 위해 일찍이 준비되는 장점을 이들은 가지고 있다.

이들은 일반 사회나 직장에서도 인정할 만큼 독특한 창의성과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글로벌 시대에 이들은 사회와 교회를 위해서 남다른 기여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들은 글로벌 시대에 한국 교회의 자산이요 희망이기도 하다.

이런 사역을 돕고 있는 미키클럽은 선교사 자녀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위로하는 일과 함께 헌신된 사람을 연결하는 귀중한 사역에 흠뻑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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